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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뉴스 시청률은 이제 불가능합니다

기사승인 2018.08.20  08: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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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문제는 지상파 뉴스 시청률 하락이 아닙니다

“지상파 뉴스가 다방면으로 변화를 꾀하는 데는 시청률 하락의 이유가 크다. MBC <뉴스데스크>의 지난 5일 시청률은 역대 최저 수준인 1.97%를 기록했다. 평일인 13일 시청률은 3.5%로, JTBC <뉴스룸>(6.4%)보다 2.9%포인트 낮았다. 한때 뉴스 시청률 30%를 넘나들던 KBS 1TV <9시뉴스>의 시청률은 10%대로 떨어졌다. 13일 시청률은 14.6%를 기록했으며, 주말 시청률은 8~9%대로 한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오늘자(20일) 경향신문 23면에 실린 기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지상파 뉴스, SNS 공략 뉴스쇼·시사토크쇼로 ‘재미’를 더한다>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최근 KBS와 MBC가 ‘전통적인 뉴스·시사’에서 벗어나 색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 현상과 원인을 짚었습니다. 

시청률은 앞으로도 계속 하락될 것 … 문제는 시청률 자체가 아니다 

평가는 각자 다르겠지만 저는 MBC <마이 리틀 뉴스데스크> <14F>와 같은 시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매체환경이 다양화되면서 소비자가 콘텐츠를 접하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방송사 메인뉴스를 TV 앞에 앉아 생방송으로 ‘사수’하는 시청자는 과거에 비해 현격히 줄었습니다. 저 역시 유튜브를 통해 보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뉴스와 시사를 대하는 태도 역시 바뀌었습니다. 뉴스수용자들이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방송뉴스’보다는 ‘시청자와 대화하고 소통하는 뉴스’를 더 선호한다는 말입니다. <마이 리틀 뉴스데스크>가 시청자와 소통을 통해 아이템을 제작하는 방식을 택한 것도 이런 변화된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KBS가 새롭게 선보일 <오늘밤 김제동> 역시 이 같은 변화와 새로운 미디어수용자들을 겨냥한 다양한 시도 가운데 하나로 보입니다. “엄숙하고 어려운 정통 시사 프로그램 틀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이슈를 쉽고 재밌게 풀어나갈 것”이라는 제작진이 밝힌 포부입니다. 

저는 제작진의 이 같은 포부가 뉴스와 시사를 일방적으로 전달만 했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청자’와 소통하려는 ‘쌍방향 제작방식’으로의 마인드 전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점점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는 뉴스와 시사의 문턱을 한 단계 낮춰 대중에게 한 발짝 더 나아가겠다는 의미도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이미지 출처=MBC 모바일 전용 데일리 뉴스쇼 ‘14F’ 유튜브 캡처>

30%대 KBS뉴스 시청률이 지금 가능? 불가능! 

그런 점에서 경향신문의 오늘자(20일) 기사는 아쉽습니다. “지상파 뉴스가 다방면으로 변화를 꾀하는 데는 시청률 하락의 이유가 크다”는 진단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지만 그 예로 “한때 뉴스 시청률 30%를 넘나들던 KBS 1TV <9시뉴스>의 시청률은 10%대로 떨어졌다”를 든 것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KBS 메인뉴스 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 뉴스 시청률은 앞으로도 ‘과거의 영광’을 누리기 어려울 겁니다. 시청률이 30%를 넘나드는 그런 상황은 이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같은 ‘시청률 하락’ 원인이 뭘까요? 아쉽게도 경향신문 기사에는 그것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습니다. 

물론 전문가 멘트를 인용해 “시청률 고전을 겪고 있는 지상파 뉴스가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이나 뉴스 포맷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부분을 언급하긴 했지만 기사의 전반적인 내용은 시청률 하락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KBS와 MBC가 앵커교체도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없이 ‘시청률이 제자리걸음’이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방송뉴스 시청률 하락은 매체환경이 다양화되면서 소비자가 방송 콘텐츠를 접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뉴스만 그런 게 아닙니다. 예능과 드라마 역시 TV 본방사수를 통해 보는 시청자는 과거에 비해 현격히 줄었습니다. 지금 SBS <모래시계>와 같은 드라마 시청률이 가능하다고 보세요? 불가능합니다. 

‘본방사수’를 한다고 해도 TV가 아니라 ‘다른 유통채널’을 통해 접하는 시청자가 적지 않습니다. 채널이 이처럼 다변화됐는데 과거 TV와 라디오, 신문만 있던 시절 뉴스 시청률이 가능할까요? 어렵습니다. 경향신문 기사가 아쉬운 건, 이런 배경과 상황에 대한 언급 없이 ‘과거 고공행진 시청률 데이터’를 가져와 현재 시청률 하락과 대비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 KBS 1TV가 오는 9월10일부터 월~목요일 오후 11시 30분에 데일리 시사토크쇼 '오늘밤 김제동'을 방송한다 <사진=KBS 제공, 뉴시스>

TV와 라디오, 신문이 중심이던 시대 시청률 조사 방식도 바뀌어야

현재 시청률 조사방식이 적절한 것인지 여부도 따져야 할 대목입니다. 이미 방송콘텐츠를 모바일로 보는 사람이 많은데 ‘시청률 조사방식’은 여전히 ‘과거’에 갇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과거 미디어 시청행태’ 시대 시청률 조사를 바탕으로 ‘현재 다매체 시대 시청률 하락’을 진단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집니다. 현재의 시청률 조사방식은 ‘다매체 다채널 시대 미디어수용자들 시청행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저는 뉴스와 시사의 ‘최근 변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편입니다. 뉴스·시사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자신들이 취재한 정보와 관점을 과거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쌍방향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입처 위주 시스템인 ‘그들만의 리그’에서 탈피해 대중에게 한 발짝 더 들어가 호흡하려는 자세도 좋게 봅니다. 

저는 기자들이 출입처에 얽매이지 않고 일반 시민의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볼 때 좋은 뉴스를 만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널리스트의 관점과 중심’을 잡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해야겠지만 그 작업 역시 중심은 출입처가 아니라 시민이 돼야 합니다. 

경향신문은 기사 말미에 “다양한 시도도 좋지만, 지상파 뉴스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시 돼야 할 것”이라는 전문가 멘트를 소개했습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뉴스 신뢰 회복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더구나 뉴스 시청률과 뉴스신뢰도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도 아닙니다. KBS와 MBC 뉴스가 ‘퀄리티 면’에서 타 방송사와 비교해 경쟁력이 뒤처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최근 상황을 보면 높은 점수를 줘야 할 때가 더 많습니다. 

저는 공영방송에 대한 견제와 비판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시청률을 바탕으로 한 관습적인 기사 역시 경계해야 할 요소라고 봅니다. 지상파 콘텐츠 시청률 하락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됐고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입니다. 그렇다면 하락 원인은 다양하게 짚어야 합니다. ‘시청률 하락’으로 뉴스 신뢰도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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