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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 칼럼] 대한민국 군복은 왜 엉망진창인가

기사승인 2016.06.15  16: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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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방사청‧기품원 모두 불량 인정한 군복, 전량 납품돼 보급”

2012년 7월부터 2016년 5월까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연재합니다. 당연히 2년 전, 3년 전의 이야기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때의 지적으로 많이 바뀌어서 지금은 글과 맞지 않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국방위 4년의 경험으로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군복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무늬는 어떤 것인가요? 30대 이상이라면 개구리복이라고 부르는 위장색의 얼룩 무늬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 서울역에서 마주하는 군인들이 입고 있는 군복은 30대 이상이 군생활을 할 때 입었던 무늬와는 완전히 다른 '디지털 무늬 군복'입니다.

   
▲ 왼쪽부터 미군의 군복, 과거 얼룩무늬 군복, 화강암색 디지털 무늬 군복, 바위색 디지털 무늬 군복

왼쪽부터 미군의 군복, 과거 얼룩무늬 군복, 화강암색 디지털 무늬 군복, 바위색 디지털 무늬 군복

2008년 12월 정책연구용역을 시작해서 2010년 디자인과 색상을 확정하고 2010년 9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야전시험평가와 개발시험평가를 거쳐 2011년 8월부터 야전에 도입한 군복이지요.

몇십 년 만에 혁신적인 군복을 만들어 다들 환영할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군복이 보급되고나니 전군에 있는 병사들 사이에서는 '이것이 군복인지 땀복인지 알 수 없다'는 원성만 가득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군인들은 "대한민국 군대가 그렇지, 원래 군복은 사람에 옷을 맞추는 게 아니라 옷에 사람을 맞추는 거야"라는 엄청난 애국심(?)으로 참고 또 참는 분들이기에 이 정도로 원성이 들려왔다는 건 문제가 너무 커서 그 애국심을 넘어설 정도였다는 것의 방증이었지요.

게다가 한여름에도 '긴 팔로 입는 것이 디자인에 어울린다'며 팔도 걷을 수 없게 해서 원성을 증폭시키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재질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납품된 군복은 봉제도 불량하고 단춧구멍도 막혀있고, 주머니는 원래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는 등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었습니다.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국회의원들이 놀고먹는 직업의 대표 명사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만 국회의 여야의원들은 꽤 생산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나눕니다. 상임위에서 한 번 발언을 하기 위해 보좌진들이 오랜 기간 자료를 수집하고 의원도 관련 내용을 숙지하지요. 그래서 국회 속기록을 보면 대략 요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쉬운 경우들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당시의 국회 속기록의 일부를 옮겨보겠습니다.

◯위원장 유승민 : 다음 김광진 위원님 질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광진 위원 : 오늘 날씨가 폭염주의보를 내리고 있습니다. 어제 본 위원회에서 현안질의로 디지털 군복과 관련된 이야기들 나눴는데요. 날이 아주 더운데도 불구하고 그 옷을 입고 있는 장병들이 많이 있습니다. 신형 군복과 관련한 질의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디지털 군복도 방사청에서 발주하셨지요?

   

◯방위사업청장 노대래 : 예.

◯김광진 위원 : 언제 업체에 입찰 마감하셨습니까?

◯방위사업청장 노대래 : 구체적으로 그 내용에 대해서는…….

◯김광진 위원 : 혹시 이것 담당하시는 분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장비물자계약부장입니다.

◯김광진 위원 : 언제 계약하셨지요?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신형 전투복과 관련된 것은 연초에 계약을 다 완료를 했고요. 연초에 완료를 해 가지고 계약을 다 완료를 했습니다.

◯김광진 위원 : 12월 1일에 입찰 마감하신 제품 있지요?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예, 그렇습니다.

◯김광진 위원 : 몇 벌인가요?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12월에 마감한 것은 1만여 벌 정도가 되겠습니다.

◯김광진 위원 : 11만 벌입니다.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10만 벌, 예.

◯김광진 위원 : 11만 벌?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예.

◯김광진 위원 : 계약을 12월 15일 날 미지라는 업체랑 하셨고요?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그렇습니다.

◯김광진 위원 : 기품원장님 계시지요? 군수품의 성능이나 신뢰성 보장을 위해서 계약이 체결되면 기품원에서 품질보증을 하시지요?

   

◯국방기술품질원장 최창곤 : 그렇습니다.

◯김광진 위원 : 12월 15일 날 계약이 되었는데 품질보증 하셨습니까, 이 업체에 대해서?

