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세정 조세뉴스
여당 양도세 개편안 정부는 '패싱'…매물유도 효과낼까1주택 장기공제 기산일 변경 규정을 정부와 협의없이 발의
양도세 중과하면서 다주택자 추가 압박시 증여만 더 늘 수도

더불어민주당이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늘리는 양도소득세 개편안을 추진하면서 세정당국과 사전 이견조율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세제와 일관성, 여타 세제와 정합성 등 측면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로 여겨지던 세정당국과 협의를 건너뛰는 세법 개정이 관행화돼 가는 것이다.

이번 양도세 개편안의 경우 장기 보유를 장려하는 기존 세법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주택자에 대한 공제 축소는 기존 양도세 중과와 맞물리면서 매물 잠김 현상만 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 1주택 공제 기산점 변경 규정 정부와 논의 없이 결정
8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여당이 다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줄이는 양도세 개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의견을 일절 묻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유동수 의원 등 14명은 양도세 개편안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지난 2일 국회에 제출했다.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기준선을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양도차익 규모별로 차등화하며 ▲1세대 1주택자에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거주기간 및 보유기간 기산점을 1주택자가 되는 시점부터로 변경하는 양도세 개편안으로, 민주당의 당론 법안으로 규정되고 있다.

정부는 1세대 1주택자의 공제 기산점을 변경하는 규정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양도세 비과세 기준선 조정이나 공제 차등화는 앞서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 등 절차를 거쳐 결정된 당론이므로 사전 협의 절차가 있었지만 공제 기산점 변경 부분은 정부도 언론 보도를 보고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정부 측은 공제 기산점 변경 내용이 갑자기 포함된 배경과 법 통과 가능성을 뒤늦게 파악하는 분위기다.   

◇ 양도차익 차등화 반대했지만 수용 안 돼 
여당이 추진하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개편안 중 양도세는 최초 단계부터 정부와 여당의 의견이 엇갈렸다.    종부세의 경우 '상위 2%'와 같이 퍼센트로 부과 대상자를 확정하는 방식엔 정부도 동의하지 않았지만 기준선 상향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했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정부도 여당안에 동의했다.

양도세는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양도차익 규모별로 차등화하는 부분에서부터 견해차가 있었다.

여당안은 ▲5억원 이하의 양도차익에는 보유기간 공제율을 40%로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에는 30%로 ▲10억원 초과~15억원 이하에는 20%로 ▲15억원 초과에는 10%로 차등적용하는 방안인데 이런 방식이 결과적으로 주택 장기보유를 우대하는 기존 정책과 배치된다고 정부는 본다.

동일한 양도차익을 5년과 10년에 걸쳐 벌어들인 사례가 있다고 보면 기존의 장기보유특별공제는 10년을 보유한 사람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구조다.

금액별로 공제율을 차등하는 법 개정안을 적용하면 10년 보유한 사람의 혜택이 줄어든다. 장기보유자의 혜택을 줄임으로써 단기보유자에게 상대적으로 더 혜택을 주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정부는 여당 부동산 특별위원회가 당론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 규정에 대한 반대 의사를 피력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 1주택 장기보유 공제 기산점 변경도 정부는 '난색'
여당이 법 발의 직전에 넣은 1세대 1주택자에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거주기간 및 보유기간 기산점을 1주택자가 되는 시점부터로 변경하는 규정에 대해서도 정부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이 규정은 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하고 1주택자가 되는 시점부터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을 기산해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주택자라도 1주택자가 되면 해당 주택을 취득한 시점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계산하던 기존 방식과 비교하면 양도세를 수억원 더 내야 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법 개정안은 이 법의 시행 시점을 2023년 1월 1일로 잡았다.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으려면 이전에 1주택을 제외한 다른 주택을 모두 매각하라는 경고 메시지다.  
시장에선 양도세 최고세율이 82.5%에 달하는 상황에서 다주택자를 더 압박해봤자 매물 잠김 현상만 심화시킬 것이란 분석이 많다.

다주택자들에게 양도세를 20·30%포인트씩 중과하는 상황에서 매물을 내놓기보다 자식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다주택자의 매물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양도세 공제 기산점 변경 등 압박 조치와 함께 양도세 중과 완화를 병행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그래픽]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합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