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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커도 줄이긴 어려운 상속세…연부연납기간 연장이 대안으로세금 취지·경영환경 고려할때 한국에선 인하·폐지 어려워

12조 원에 달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의 상속세를 계기로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논의에 불이 붙고 있다.


다만 부의 대물림을 막는다는 상속세의 취지와 다른 나라에 비해 편법상속이 많은 한국의 경영환경을 고려하면 상속세 인하나 폐지는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현금 유동성이 제약된 상속인의 납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여러 해에 걸쳐 세금을 내는 연부연납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 세율 높고·조세안전성 낮은 상속세…한국에선 폐지 어려워
먼저 상속세 개편을 외치는 사람들은 한국 상속세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기업의 경영권 유지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손실을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한국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일본(55%) 다음으로 높다. 하지만 기업승계 시 주식 가치에 최대주주할증평가(20% 할증)가 적용되면 최고세율은 60%가 돼 사실상 회원국 중 가장 높아진다.


세제 측면에서도 상속세는 다른 세목에 비해 조세 안정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상속세는 피상속인 사망이라는 예기치 못한 사건에 따라 과세하기 때문에 과세 예측과 납세 재원 확보가 어렵다. 고액 자산가가 갑자기 사망해 상속이 발생하면 그해에 예상치 못하게 세수가 느는 것이다.


이로 인해 2012∼2016년 연간 상속세 납부액 중 상위 1%가 낸 금액은 평균 40.6%에 달했다. 2000∼2019년 상속세수의 연평균 변동률도 13.6%로, 국세(6.6%)의 2배였다.


하지만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을 완화하고, 소득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선 현행 상속세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우리 사회가 부의 대물림에 따라 불평등이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에서 일부 초고소득층이 부담하는 상속세는 인하·폐지보단 유지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채이배 전 국회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상속세는 부의 세습을 막고, 공정한 출발을 만든다는 취지를 가진 세금”이라면서 "최고세율 50%가 과연 높냐에 대해선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지만, 세금을 내는 극소수 부자를 위해 세율을 낮추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에서는 신탁을 활용해 재산을 넘기거나 생전에 재단을 만들어 거액의 자금을 기부한다”면서 "한국의 상속세를 외국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 납세자 부담 줄이는 연부연납 기간 연장해야
상속세 인하나 폐지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상속인의 세금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거론되는 방안이 바로 연부연납 기간 연장이다.


연부연납제도란 상속세나 증여세 납부세액이 2천만원을 초과할 경우 유가증권, 토지 등 납세 담보를 제공하고 일정 기간 세금을 나누어 납부하는 제도다.


세율 인하나 공제 확대와 달리 총 세수는 유지하면서 납세자의 실질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또 이자를 포함한 연납 세액의 장기 납부로 세수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문제는 최근 상속세 규모나 과세 대상이 확대되는데도 우리나라가 허용하는 연부연납 기간이 5년으로 짧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5년간 상속세 신고세액 중 연부연납이 차지하는 비중은 35.2%에 그치는 등 활용도가 낮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은 특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10년간 상속세 분할 납부를 허용하고 있다.


미국은 경영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분이 상속재산의 35%를 초과하는 경우 10년간 상속세 분할 납부를 허용한다. 주식 등 현금화가 어려운 재산도 10년간 분할 납부할 수 있다.


독일도 기업 승계 시 사업의 존속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별도 가산금 없이 상속세 부과를 최대 10년까지 이연한다.


우리와 상속세제가 가장 비슷한 일본도 부동산은 최대 20년, 동산은 최대 10년간 분할 납부가 가능하다.


전경련 관계자는 "상속세 연부연납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국회 등에 제안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면서 "납세자의 실질적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세수 변동성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무사신문 제796호(202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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