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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 친박과 정신적 공동체가 아닐까 싶다”

기사승인 2016.12.18  14: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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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106] 박성호 MBC 해직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큰 역할을 한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JTBC의 태블릿PC 보도가 결정적이긴 했지만, 이전에 TV조선과 한겨레신문의 보도도 한몫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박근혜 정권 탄핵에도 언론의 책임이 크다.

사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가능성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제기된 내용이다. 즉 언론이 제 역할을 했다면 최순실의 국정 농단은 물론 박근혜 정부 탄생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언론이 제 역할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제 역할을 하려는 기자와 PD를 내쫓았다. 거기에는 정권의 언론장악이 이유였다.

이명박 정부 초기 YTN을 시작으로 KBS와 MBC에 보낸 낙하산 사장으로 방송을 장악했다. 이를 참다못한 언론인들은 낙하산 사장 반대하며 투쟁을 했지만, 그들에게 돌아오는 건 해고와 정직 등 고강도 탄압이었다. 그런 시간이 어느덧 8년 흘렀다. 과연 해직 언론인은 박 대통령의 탄핵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여 지난 13일 고려대에서 박성호 MBC 해직 기자를 만났다.

박 기자는 박 대통령 탄핵에 “탄핵을 언론 정상화가 되는 정치적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받아들였다”면서 “생중계를 보며 ‘이렇게 무너지는 정권인데 저 밑에서 저렇게 많은 언론인이 숨을 못 쉬고 살았구나. 이제 숨을 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씁쓸해했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해 박 기자는 “긍정 측면이 크다고 본다. 이전 한국 언론은 정파적으로 나뉘어 있어 하나의 사안도 서로 다른 렌즈를 끼고 봐서 마치 두 개의 진실이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어느 언론 할 것 없이 대다수 언론이 진실에 다가가서 캐내고 발굴자 역할을 하는 데에 동참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부정적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일부 언론 특히 지상파 방송은 진실 찾기 대열에 참여하지 않고 빠져 있었다. 어찌 보면 팔짱을 끼는 정도가 아니라 진실을 찾는 행동을 오히려 막고 방해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탄핵 다음 날 논란이 되었던 MBC 뉴스의 ‘탄핵 당일 민주당 술판 보도’에 대해 박 기자는 “시민과 의회를 적으로 돌리고 대통령만 지켜내겠다는 정신세계를 가진 것”이라면서 “내 생각엔 친박과 정신적 공동체가 아닐까 싶다.”고 일갈했다.

   
▲ 박성호 MBC 해직기자 ⓒ 이영광 기자

다음은 박성호 MBC 해직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이리 무너지는 정권 밑에서 저 많은 언론인들이 숨 못 쉬고 살아”

-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되었잖아요. 해직 기자로 박 대통령의 탄핵은 남다를 것 같은데.

“탄핵을 언론 정상화가 되는 정치적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받아들였어요, 언론 정상화는 박근혜 정권이 끝나도 대선에서 현 정권이 연장된다면 그게 가능할지도 의구심이 들었어요. 그러나 이번 국민들의 요구와 협력으로 인해서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했기 때문에 우리가 염원하는 언론 정상화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겼어요.

내용적으로 촛불 집회를 보면 국민들이 대통령 물러나라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언론도 공범이란 구호와 팻말이 나왔죠. 그러니 이번 탄핵은 박 대통령만이 아니고 정치와 재벌, 그리고 언론까지 개혁의 화두를 국민들이 던져 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론 정상화의 명분과 사회적 공감대도 탄핵을 통해 마련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 탄핵 가결될 때 어떤 느낌이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는 담담했던 것 같아요. 오랫동안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요구한 사안이었기 때문에 전 부결될 것이라고 한 번도 생각을 안 했어요. 생중계되는 것을 보며 ‘이렇게 무너지는 정권인데 저 밑에서 저렇게 많은 언론인이 숨을 못 쉬고 살았구나. 이제 숨을 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죠.”

- 이번 박 대통령 탄핵의 일등공신은 JTBC를 비롯한 언론사입니다. 그러나 현 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 또한 언론입니다. 대선 당시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면 현재와 같은 상황은 오지 않았을 텐데.

