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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손석희? 흉내내면 금방 들통.. 나만의 스타일로 부딪혀보려고요”

기사승인 2018.10.27  14: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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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271]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MBC 라디오가 가을 개편을 맞아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시선집중> 진행자로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를 선택했다. 심 기자가 MBC 라디오 진행을 맡는다는 소식이 큰 화제였다. 심 기자는 KBS 출신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나운서가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방송을 진행한 적은 있지만 기자는 첫 사례였다.

방송을 시작한 지 2주가 지나 라디오 진행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24일 서울 정동에 위치한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심 기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심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 이영광

- 오늘(24일)로 <시선집중> 13번째 진행을 마치셨어요. 라디오 패널로 출연은 하셨지만, 진행은 처음인 것 같은데.

“처음이지만 생각보다 재미있고요. 저는 기자라서 라디오 진행을 안 하더라도 매일 신문과 뉴스를 봐야 하는 입장이잖아요.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준비를 할 수 있고, 오히려 생생하게 인터뷰하며 여러 현안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문제는 아직 초짜이다 보니 여러 가지로 미숙하다는 거죠.”

- 아침 7시 20분 시작인데 힘들진 않으세요?

“몸은 힘들어요. 제가 올 2월부터 <시선집중>의 ‘뉴스브리핑’ 코너를 매일 10분 정도 했어요. 그거 할 때도 매일 5시에 일어나 준비했거든요. 지금도 새벽 5시에 일어나 방송 준비를 합니다. 그러니까 그때하고 일어나는 시간 자체는 별 차이가 없지만 1시간 10분 동안 방송을 해야 하는 긴장감은 더 크고요.”

“이명박근혜 잃어버린 10년.. 방송사간 협력으로 신뢰 되찾아야”

- 1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2005년에 KBS에 입사했다. 현재 MBC에 있는 것이 당연히 부담스럽긴 하다”며 “그때만 해도 지상파들의 경쟁이 심해서 MBC를 적군이라고 불렀는데, 이후 내가 MBC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라고 하셨는데 해보니 어떠세요?

“맞아요. 그런데 제가 입사한 시점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제가 입사했을 때 물론 보도전문 채널이 있긴 했지만 TV 시장이 지상파 중심으로 거의 독과점을 하던 때였거든요. 자연히 지상파 방송사 간 경쟁이 엄청 치열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매체 환경이 바뀌었어요. 첫째로 방송사가 늘어나면서 지상파 간 경쟁이 전처럼 중요한 변수가 아니게 됐고요, 둘째로 ‘이명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지상파 방송사들, 특히 두 공영방송이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부분이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방송사 간의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서 잃어버린 신뢰와 영향력을 되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KBS 출신인 제가 MBC 가서 방송하는 게 과거의 관점으로 보면 어색하고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미디어 환경 변화를 고려해보면 대세에 부합하는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MBC는 잃어버린 8년이 있었고 그 기간 동안 시청자들의 신뢰를 많이 잃었고요, 뉴스타파는 비록 작은 매체지만 그동안 나름대로 쌓아왔던 신뢰가 있기 때문에 MBC와 뉴스타파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뉴스타파 입장에서는 뉴스타파의 존재와 콘텐츠를 알릴 수 있는 플랫폼으로 MBC를 필요로 할 수 있죠. 그래서 서로 윈윈이라고 생각합니다.”

- KBS 사람들하고도 연락하실 텐데 서운해 하진 않아요?

“딱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KBS 사람들이 서운해 한다면 제가 KBS로 돌아가지 않고 MBC 라디오를 진행한다는 점 때문일 텐데 KBS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밝혀왔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새삼스럽게 서운해 하는 분들은 별로 없습니다.”

- 제안이 왔을 땐 어땠어요?

“탐사보도 기자들은 본인이 장기간 취재하는 아이템에 매몰되어 있으면 미처 현안에 관심을 다 못 가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시선집중> 같은 데일리 뉴스 프로그램을 할 준비가 됐을까라는 걱정을 했어요.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시선집중에서 <뉴스브리핑> 코너를 맡으면서 나름 준비가 된 것 같기도 했어요. 방송 시간은 10분 정도지만 매일 새벽에 일어나 전날 방송 뉴스를 체크하고 조간신문도 최소 6개 이상을 정독했어야 했거든요. 그래서 물론 100%라는 것은 있을 수 없지만, 어느 정도는 준비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무엇보다 우리나라 여론 시장에서 아침 시사 라디오가 차지하는 독특한 위상이 있잖아요. 많은 정치인이 아침 라디오를 통해 자기 입장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걸 정치부 기자들이 받아서 또 기사를 쓰기도 하죠. 중요한 뉴스가 많이 생산되는 공간인 만큼 여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그중에서도 <시선집중>은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매우 중요한 프로그램이죠. 독보적이었던 과거의 영광도 있고요. 이런 프로그램을 맡을 기회가 제 평생 언제 다시 오겠나, 라는 생각에 해보고 싶더라고요.”