◯국방기술품질원장 최창곤 : 저희들이 계획을 했었는데 여러 가지 일정이나 이런 게 맞지 않아서 못 했습니다.

◯김광진 위원 : 품질보증 없이 했지요? 앉으시면 됩니다. 이 본조 납기일은 언제까지로 계약하셨습니까?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12월 15일 날 계약을 하면서 12월 30일까지로 했습니다.

◯김광진 위원 : 12월 20일부터 12월 30일까지 몇 벌 본조 납기로 계약하셨지요?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아까 말씀하셨던 11만 벌입니다.

◯김광진 위원 : 본조 납기는 7만 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내년에 국채납기는 4만 6000벌 하셨고요.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예.

◯김광진 위원 : 7만 벌, 계약하고 열흘도 안 되는 사이에 7만 벌을 납품하는 계약을 하셨습니다. 이 업체가 12월 30일까지 몇 벌 납품했습니까?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실제 원래 계획대로 납품을 그때까지 못 했습니다.

◯김광진 위원 : 14% 정도는 납품을 했지요?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그 이후에, 그다음 해에 지연되어 가지고 납품했습니다.

◯김광진 위원 : 이 업체가 지금도 계속적으로 제품을 납품하고 있습니까?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아닙니다.

◯김광진 위원 : 어떤 일로 납품을 못 하고 있습니까?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저희들이 직접 업체가, 아까 기품원장한테도 말씀을 하셨지만 계약을 하게 되면 기품원으로부터 품질보증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품질보증을 받지 않고 업체 스스로 지정되어 있지 않은 공장에 가서 전투복을 만들었기 때문에 청으로부터 계약해지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다 납품을 못 했습니다.

◯김광진 위원 : 기품원의 품질보증을 받지 않은 것은 기품원의 잘못입니까, 방사청의 잘못입니까, 이 업체의 잘못입니까?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업체의 잘못입니다.

◯김광진 위원 : 신청을 아예 안 한 것입니까?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신청을 하게 되면 기품원에서 승인을 해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기품원에 승인을 요구했는데 수정을 해오라고 했는데 그 수정하는 기간 동안에 업체가 임의로 다른 공장에다 먼저 선가공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기품원에서는 품질보증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김광진 위원 : 본 위원회에서 하루 현안질의를 할 정도로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많은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기품원의 품질보증도 되지 않았고, 이 업체가 사전에 경기도 두 곳, 부산 세 곳에 인증받지 않은 불법시설에서 제품을 생산했습니다. 그렇게 생산한 제품이 몇 벌입니까?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한 10만 벌 정도, 11만 벌 정도가 되겠습니다.

◯김광진 위원 : 11만 벌을 계약했고, 납품받은 것은 5만 5000벌이지요?

◯방위사업청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예, 상하의 포함해서 5만 3000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김광진 위원 : 여하튼 5만 5000벌 정도의 제품은 인수를 받으셨지요, 불법시설에서 생산한 제품을?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예.

◯김광진 위원 : 이 제품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현재 육군에서 납품을 받아 가지고 육군에서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김광진 위원 : 훈련소에 다 납품이 됐지요?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예.

◯김광진 위원 : 기품원의 품질보증도 받지 않았고, 불법시설에서 생산되었다는 것을 방사청에서도 인지했고, 그래서 1월 달에 이 업체를 계약을 해지했고, 부정당 제재로 12개월을 처했습니다, 이 업체를.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예.

◯김광진 위원 : 그런 업체의 물품을 5만 5000착을 받아서 현재 훈련소에 납품해서 우리 장병들이 입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방사청장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방위사업청장 노대래 : 수요기관에서 잘 판단을 했겠지만 뭔가 절차가 좀 잘못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광진 위원 : 아니,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분명히 불량제품인 것은 사실인 거지요?

◯방위사업청장 노대래 : 아니, 그러니까 기품원에서 거치지 않았다고 해서 그냥 불량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옳지는 않지요. 기품원에서 불량으로 결정이 났을…….

◯김광진 위원 : 그게 문제가 없으면 왜 계약해지를 시키고, 부정당 제재를 시키고, 그리고 본인의 원공장에서 생산을 했는데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이미 언론에도 나와 있고, 방금 말씀하신 분이 답변하신 것처럼 불법시설 다섯 군데를 사전에 본 사람이 계약을 해 가지고 제품을 납품했습니다.

