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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ㆍ증여세, 신고납세제가 되어야 하는 이유 -국기령 제10조의2에 부쳐
박 공 탁 세무사



1. 왜, 문제인가?
  -국세기본법과 조세행정의 괴리

최근 정부가 증여세나 상속세(이하 증여세)를 결정하면서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하는 처분을 두고 불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증여세가 정부결정제도임에도 상증법 제70조의 신고기한으로부터 이자(가산세)를 계산하기 때문이다. 이게 맞는 걸까? 소득세나 법인세 같이 신고에 의하여 확정되는 국세라면 몰라도 정부결정에 의하여 확정되는 조세를 1950년 상속세법이 시행된 이래 60년이 넘는 세월을 법정 신고기한으로부터 증여세의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왔다.

상증법은 증여세의 ‘법정결정기한’을 3월(개정6월)로 하고 있으나, 법정결정기한을 지키는 사례는 거의 없으며, 국세기본법이 증여세의 납세의무확정시기를 “정부가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는 때”로 규정하고 있음에도(영10조의2, 5호) 증여세나 상속세를 결정할 때는 반드시 납부불성실가산세가 부과되고 있다.

여기서 ‘상증세법을 따를 것이냐? 기본법을 따를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데 세법과 기본법이 상충할 때는 기본법을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조세현장은 세법을 따르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납세의무의 뜻이 무엇인가를 묻게 된다. 
과세요건이 충족되면 법률상 당연히 납세의무가 성립한다 할 것이나 이는 추상적인 납세의무일 뿐이며(국세기본법 제21조) 조세가 납부 또는 징수되기 위해서는 해당 세법의 절차에 따라 그 세액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어야 한다(국세기본법 제22조).

그런데 추상적 납세의무와 구체적 납세의무를 한꺼번에 묶어서 사용하다보니 법원에서 조차 조세채무를 민사채무와 같이 납세의무가 성립하면 바로 납부의무가 발생되는 것으로 심리하는 사례가 발생한다(서울행정법원 2017구합4093).

이는  헌법 제38조의 납세의무와 헌법 제59조의 조세법률주의를 크게 왜곡 시키는 아주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이 납세의무란 용어를 납세의무(추상적 납세의무)와 납부의무(구체적 납세의무)로 구분하여 사용하자는 이유이며, 정부결정제도인 증여세를 신고납세제도로 개정하자는 이유이기도 하다.


2-1. 신고납세제도와 정부결정제도

납세의무의 확정제도를 보기 위하여 정부결정제도와 신고납세제도를 요약해 본다.
 

 
2-2. 이것은 실화(實話)다.

90년대의 호황을 타고 수출물량이 급증하자 사업자 A는 2001년에 법인을 설립하였고 주주구성을 본인(A), 본인의 처, 본인의 동생(B) 3인으로 하였다가 2009년 사실상 명의수탁자인 B의 소유주식 4000주를 딸과 아들의 이름으로 되돌렸는데, 7년 후에 2016년 부도로 법인이 폐업하자 세무서가 법인세 조사를 하면서 딸과 아들이 B로부터 명의개서 한 것을  증여로 보아 조사당시 주식평가액은 “0”원임에도 증여당시 가액으로 평가하다 보니  201백만원이 되었고 법정결정기한이 3월임에도 7년을 지연결정하다 보니 고지세액 201백만 원 중 납부불성실가산세가 83백만 원으로 본세의 41.2%가 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큰 문제점과 마주치게 된다. 상증령 제78조의 증여세 ‘법정결정기한’ 3월(2018년부터 6월)을 설사 훈시규정으로 본다 하더라도 7년 후에 지연결정한 책임을 납세의무자에게 묻는게 맞느냐는 것이다. 이것은 우선 기본법 48조의 가산세감면의 법리에 반한다. 정당한 사유가 있어 그 의무의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이를 부과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이다(2001두7886외 다수).

더욱이 정부가 법정신고기간으로 보는 상증법 제68조는 정부가 세액을 조사, 결정하는데 참고가 될 과세자료의 신고를 유도함으로서 과세행정상의 부담을 덜기 위한 과세자료 제출협력의무에 불과하다는 것이 판례이며(서울고등법원2010누44636,2011.11.20.) 학설이다(강석규 부장판사 ,송쌍종 교수 외).

이제 증여세의 납부불성실가산세 처분을 적법하다고 판시한 사례와 납세자의 항소이유를 살펴본다. 


3. 증여세의 납부불성실가산세 처분이 적법 하다고 한 판례(서울행정법원2017구합4093)

가. 국세기본법 제21조 제1항 제3호가 증여세납세의무 성립시기를 증여에 의하여 재산을 취득하는 때로 규정하고 있다(납세의무 성립시기=납부의무 확정시기).

