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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홍신영 “권성문 녹취, 방송에 나온 건 일부”

기사승인 2020.06.29  17: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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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515] 홍신영 MBC <스트레이트> 기자

권성문 전 KTB 투자증권 회장이 세운 북한강 수상레저 타운이 불법으로 얼룩지고, 회사 대표들이 줄줄이 전과자로 전락한 현장을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고발해 화제가 됐다. 지난 14일과 21일 방송된 <스트레이트>에서는 ‘회장님의 불법 왕국’편이 방송됐다. 

2회에 걸쳐 방송된 ‘회장님의 불법 왕국’편에서는 권성문 전 KTB 투자증권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통 그룹이 세운 북한산 수상레저 타운이 불법 영업 문제와 함께 권 회장이 계열사 대표이사들에게 불법을 지시하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보도가 나가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북한산 수상레저 타운의 철거를 지시했다. 

취재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24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회장님의 불법 왕국’편을 취재한 홍신영 기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홍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홍신영 MBC <스트레이트> 기자 <사진=이영광 기자>

“통합당 영향력 행사할 수 있다 언급, 실제 의원 접촉해 확인하기도”

- 14일과 21일 2회에 걸쳐 <스트레이트> ‘회장님의 불법 왕국’편을 취재하셨잖아요. <스트레이트> 첫 취재였는데 어떠셨어요?

“매일 데일리 뉴스를 제작하느라고 사실을 좀 뭔가 하루가 끝나면 다 끝난 거 같고 좀 깊이 있는 뉴스를 더 다루고 싶은 갈증이 계속 있었는데 <스트레이트>에서 그걸 풀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가 있었고 첫 아이템 회의를 하면서 쉽지 않았던 거 같아요. 워낙 데일리 뉴스를 만드는 게 몸에 배어 있어서 어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2~3주간 끊임없이 추적하고 정리하는 게 쉽지 않은 과정이었던 거 같아요.” 

- 취재 방법도 데일리 뉴스와 탐사보도 하는 게 다를 것 같은데.

“정말 달라요. 매일 <뉴스데스크>를 만들 때는 어쨌든 하루하루 벌어진 일에 대한 화제성이나 속보성도 있어야 되죠. 하지만 <스트레이트>는 저희가 일주일에 한 번 방송 하니 한번 방송하는 거라 좀 사람들한테 여운이 남거나 좀 묵직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주제를 던져 줘야 된다는 고민 때문에 다른 거 같아요.” 

- 반응은 어땠어요?

“굉장히 뜨거웠던 거 같아요. 권한은 다 누리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곳인데 많은 분이 공분을 해 주시고 이제는 그 권한을 인사하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 공감을 많이 해주셔서 그런 게 많이 힘이 됐던 거 같아요.” 

- ‘회장님의 불법왕국’편은 어떻게 취재하시게 된 건가요?

“<스트레이트>로 와서 데일리 뉴스에서 좀 다루기 어렵지만, 내면의 진실이나 실체가 일이 있을 것 같은 문제들을 좀 따라가다 보니까 이걸 하게 됐어요. 그리고 권성문이라는 이름이 저한테는 약간 과제처럼 남은 부분 있었어요. KTB 회장이었죠. 권 회장이 지난해 불명예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난 것까지가 끝인 줄 알았는데 이분이 이렇게 많은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는 것을 저도 몰랐던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좀 제보자를 몇 명을 만나다 보니까 공통적인 문제가 있어서 파고들기 시작했어요.” 

- 그럼 얼마나 취재하셨어요?

“이거는 제작 과정 빼고 취재 과정만 2~3주 정도 가량 걸렸고요. 제가 인터뷰한 사람들이 회사원이나 직원이 아니라 한 회사를 운영하던 대표이사들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권성문 회장 밑에서 일하다가 그만 두고 나가서 본인의 상처도 있지만 지금 계속 다른 삶을 살고 계신 분들이 과거의 일을 폭로하기는 쉽지 않잖아요. 후폭풍이 자기한테도 올 수 있고요. 그래서 그런 분들 한 명씩 만나고 설득하는 과정들이 쉽지 않아요.” 

- 그럼 처음에 취재 어디부터 한 건가요?

“가장 처음에 출발은 가평에 있는 캠프통이라는 수상레저 업체에서 출발했어요. 왜냐면 지금 거기는 이제 사실 몇 년 동안 쌓였던 불법이 이제 터지는 것처럼 우리가 밖에서 보이지만 그 몇 년 동안 쌓인 불법 때문에 그 업체를 잠깐이라도 운영을 했던 사람 모두가 전과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고 사실 모두가 전과자가 됐거든요. 거기에서부터 출발했어요.”