“맞는 말씀이죠. 사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언론이 제 역할을 할 때와 하지 못했을 때의 차이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보여준 것이잖아요. 2012년 대선 때 언론이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길 바라며 선거운동한 것은 아니겠지만, 부작위를 통해 도왔다고 봐야죠. 언론이 당연히 해야 했을 후보 검증을 하지 않았죠. 그러나 그 국면에서 보면 2012년 대선뿐만 아니라 거슬러 올라가서 200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가 문제제기를 했던 내용이잖아요. 언론이 그때 이미 의혹으로 제기되고 검증을 해야 할 의심스러운 구석들이 공개적인 장에 많이 나와 있었는데 일부러 보지 않고 알려고 하지 않은 거죠.

   
▲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전국언론인노동조합이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저도 잘한 건 없어요. 제가 2008년 당시 한나라당 출입을 했고 박근혜 의원도 담당해서 취재했던 입장에서 보면 그런 부분에 대해 제대로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책임도 느껴요. 저를 포함해서 한국 언론 자체가 뭔가 불편한 진실을 마주칠까 봐 두려워서였는지 그런 걸 알려고 하지 않은 게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이 감시자로서 제 역할을 한 결과 오늘날 탄핵까지 이어지고 그렇지 않았을 때 부도덕한 권력이 탄생하는 걸 도와주는 것처럼 언론이 민주주의 혹은 시민사회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산 교과서로 다 같이 배운 게 아닌가 싶어요.”

“朴 부실검증으로 당선 돕더니 ‘최순실게이트’ 보도 방해까지”

- 최순실 게이트에서의 언론보도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일단 긍정 측면이 크다고 봐요. 이전 한국 언론은 정파적으로 나뉘어 있어 하나의 사안도 서로 다른 렌즈를 끼고 봐서 마치 두 개의 진실이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그러나 이번에는 어느 언론 할 것 없이 대다수 언론이 진실에 다가가서 캐내고 발굴자 역할을 하는 데에 동참했죠. 그리고 하나의 언론이 주도했다기보다 서로 간에 시너지를 줘서 퍼즐 맞추기를 공동으로 했죠. 이런 것이 전엔 보기 힘들었고 언론의 보도가 시민 혁명으로 이어지는 단초를 제공했다고 평가를 해요. 특히 중간에 박 대통령은 이 사안이 자기가 잘못한 게 아니라 최순실이라는 사람의 개인 비리인 것처럼 프레임을 바꾸려고 시도를 했지만 거의 모든 언론이 거기 넘어가지 않았잖아요.

하지만 문제는 일부 언론 특히 지상파 방송은 진실 찾기 대열에 참여하지 않고 빠져 있었죠. 어찌 보면 팔짱을 끼는 정도가 아니라 진실을 찾는 행동을 오히려 막고 방해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죠. 특히 그중 MBC는 말할 것도 없죠.

보수신문을 이야기 하자면 어느 정도 이 국면이 달아올랐을 때 ‘박 대통령이 4월에 퇴진한다는 시간 약속을 하고 그때까지 여야가 추천한 총리로 과도체제를 가자’는 안을 중재안처럼 내고 ‘질서 있는 퇴진론’이라는 조어로 여론을 자기들이 이끌어 가려고 했죠. 한국 신문의 고질병 중 하나가 정치판에 하나의 플레이어로 참여해서 자기들이 말판 놓듯 주도하려고 한다는 거죠. 광장과 시민, 의회의 요구는 즉각 퇴진. 하야, 탄핵을 외치는데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고 질서 있는 퇴진론이 가장 합리적 선택이라고 1면 머리기사, 사설, 정치면 해설에도 장황하게 해 놓은 걸 보면서 한국 신문들이 여론과 정치보다 위에 있다는 의식을 끝내 버리지 못한 걸 봤어요.”

   
▲ 김동원 전국언론노조정책국장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 비망록 중 청와대의 언론 통제·문화 검열 주요 내용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최순실 게이트에서 나타는 또 다른 특징은 무엇인가요?

“사실 기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가 이 국면에서 드러났어요. 무슨 얘기냐면 어떤 언론사가 최순실 보도를 제대로 조명해야겠다고 해서 진실을 갑자기 밝혀내지는 않아요. 역량과 실력, 그리고 근성 있는 기자가 일단 존재해야 해요. 그다음에는 그 취재를 할 수 있도록 그 기자의 독립성을 보장해 줘야 하거든요. 그리고 일의 배치에 있어서 보도국과 편집국이 일을 지원해 주고 그다음 뭔가 결과물을 가져왔을 때 그것을 낼 수 있도록 보장해주고 외부 압력이나 경영진 압력을 막아낼 수 있는 편집권이 존재해야죠.