◯방위사업청장 노대래 : 부정당 제재는 원래 계약에 규정되었는데도 그것을 지키지 않고 그러면 부정당 제재가 됩니다. 그래서 지금 병사가 입는 것이 불량이냐 아니냐 하고 부정당 제재는 조금…….

◯김광진 위원 : 그러면 불량인지 아닌지는 파악이 됩니까? 그 제품은 정상품입니까, 이렇게 문제가 생겼는데? 그것을 조사해 보셨습니까?

◯방위사업청장 노대래 : 그것을 이제…….

◯김광진 위원 : 2월에라도 기품원에서 뭔가를 테스트를 했을 것 아닙니까, 5만 5000벌을? 이게 국민권익위원회 조정도 받고 난리를 피웠는데 이 제품이 장병들에게 입혀도 되는지 안 되는지 뭔가 조사를 하셨습니까?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다 조사를 실제 현지에 가 가지고 그것이 제대로 만들어진 것인지 아닌지를 실제 확인을 하고 그래서 감액조치를 한 후에 받게 됐습니다. 그래서 전투복을 실제 작전임무의 수행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가지고 납품을 받았습니다.

◯방위사업청장 노대래 :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 이거지요?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그렇습니다.

◯김광진 위원 : 감액조치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정사항으로 총액에서 2억 정도 감액하고 그냥, 이게 5만 5000벌을 이 업체가 만들었는데 책임질 수 없으니까 떠안아 줘라 그래 가지고 조정해 가지고 2억 감하고 그냥 받으신 것 아니에요?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홍두표 : 그런 것은 아닙니다. 현재 실제 육군에서도 그것을 받아 가지고 실제 납품을 해 보니까 그 중에……, 지금 한 5만 벌 정도가 나갔는데…….

◯김광진 위원 : 그 부분은 추후에 하시고요. 한 가지만 더 얘기드리겠습니다. 이게 계약이라고 하는 것이 실제로 계약할 때 이 납기일에 맞출 수 있는, 도저히 공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 업체가 이미 전국에 다섯 업체를, 내가 계약이 성사될 줄 알고 다섯 군데 업체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문제도 분명히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 그 부분까지 파악을 했으면 좋겠고요. 위원장님, 저희가 어제 이것과 관련한 국방부의 감사를 요구했던 부분이 있는데 지금 장병들이 불량제품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제품 5만 5000벌을 입고 있습니다. 이 부분까지 엮어서 어제 저희가 요구했던 감사 결과 안에 들어가도록 얘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위원장 유승민 : 예,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 다 하셨습니까?

◯김광진 위원 : 예.

◯위원장 유승민 : 수고하셨습니다.

이 질의에서 이야기했던 사안들을 하나하나 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제대로 된 업체에 발주를 하였는가?

11만 벌의 옷을 만드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오병이어의 기적을 만들어내는 국방부는 15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12월 15일에 계약을 하고 납품기일은 12월 30일까지로 하였지요. 올해 남아있는 예산을 통해 발주계약을 넣어야 한다는 현실적 고민을 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결국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제품 발주를 한 것이지요. 기간 내에 제품을 납품해야하는 업체의 입장에서는 하도급을 주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군용원단(관급원단)은 외부반출이 불가하기에 계약된 공장 외에서 군용물품을 생산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형식상 공개입찰을 통해서 사업을 따냈으니 군피아의 흔적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12월도 다 끝나가던 시기에 11만 벌의 옷을 납품하는 14억짜리 사업이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그것도 보름만에 납품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면 이 업체는 사전에 하청업체 5곳을 마련해둘 생각도 하지 않았겠지요.

군인들이 애국심으로 그냥 참아줬으면 아무 일이 없었겠지만 애국심을 벗어날 정도의 문제로 인해서 이 업체는 계약이 해지되고 부정당업체로 지정되어서 12개월간 납품 금지라는 제재를 받게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다음 번에 납품을 못하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문제는 따로 허울뿐인 '부정당 제재'에 대한 얘기를 하며 다루겠습니다.

 

두 번째, 만들면 그냥 다 받아주는 것인가?

탱크와 비행기뿐만 아니라 군복, 군화, 브래이브맨 속옷, 모두 군용품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구매요구서에 군사적 요구도, 필요조건, 품질보증 등의 절차적 요구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속기록에서 보실 수 있듯이 이 제품은 품질보증을 받지 못했습니다.