   
▲ <이미지출처=MBC '심인보의 시선집중' 홈페이지 캡쳐>

- 큰 프로기 때문에 부담도 있었을 거 같은데.

“여러 가지 측면에서의 부담감이 있는데요, 우선 공영방송 MBC의 대표적인 시사 프로그램이라는 점, 그리고 우리 사회의 여론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 또 제가 개인으로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고 뉴스타파 기자로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뉴스타파에도 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 등이 다 부담이죠.

생각보다 많은 분이 <시선집중>을 듣고 계시더라고요. 주변 지인들이 가운데 출근길 버스에서, 혹은 편의점 같은 곳에서 방송을 들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요,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더 큰 부담을 느끼죠.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지나치게 부담감에 짓눌리지 않기 위해서 마인드 콘트롤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제2의 손석희? 너무 과분한 이야기”

- 안혜란 MBC 라디오 본부장은 심 기자가 ‘제2의 손석희’가 될 수 있다고 하던데.

“너무 과분한 이야기고요. 손 사장은 <시선집중>을 13년 동안이나 진행했잖아요.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내공과 신뢰를 쌓아 올린 것이기 때문에 그런 얘기는 제가 최소한 몇 년은 하고 나서야 겨우 꺼내 볼 수 있는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2의 손석희’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나도 없어요. 제가 손 사장처럼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거짓으로 다른 사람인 척 꾸미는 것은 라디오라는 매체의 특성상 금방 들통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제가 10여 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면서 쌓은 경험과 그렇게 해서 생겨난 저의 스타일, 그리고 저라는 사람이 가진 개성에 기대서 제 방식으로 할 수밖에 없어요. 있는 그대로 모습으로 부딪혀보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잘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잘리겠죠(웃음). 아마도 안 본부장은 <시선집중>이 새롭게 시작하니까 주목도도 높이고 기사도 많이 나오게 하려는 생각으로 말씀하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계적 중립, 더 이상 효용가치 없다”

- 기자회견에서 “최근 아침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에는 균형과 긴장이 사라졌다. 대부분의 시사 프로그램이 내 편의 얘기만 듣기를 원하면서 균형 감각이 실종됐다”며 “공영방송인 MBC 라디오는 균형감각을 갖고 동전의 양면 같은 긴장감으로 방송에 임해야 한다. 생각이 반대되는 이들의 이야기도 들으며 공영방송다운 공론의 장을 만들고 싶다”고하셨는데 기계적 중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가요?

“저는 기계적 중립은 전혀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계적 중립이라는 것은 사실 과거 독재정권이 방송을 장악하고 있을 때 방송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세적으로 도입된 개념이에요. 지금은 전혀 그런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효용 가치가 없다는 것이고요.

어떤 사안이 있을 때 그 사안을 ‘여당은 이렇게 말하고 야당은 이렇게 말한다’까지만 전해주는 언론은 이제 별로 필요가 없는 거죠. 그건 하루 종일 인터넷에서 볼 수 있으니까요. 언론 매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당의 주장은 이렇다, 그런데 그중에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이다’, 혹은 ‘여당 또는 야당의 주장을 받아들였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다’까지 얘기해야 한다는 거예요. 주장을 단순히 전달하는 게 아니라 그 주장의 진위 여부와 여파에 대해서 끝까지 따져봐야 한다는 거죠. 그러려면 당연히 여당 의원이 출연했을 때는 야당의 입장에서 질문을 던지고 야당이 출연했을 때는 여당의 입장에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균형과 긴장을 말씀드리는 거고요,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흑백을 제대로 따지기도 전에 흑이나 백이라고 단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회견 때도 말씀드렸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저나 저희 방송을 듣는 청취자와 같은 생각을 가진 출연자만 불러서 우리 주장을 재확인하는 인터뷰보다는 반대 생각을 가진 상대방과 토론을 하고 그래서 그 주장이 흑인지 백인지 가려보는 방송을 하고 싶은 거죠.”