지금 잘 보면 이 국면에서 역할을 주도적으로 했던 JTBC, 한겨레신문, TV조선을 보면 심수미 기자. 김의겸 기자, 이진동 부장은 취재 역량이 있는 기자들이에요. 그런 기자가 존재하고 그 기자들이 취재할 수 있도록 조직은 환경을 보장해 줬다는 측면이 있는 것이거든요. 즉 기자 개인의 독립성과 편집권의 보장이 얼마나 보장됐을 때 언론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 거죠.

여기서 시사하는 건 이 국면에서 조중동, KBS, MBC, SBS 평소 사세가 대단하고 엘리트 언론이라고 폼 잡던 주류 언론들은 이번에 빛 못 보고 기억에 남는 특종 보도도 잘 없어요. 이번에 주도한 매체는 어찌 보면 마이너 매체거든요. 즉 사세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기자들의 역량을 결집하고 보장하는 언론사의 체제인데 이런 면에서 보면 다시 지상파 방송으로 돌아가면 그런 걸 할 수 있고 역량 있는 기자들을 두고 있는가, 또 보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갖고 있는가라는 면이 대비되는 거죠.”

“손석희, 방송사에서 역량‧강단있는 리더의 중요성 드러내”

- 최순실 게이트로 손석희 JTBC 사장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어요.

“JTBC의 기자와 이런 얘기를 해봤어요. 그 기자는 손 사장이 가기 전부터 JTBC에 있었는데 ‘우리는 바뀐 게 하나도 없는데 손석희 사장 한 사람이 오고 나서 우리 조직이 달라졌다. 이게 어디서 오는 힘일까?’라고 해요. 구성원의 역량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비전을 제시하고 역량과 강단이 있는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가죠. 언론에 있어서 특히 그렇죠. 손 사장이 뉴스 철학을 분명히 갖고 있고 뉴스와 시사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해온 전문성을 가졌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이죠. 물론 손 사장 혼자 힘으로 안 되죠. 그러나 손 사장이 편집권의 보장이나 기자들의 역량을 키우고 취재 독립성 보장을 다 마련해 줬을 때 아주 이상적으로 돌아가죠, 구성원들도 더 힘을 내죠.

손 사장이 거기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때 특히 MBC에 있던 고참 간부 기자들이 뒤에서 ‘아나운서만 해보고 토론 사회자와 라디오 진행자만 해 봐서 조직을 지휘해 본적이 한 번도 없다. 기자들처럼 보도국에서 상하 위계를 배운 것도 아닌 데 저런 사람이 무슨 리더십이 있겠냐’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봤고, ‘취재를 안 해봤는데 뭘 알겠냐’라는 식의 퇴행적인 자존심을 내세우는 선배들 얘기도 꽤 접했는데. 얼마나 멍청한 생각이었는지 나타난 거죠.

진실에 접근하겠다는 마음가짐과 뉴스 역량 통찰 등 모든 것들이 언론의 기본에 충실했던 성과인데 이것은 지금의 망가진 MBC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사에도 시사하는 게 크다고 생각해요. 손 사장의 성공은 시청자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충실한 보도를 해온 것이죠. 특종을 많이 해서 JTBC가 성장한 게 아니라 세월호 참사 때 JTBC가 많은 신뢰를 얻었잖아요. 국민들이 그때 무엇을 더 알고 싶고 보고 싶어하는 지에 충실했던 거죠.”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 요즘은 종편이 지상파보다 낫다는 소리를 들어요. 더군다나 지상파 기자들은 촛불집회 취재 나가면 시민에게 비판받아요. 특히 MBC는 마이크에 달린 택을 때고 리포트를 해요. 그런 모습을 보면 가슴 아프실 것 같아요.