   
   
▲ <이미지 출처=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 보도 보면 계열사 대표이사들은 처벌을 받았지만, 대주주인 권 회장은 처벌 안 받았잖아요. 그게 이상했어요.

“사실 이 모든 지시를 권성문 회장이 지시했다는 목소리도 처음 터져 나온 거예요. 그전에는 대표가 책임을 지게 되어 있잖아요. 권성문 회장은 지주회사의 대주주지만 등기상에는 이름 한 자도 안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처벌을 받고 책임을 지는 거에 대해서 권성문 회장은 1%도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그거 아무것도 아니잖아.’라고 늘 그랬어요. 그리고 대표이사들은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처벌을 받을 때도 변호사의 조력이니 회사의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자기가 받는 처벌에 대에서 무감각해진 것도 있었던 거 같아요.” 

- 권 회장이 사실상 오너 아닌가요?

“사실상 취재 과정에서 제가 권성문 회장한테 놀란 거는 너무 세세한 것까지 본인이 직접 챙기고 관리해요. 사실 그 부분 취재한 건 그런 분이 불법에 대해서 하나도 뭘 몰랐다고 하시는 게 상황이 말 안 되잖아요.” 

- 어디 가서 돈 줘라거나 어디에 폭발물 설치하라든지 대표이사에게 불법을 지시하는 것 같던데.

“굉장히 지시가 세세하잖아요. 공무원 집에 가서 화염병 던지며 태우고 그 위협을 줘라나 돈 액수도 구체적으로 얘기하고요. 통화 녹취에서 제가 놀랐던 게 대표이사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고 자기가 시키는 대로 잘하고 이행했는지가 이분은 중요한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분이 계속 사업을 하시면 이분 옆에 있는 사람들은 죄다 전과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 법이 문제인가요?

“사실 지금 모든 회사의 운명은 등기상의 임원 등기상의 대표가 책임을 지게 되어 있죠. 근데 지금처럼 어떤 지주회사의 대주주가 어떤 불법을 지시하는 정황과 증거가 명백하다면 그것도 대주주가 처벌을 받을 수 있거든요. 근데 이만큼 사실 증거나 증언이 나오기가 우리나라의 기업 구조상 쉽지 않은 거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법의 처벌 받은 게 무서운 게 아니라 내가 지금 속한 조직에서 보복을 받든지 내 생계가 끊기든지 내가 회사에서 잘리는 게 더 무서운 우리 사회가 더 문제라고 생각을 해요.” 

- 녹음 파일 처음 들으셨을 때 어떤 생각 하셨어요?

“세세한 것까지 불법을 다른 사람한테 아무렇지도 않게 지시하고 굉장히 말씀이 많으세요. 말씀이 많아서 나중에 대표자들이 보면 로봇처럼 대답만 하고 있어요. 그런 게 참 나쁘다고 생각했어요.” 

-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뭐였어요?

“사실은 충격적인 내용이 너무 많아서 나중에는 화염병이나 다리를 부러뜨려, 입원시키면 다른 사람이 결제할 거 아니야는 얘기도 저 스스로도 되게 무감각해질 정도로 심한 짓이나 그런 것들이 많아 많았던 거 같아요. 방송에 나온 건 일부분입니다.” 

- 댓글 부대 운영했다는 게 황당하던데.

“권 회장이 계열사 20개 넘게 갖고 있는데 자기한테 뭔가 리스크가 있는 일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캠프통에 사망사건이 났다면 전 계열사 직원들 동원해서 유가족에게 굉장히 악풀 다는데 그게 나쁜 건 직원이라고 밝히고 댓글을 다는 게 아니라 일반시민 것처럼 유가족이 비난을 받을 수는 있는 여론을 조장하는 거죠. ‘술 먹고 갔다더라’, ‘만취 상태더라’ 이런 댓글을 달려고 지시를 해요.

그리고 캠프통 아일랜드에는 ‘저기 갔는데 되게 안전하던데’라는 우호적 댓글을 달죠. 그것도 시민인 척하면서요. 그렇게 하는 게 사실 여론을 조작하는 거잖아요. 근데 본인은 가족들과 얼마든지 그 짓을 할 수 있는데 그거를 20개가 넘는 회사에 전 직원을 동원했다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봤어요.” 

- 캠프통 아일랜트나 캠프통 포레스트는 허가가 안 나서 다 무허가인 거 같던데. 왜 단속을 안 하는 거죠?