   
▲ <이미지출처=팟빵 홈페이지 캡쳐>

“특정 지지층을 위한 방송, 팟캐스트→지상파로 옮겨와”

- 그럼 왜 지금 균형과 긴장이 사라졌다고 보세요?

“아침 시사 라디오뿐만 아니라 언론 시장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특정한 사람들이 듣기 원하는 얘기만 해주는 시장을 공략해서 먹고 사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생각해요. 내 편, 혹은 우리 편이 어떤 얘기를 원하는지 캐치해서 그걸 좀 더 극단적인 방식으로, 혹은 선명하고 자극적인 방식으로 확대 재생산하고, 그 결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계속 결집하면서 시장에서의 지위를 다져 나가는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이런 경향이 커졌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팟캐스트 시장에서 이런 경향이 큰데요, 팟캐스트 그런 경향이 지상파 라디오에도 옮겨온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편, 우리 지지자들이 좋아하는 얘기만 하는 방송은 안 하고 싶습니다.”

- 기존 아침 시사 프로그램은 90분 방송하는데 개편으로 <시선 집중>은 70분 해요. 시간이 짧다고 느껴지진 않아요?

“저는 아직 초보라 70분도 버겁습니다. 90분이면 훨씬 힘들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90분 편성이라는 건 꽤 오래전에 만들어진 틀이잖아요. 아침 시사 프로가 90분이어야 한다는 건 약간 관성적인 생각 같고요. 제가 맡은 <시선집중>은 7시 20분에서 8시 반에 방송되는데, <시선집중> 앞뒤로도 다른 시사 프로가 편성돼 있거든요. 큰 띠로 보면 <시선집중> 자체가 길고 짧은 건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 출근길에 청취자들이 MBC 라디오를 들으며 무엇을 얻을 것인지가 중요하죠. 개인적으로는 짧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방송은 초를 다투잖아요. 경험이 없어서 어려울 거 같은데.

“맞아요. <시선집중>은 인기 프로그램이고 그러다 보니 광고가 많이 붙잖아요. 광고가 나갈 시간을 보장해 줘야 하기 때문에 시간 지키는 게 중요한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뷰를 하다 보면 항상 시간이 모자랍니다. 작가님이 적어준 질문을 100% 소화하는 날이 거의 없어요. 작가님들께는 죄송하죠. 제가 a를 물었더니 상대방이 대답을 b로 했어요. 그럼 대본대로라면 그다음 c 질문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b에 대해서 궁금한 게 생기잖아요. 그러면 c로 넘어가는 게 아니고 b’ 질문을 던져야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시간 조절이 어려울 때가 많죠. 아직까지 방송사고라고 할 건 없었지만 시간을 너무 빠듯하게 써서, 광고 듣고 5초 정도밖에 안 남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는 광고 끝나고 나서 내일 뵙겠다는 말만 짧게 하고 끝나는 거죠. 그런 어려움이 있는데 조금씩 노하우를 배워가고 있습니다.”

“인기 시사프로서 뉴스 의제화, 엄청난 특혜고 기회”

- 2부 첫 코너가 ‘심인보의 오늘의 시선’이에요. 직접 멘트를 쓰실 것 같은데 어렵진 않아요?

“어려워요. 전날 쓰는 때도 있지만 대부분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보며 정리하거든요. 많은 뉴스 중에 한 가지를 뽑아서 이 뉴스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이 뉴스를 볼 때 추가로 생각해야 할 점들은 무엇인지를 씁니다. 굉장히 힘들지만, 보람은 있어요. 왜냐면 <시선집중>이 아침 시사 라디오 가운데 청취율이 2위일 정도로 많은 사람이 듣는 방송이잖아요. 그 방송에서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뉴스를 의제화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 자체가 엄청난 특혜고 기회라고 생각하고요. 지금까지는 불평등 문제나 재벌 문제, 검찰 개혁 문제 같은 걸 주로 얘기했는데 제가 생각할 때는 그런 것들이 우리 사회에서 핵심적인 문제고 지금보다 더 주목받아야 할 이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힘들지만 감사하게 하고 있습니다.”

- 2부에서 ‘뉴스 브리핑’을 패널과 하면서 관련 인터뷰 하는 컨셉이 색다르던데.