“그렇죠. 근데 저는 마음이 아픈 것보다도 MBC를 향해서 ‘니들이 부끄러운 걸 아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죠. 마이크 택을 떼고 방송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좋지 않아 그다음 주 집회에 현장에 나가 일부러 그 장면 보려고 MBC 중계차를 찾아다녔거든요. 세종문화회관 앞 중계차를 갔을 때는 타사의 중계차엔 전혀 보이지 않는 안전요원들이 둘러싸서 지키는 걸 보고 더 기가 막혔어요. 시민들이 자기들에게 위해를 가할 거로 생각하는 거죠. 이 사람들은 시민에게 뭘 얼마나 잘못 했으면 공포의 대상으로 여기는 지였어요,

더 기가 막힌 건 내자동 로터리에서 중계한다고 해서 갔더니 타 방송사 중계차는 다 보이는데 MBC 중계차는 아예 안 보인단 말이죠. 그래서 찾다 보니 상가 건물에 올라가 4층 복도에서 기자가 숨어 중계방송하는 걸 봤어요. 이건 마이크 택을 떼는 정도가 아니라 중계차를 아예 대지도 못하고 누가 와서 뭐라고 할까 봐 중계차에 있는 장비를 뜯어서 건물 안에 올라가 아주 변칙적으로 방송하고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정말 막다른 골목까지 왔구나. 이러다가는 나중에는 실내에서 화면보고 방송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기가 막혀 중계 스텝에게 나중에 물으니 로고가 없는 차량을 가지고 나와서 방송을 할 때 시민들이 와서 어디냐고 물으면 카메라 감독이나 스텝들이 MBC라는 말을 했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까봐 JTBC라고 얘기를 한다는 거예요.”

“MBC, 스스로 ‘박-최 운명공동체’…태블릿PC, 민주당 술판 보도 가관”

- MBC만 홀로 남아 아직도 박 대통령의 홍위병 노릇을 자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유는 무엇으로 보세요?

“MBC에서 보도를 지휘하는 본부장. 국장과 뉴스 편집에 관여하는 부장들이 사실상 박근혜-최순실과 운명공동체라고 스스로 규정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방송할 수 없죠. 편집회의에서 부장들이 했다는 얘기 중 하나각 SBS에서 세월호 7시간 중 90분 동안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했다는 보도가 나가니 어떤 부장은 편집회의에서 ‘그걸 보도한 SBS 기자는 분장하는 데 몇십분 걸리는 데 그걸 기사라고 보도해?’라고 발언하는 가하면, 청문회에 고영태 증인 나온 다음 날 어떤 부장은 ‘거 봐라. 최순실이 태블릿PC 잘 못쓴다는데 JTBC가 태블릿PC 입수했다고 밝힌 경위는 여전히 의심스러워서 의혹을 계속 제기해야 한다’라고 발언하고 또 어떤 부장은 너무 청와대 해명만 기사로 나가니 어떤 부분에 쟁점과 의혹이 됐다는 것을 앵커멘트에 수정해서 삽입하다가 동료 부장에게 항의받고 국장에게 경위서 쓰라는 얘기를 듣더라고요. 이런 상황을 보면 거의 4% 국민만 보고 가는 집단이면서 박 대통령이 몰락하면 자기들도 끝이라고 생각하고 최후의 몸부림치는 것 아닌지 그것밖에는 생각이 안 되는데 모르겠어요.”

- 탄핵 다음 날 민주당 의원들이 탄핵 후 술판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가자 질타를 받았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얼마 전 김희웅 MBC 기자협회장이 한 인터뷰에서 지금의 MBC 보도국을 탄핵 이후 청와대에 비유했어요. 아마도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야당을 조금이라도 흠집 내서 탄핵이 부당했다는 것을 말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시민과 의회를 적으로 돌리고 대통령만 지켜내겠다는 정신세계를 가진 것이죠. 제 생각엔 친박과 정신적 공동체가 아닐까 싶어요.”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 MBC가 회생할 수는 있을까요?

“쉽지 않을 거예요. 제가 점쟁이도 아니라 회생을 장담할 수 없죠. 그러나 저희 입장에서는 반드시 회생시켜야 하고 저희 하기에 달린 것이죠. 저희가 아무리 정상화되어 다시 마이크를 잡는다고 해도 제대로 된 보도를 하면 신뢰가 다시 올라가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정상화 됐다고 MBC를 다시 봐줄 이유는 없거든요. 가능성 있는지 없는지는 해봐야죠.”