군용품의 품질보증은 업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전담하는 국가기관이 국방기술품질원이지요.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계약기간 15일 만에 옷을 발주 받고 납품을 해야하니 당연히 기품원의 품보(품질보증)는 거치지 못했습니다. 이 또한 제가 검사가 아니니 군피아의 흔적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상식의 범위에서 기품원의 검수를 거치지 않고도 육군훈련소까지 아무런 제지 없이 프리패스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정상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세 번째, 새로 만든 제품이 좋은 것이긴 한 건가?

08년도부터 사업은 시작되었지만 실제 사업이 확정된 건 2010년 3월입니다. 국방 섬유개발 협력회의라는 것을 만들어서 소재선정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였지요. 개발된 원단은 T/C(Polyester+cotton 혼방), T/R(Polyester+rayon혼방), 난연소재 각 1종씩 3종이 선정되었으나 4계절이 뚜렷한 한국임에도 불구하고 2010년 9월~2010년 11월까지 딱 3개월간만 야전운용시험평가를 거쳐서 제품을 선정하여습니다. 결국 여름에는 얼마나 더울지는 시험평가조차 해보지 못함으로 인해서 땀복이 될 것임을 예측하지 못한 셈이지요.

좀 전문적인 이야기지만 T/C와 T/R은 중량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를 해서는 공정한 비교평가가 불가능하지만 그러한 보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방위사업청은 사양서의 내용 중 인장강도, 신장률, 흡수속도 등의 항목은 시제품보다 낮게 변경해버립니다. 환경이 최적화된 실험실에서 연구된 결과보다 야전에서 입어야 할 실제옷은 훨씬 더 대충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해준 것이지요. 물론 그렇게 품질을 낮추면 누군가는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누가 이익을 보았는지, 여전히 저는 알지 못합니다.

   

  

네 번째, 잘못된 제품은 잘 파악되는가?

방위사업청에서 국회 국방위원회의 문제 제기 이후 자체 조사를 수행한 이후 보고한 문서에는 이런 표현이 등장합니다. "정상적 정부 품보(품질보증)활동 적용 시 납품 불가 수준" 이것이 방위사업청의 최종 결론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런 결론에 도달한 것은 아닙니다. 2012년 7월 27일에 같은 방위사업청 계약관리본부가 보고한 문건에는 상의 15개, 하의 19개의 총 34개만이 수선소요가 있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전국적으로 항의가 이렇게 빗발치는데 고작 34벌의 문제라고 하느냐'라는 지적이 나오자 9월 17일에 같은 부서에서 다른 문서를 보내옵니다.

문제가 있는 군복을 34개에서 99개로 고친 문서였습니다. 그 정도의 보고해주면 넘어갈 줄 알았는데 계속 문제제기를 하고 옷을 바꿔줘야 한다고 주장이 나오니 결국 전수조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전 제품이 품질이상이 있다고 하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다섯 번째, 그럼 그 옷은 어떻게 되는가?

이 글의 핵심은 이 다섯 번째 질문에 있습니다. 국방부, 방위사업청, 국방기술품질원에서 모두 잘못된 제품이라고 인정을 하고, 품질관리가 잘 되지 못하였으며, 제품개발에도 실패했고, 업체는 불법을 저질러서 12개월이나 납품을 금지당하는 제재를 당했는데 그럼 이 옷은 어떻게 되는가?

안타깝게도 이 옷은 그대로 육군훈련소에 전량이 납품되어서 106,502매가 보급되었습니다. 2012년부터 5월에 입대하셨던 분들은 국가가 잘못된 옷이라고 인정한 군복을 입고 그대로 군생활을 했을 것입니다.

   

물론 이건 도저히 입을 수 없다고 주장한 99분께는 교환이 아닌 수선을 해드렸다고 합니다. 육군훈련소에서 백만광촉짜리 이등병마크도 달지 못한 훈련병(사실 군복을 지급 받은 때라면 훈련병 번호도 달기 전인 상태일 터이니)이 그런 주장을 폈다니 참으로 간 큰 훈련병들이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쨌든 이 99분을 제외하곤 '군대는 역시 옷에 사람을 맞추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21개월의 시간을 보내셨던 거지요.

마지막으로, 그 업체는 망했냐구요? 설마요. 14억의 납품금액에서 2억을 감하고 12억을 착실히 받아서 지금도 열심히 여러분의 군복을 만들고 있습니다.

※ 이 글은 딴지일보 6월 15일자 기사입니다.
☞ 딴지일보 기사 원문 보러가기

 

김광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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