나. 상증세법(이하 “법”이라 함) 제68조 제1항에서 증여세납세의무가 있는 자는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월 이내에 증여세의 과세가액 및 과세표준을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으며, 법 제70조 제1항은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증여세의 신고를 하는 자는 각 신고기한 이내에 증여세를  납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정부결정세목=신고납세세목).

다. 국세기본법 제57조의5 제1항이 납세자가 세법에 따른 납부기한 내에 국세를 납부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납부불성실 가산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모든 조세를 신고납세제도로 해석).

라. 국세기본법 제22조 제1항, 시행령 제10조의2의 제5호가 증여세에 대하여 정부가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는 때에 그 납세의무가 확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조세채권이 특정되어 이행 및 강제징수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를 가질 뿐이다.


4. 납세자의 항소이유

가. 원심은 납세의무 성립시기를 납부의무의 확정시기로 오해한 잘못이 있다. 조세채무는 민사채무와 달리 그 성립시기와 확정시기가 분리되는 것으로 조세채무는 법률상 과세요건이 충족되면 당연히 납세의무가 성립되나 이는 추상적인 납세의무일 뿐이며 구체적인 납부의무는 세법의 절차에 따라 그 세액이 확정 되는 것으로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0조의2 제5호는 증여세의 납세의무가 확정시기를 “그 과세표준과 세액을 정부가 결정하는 때”로 규정하고 있다.

나. 원심은 상증세법 제68조와 제70조에 따라 “3월 이내에 증여세의 과세가액 및 과세표준을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신고·납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납부불성실가산세 부과가 정당하다”고 하나, 정부결정세목을 신고결정세목으로 해석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반한다.

다. 원심은 국세기본법 제47조의5 제1항이 ‘국세를 납부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납부불성실 가산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였다는 가산세 처분이 정당하다고 하나, 이는 확정된 세액을 납부하지 아니한 경우”를 의미한다.

라. 증여세의 ‘법정결정기한’이 3월임에도 7년을 지연결정한 책임을 납세자에게 지우는 것은 일반적으로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며 그 의무의 이행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로 보아야 한다(대법2001두4886 외).

관련 외국의 입법례를 살펴보겠다.

가. 일본 : 신고납세제도를 취하고 있으며 국세통칙법 제15조 제2항 제13호는 납부불성실가산세의 기산점을 법정납부기한의 경과시점으로 규정하고 있다.

나. 미국 : 연간 11,000달러 이상을 동일인에게 증여하거나 사망 당시 유산이 100만달러 이상인 경우에는 4.15까지 신고하도록 하는 신고납세제도를 취하고 있다.

다. 독일 : 일반적인 의미의 세무신고의무가 없으며 자산관리인, 금융기관, 보험회사 등은 상속 및 증여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세무서에 통보하여야 하며 세무서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상속·증여세신고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5. 결어 -신고납세제도가 되어야 하는 이유

국세기본법(영 10조의2 5호)이 증여세의 납세의무가 확정시기를 “정부가 그 세액을 결정하는 때”로 규정하고 있고 상증법(영 78조)이 증여세 법정결정기한을 신고기한부터 3월(개정6월)로 규정하고 있으나 실무상 3월 내에 세액을 결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위 사례의 경우는 7년 지연결정)

문제는 구조적으로 ‘일반적으로 적당하다는 재량의 한계’를 넘는 것까지 정부의 지연결정 책임을 납세자에 묻게 된다는 것이다.

상증세를 정부결정제도로 한 이유는 “상속·증여세 과세자료가 모두 장롱 속에 숨어있다”는 것인데, 이제는 경제와 조세환경이 바뀌었다. 부동산실명제, 금융거래실명제, 신용카드사용 활성화, 현금영수증제도, 과세자료 수집 및 제출에 관한 법률의 실행, 고액 현금거래 보고제도 등 국내 경제환경이 바뀌었고 조세행정의 국제공조를 통하여 해외계좌도 숨을 곳이 없는 시대가 되었다.

연간 180,000건(2016년 기준 증여세 116,111건, 상속세 6,216건)에 이르는 상속·증여세를 모두 조사 하는 것은 납세자도 힘들고  정부도 힘든다.

이것이 고액 탈세자에게는 조세범처벌법의 적용 등을 강화하는 한편 성실신고자에게는 과세표준과 세액을 정부에 신고하는 때에 그 납세의무가 확정되도록 하는 국세기본법시행령 제10조의2 제5호를 제1호로 개정(흡수)하자는 이유이다.(상속세 폐지론은 별론)


※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723호(201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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