“시민들, 청와대 주인 바꾸듯 공영방송도 바꿔야…사주로서 누려야”

- 최근 해직 기자와 PD가 돌아가며 MBC 앞에서 1인시위를 하는 것 같은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이 정권의 민낯이 폭로되는 과정을 보면서 ‘이것이 4.19를 능가하는 시민혁명으로 간다고 판단하고 시민들이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서 이렇게 거리로 나서는 데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민주화가 되면 그때 가서 잘해보겠다며 무임승차를 하면 되겠냐? 우리가 아무리 4년 동안 핍박받고 살았다고 해도 쥐어짜서 남아있는 역량이 있다면 그렇게라도 꿈틀대서 우리도 이 국면에 기여해야 하지 않느냐’란 생각을 했던 것이죠.

MBC를 회생시키려면 일단 내부 구성원들이 봉기해야 하고 그다음 정치권이 제도적인 틀을 만들어야 하고 시민들도 응원해 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겠지만 내부 구성원들이 침묵하는 데 무슨 후속 조치가 있을 수 있겠냐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특히 안에 있는 구성원들에 비해 몸이 자유로운 해직자들이 먼저 나서서 안에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라면 해보자란 얘기 끝에 결정했죠.

전 MBC가 제2의 개국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 정도로 망가진 거죠. 제2의 개국 수준으로 MBC를 만들려면 기존의 적폐와 구습을 일소하고 새로운 질서를 수립해야 하는데 당연히 부역 언론인들을 청산해야죠. 그러자면 안에서 투쟁의 불을 다시 붙여야겠죠. 정치권도 언론장악 방지법이라고 할 수 있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안으로 제도적인 틀을 보장해주고 국민들도 관심을 가져주세요.

저희가 희망하는 건 시청자들이 MBC나 KBS 밉다고 안 보고 끄실 수는 있으니 이들이 밉다고 버리는 것은 제고할 필요가 있어요, 왜냐면 여기는 따로 사주가 있는 회사가 아니라 시청자가 주인이거든요. 공영방송이 독재와 권위주의 거치면서 권력자들 손아귀에 있다 보니 ‘저건 내 것이 아니라 권력 가진 자들의 것인가 보다’고 착각하는 거예요. 오랫동안 시민들이 공영방송을 어떻게 활용하고 누려야 하는지 몰랐던 거예요. 그런데 이번 촛불집회에서 봐왔듯이 청와대 주인도 결국 우리가 뽑아 보낸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못 하면 우리가 바꿔버릴 수 있다는 것이잖아요. KBS, MBC 주인도 촛불 시민 것이라면 우리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개입할 필요도 있죠. 그런 의미로 논의가 확산되길 바라는 거죠.”

- 언론장악 방지법을 말씀하셨잖아요. 하지만 조선일보는 이걸 야당이 방송 길들이기 하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해요.

“어이가 없죠. 8년 동안 언론을 길들인 정도가 아니라 장악해서 무릎 꿇리고 재갈을 물리는 동안 가만히 있다가 지금 와서 저러는 건 조선일보가 언론개혁을 원치 않는다고 오늘 선포한 거죠.”

   
▲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노조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의 언론 장악 적폐 청산을 위한 부역자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환균(왼쪽 두 번째)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언론노조는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김성우 전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비서관,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이인호 KBS 이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고대영 KBS 사장, 안광한 MBC사장, 배석규 YTN전 사장(현 케이블TV협회장), 박노황 연합뉴스 사장, 백종문 MBC미래전략본부장 총 10명을 선정했다. <사진제공=뉴시스>

- MBC 내부에서 1인시위에 대한 반응은 어때요?

“그동안 그 안에서 숨죽이거나 사소한 저항이라도 하며 버텨오던 기자도 있고 아예 내쳐진 기자도 있는데 이걸 보면서 다시 용기를 얻게 되고 혹은 해직자 선배들이 거기 서 있으니 미안함을 느낀다고 하는데 그러면서 기자들 피켓 시위 참여 신청자도 늘더라고요, 더 재밌는 건 사 측의 부장들이 전에는 눈도 잘 안 마주쳤는데 지금은 와서 말 걸고 인사해요. 그게 재밌는 변화라면 변화예요.”

- 몇 달 전에 해직자인 이용마 기자가 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 인 것으로 알려졌어요.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수도권으로 올라와서 어머님하고 요양 중이에요, 몸 상태는 본인이 괜찮다고 해요. 그리고 제가 탄핵 가결된 날 이용마 씨에게 ‘우리가 이런 날도 보네. 그러니 이용마 씨도 빨리 회복해서 건강히 돌아가는 날 함께 보자’는 메시지를 보냈더니 ‘그래요. 이제 시작이죠’라고 하더라고요.”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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