“저희 <시선집중>의 PD와 작가분들이 고심해서 만든 코너입니다. 사실 저는 아침 라디오에서 ‘뉴스 브리핑’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면 아침 라디오 듣는 분들은 중요한 이슈에 대한 당사자와의 인터뷰를 집중적으로 듣고 싶어 하는 수요도 있지만, 그날의 주요한 뉴스들을 간추려서 듣고 싶은 수요도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뉴스 브리핑’에 나오시는 분은 월요일 화요일은 시사IN 김동인 기자, 수요일 목요일은 이승원 시사평론가인데요, 두 분 다 뉴스에 대한 이해도가 깊고 준비도 충실히 해오십니다. 이분들이 주로 발제를 해주시면 저도 제 생각을 한마디씩 거들면서 진행하는데 저는 이 코너가 <시선집중>의 척추에 해당하는 코너고 또 다른 방송과 비교해도 좀 차별화되는 코너라고 생각해요. 거기에다가 인터뷰까지 추가해서 당사자나 전문가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것만 들어도 그날 뉴스는 상당히 깊이 있게 알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더 힘을 주고 싶은 코너입니다.”

- 진행하시며 에피소드가 있나요?

“최근에 유치원 비리 문제로 동탄 환희 유치원 학부모를 연결했는데 성함은 없이 비대위원장이라고 되어 있기에 ‘안녕하세요. 어머님’이라고 했어요. 그러나 목소리가 남자분이었습니다. 아버님이었던 거죠.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이 담긴 멘트였다고 생각이 되어서 곧바로 사과를 드렸습니다. 작은 에피소드지만 생방송에서만 느끼는 묘미죠.

또 2주 전에는 자유한국당의 이양수 원내대변인 연결해서 가짜뉴스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이분이 대표적 가짜뉴스 사례로 <PD수첩> 광우병 보도를 드신 거예요. 저는 그 사안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판결문도 읽어봤거든요. 판결문을 보면 광우병 보도 전체를 가짜뉴스라고 하지 않았고, 몇몇 부분만 지적을 한 것이거든요. 그걸로 이 대변인과 설전을 벌였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 뉴스타파 김용진(오른쪽) 대표와 심인보 기자가 지난 2016년 4월, 조세도피처 취재 결과 발표 기자회견 중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씨가 조세도피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을 찾아냈다고 공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최문호․최경영 KBS 복귀.. 뉴스타파 흔들리지 않는다”

- 최근 뉴스타파에 계시던 최문호, 최경영 기자가 KBS로 복귀했잖아요. 뉴스타파 내부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그분들이 복귀한다고 하셨을 때 내부적으로 후배들 사이에서 약간의 동요가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동요는 곧 사라졌고요, 대신 그분들의 빈자리를 메울만한 젊고 유능한 기자들을 채용했습니다. 그들이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조직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역량이 다소 약해졌을 수는 있지만, 미래의 역량은 더 강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최문호, 최경영 선배는 KBS로 돌아가실 때 뉴스타파와 KBS 간에 협업의 가교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히셨거든요. 그 역할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흔들리지 않고요, 별 이상 없어요.”

- 주변에서 KBS 재입사에 대해 많이 물어보죠?

“많이 묻죠. 그러나 저는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KBS의 동기 선후배가 왜 돌아오지 않냐고 물으면 농담 삼아 ‘가오가 있지 어떻게 가냐’고 대답합니다. KBS는 너무 중요하지만, 뉴스타파도 한국 사회에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조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뉴스타파에서 할 일이 많아요. 또 KBS 직원이 4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제가 돌아가 봐야 저는 4천 분의 1이잖아요. 제가 거기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KBS 전체의 방향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몇몇 사람의 노력으로 방향이 바뀌기에는 KBS는 너무 큰 배죠. 반면 뉴스타파에서 저는 40분의 1이에요. 여기서 일하는 게 저의 효용 가치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도 KBS라는 거대한 조직에 있는 것보다는 탐사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독립언론에서 일하는 게 더 행복하고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GO발뉴스>나 뉴스타파, 그리고 후원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언론이나 조직들이 정권 교체 이후 후원이 줄어들어 재정적으로 다소 어려워진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언론과 조직들이 단순히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반대하는 것 외에 어떤 사회적 효용이 있는지를 스스로 입증해낸다면 오히려 기반은 더 견고해질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GO발뉴스> 독자 여러분들도 그런 관점에서 <GO발뉴스>나 뉴스타파를 애정 어린 눈으로 봐주시고 계속 신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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