“불법에 대해서도 평소에 단속은 했다고 해요. 근데 권 회장은 항상 대표가 ‘이거 불법이라서 이번에 또 이렇게 하면 또 제가 처벌받습니다. 경기도에서도 그만 하라고 합니다’라고 하면 권 회장이 ‘그거 안 되는 거 아니야. 그거 해. 되는 거야.’라면 대표는 항상 가운데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빠지는 거예요. 그런 게 쌓이다 보니까 모든 캠프통아일랜드 있는 시설들은 불법이 돼 버린 거죠.” 

   
   
▲ <이미지 출처=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 2부는 권성문 회장이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했었죠. 기각됐습니다만 그런 게 들어오면 압박을 느끼시나요?

“취재 기자로 좀 귀찮죠. 왜냐면 후속보도 준비를 해야 되는데 가처분신청 관련해서 소명도 해야 되고요. 근데 이분이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 너무 아쉬웠어요. 첫 번째 보도가 나가고 우리 반론을 충분히 싫었지 않았다거나 기사에 뭐가 잘못됐다고 항의를 하거나 좀 더 자기네들 입장을 충실하게 대변한 게 아니라 방송 자체를 막으려고 하는 거죠. 여전히 권성문 회장은 제 전화를 받지 않으시고 제가 계속 전화를 하면 변호사만 계속 그것도 서면으로 계속 메일을 보내오는 상황에서 ‘아 참 이분은 또 이 문제를 그냥 방송 자체를 막으시는 게 이분이 문제를 풀라는 방식이구나. 방송해서 또 한 번 보여줘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 입장문 보면 자기는 몰랐고 아래에서 다 한 거라 무관하다는 거 같아요, 근데 녹음파일이 있잖아요. 그건 모르나요?

“그것도 대표이사의 불법 보고로 인해 화가 나서 한 말이다는 건데 사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녹음파일에 권 회장이 미래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을 언급하잖아요. 혹시 이쪽으로 취재하신 게 있으세요?

“미래통합당에 아는 사람이 있고 인맥 이렇게 있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얘기는 너무 자주 하셔서 방송에 한번 내보낸 거예요. 실명을 거론한 국회의원이 있어서 제가 국회의원을 실제로 접촉한 사실을 확인한 부분이 있어요. 그 의원은 그런 없다고 부인하고 있어요. 그건 또 다른 주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내보내지 않았죠. 실제 실명을 거론해서 접촉한 국회의원이 있습니다.” 

“뒷방에 앉아 다른 사람 내세워 경영, 책임지지 않는 행태”

- 대표이사 인터뷰할 때 어떠셨어요?

“굉장히 심리적으로도 대표자들은 불안한 상태였어요. 왜냐면 거대한 자본을 가진 회장을 상대로 싸움을 시작했을 때는 이미 회장은 이 사람을 매도하고 온갖 소송을 다 걸고 이 사람 주변을 탈탈 털고 심리적으로 굉장히 코너에 들려있었고 불안정한 상태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자들이 공통으로 저한테 얘기했던 건 실체적 진실을 알릴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는 각오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분들 지금 다 경찰 조사받고 있어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계속 이거 취재할 생각이신가요?

“권 회장에 둘러싸여서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계속 비리 의혹이나 제보가 들어오고 있는데요. 2번의 방송으로 충분히 이분이 어떤 식으로 회사를 운영했고 불법에 개입하지 않았는지 했는지는 방송으로 보여줬을 것 같아요. 그래서 또 다른 묵과할 수 없는 그런 불법이나 비리가 있다면 그건 당연히 보도해야죠. 아직은 보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 취재하며 느낀 점 있을 거 같아요.

“취재하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한 거 같아요. 결국은 우리나라의 대기업이나 기업의 현실이죠. 여전히 과거부터 답습해오고 있는 건데 뒷방에 앉아 앞에 다른 사람들이 내세워서 경영하고 관여하며 책임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 저도 좀 고민이 깊어져서 이런 주제로 우리가 다 알만한 기업들 어디 어떻게 진행되고 운영이 되고 있는지 이 부분도 파헤쳐볼 생각입니다.”

- 방송이 나간 후 경찰도 움직이고 이재명 지사도 언급했잖아요. 그럼 보람이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그럴 때 기자들은 그래도 존재 이유. 세상을 따뜻하게 하고 바꾸는 데 돌 하나라도 얹었다는 생각이 들 때 그나마 그게 조금 보람이잖아요. 이런 변화는 분명히 기자한테 다음 아이템 할 때 힘이 되는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추적과 고발이 필요한 현장에 <스트레이트> 있다는 걸 계속 보도로 보여드릴 테니까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방송 봐 주세요.”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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