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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미미했던 '소방과'→75년 만에 6만6천명 '소방청'으로1948년 정부 수립 내무부 소방과 설치, 신분도 '경찰공무원'
1975년 소방국 별도 편제…소방방재청·안전처 거쳐 2017년 소방청 '탄생'
만성적인 예산 인력부족·장비노후화·처우개선 등 숙제

해운대 호텔 화재 진압한 소방대원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0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 화재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3.6.20 handbrother@yna.co.kr

9일 '제61주년 소방의 날'을 맞으면서 대한민국 소방이 걸어온 역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소방청 등에 따르면 1948년 8월 정부 수립과 함께 정부조직법이 제정됐고, 미군정 시절 만들어졌던 중앙소방위원회는 당시 내무부로 편입됐다. 같은 해 11월 내무부 치안국에 소방과가 설치되며 정부 조직 내 소방이라는 명칭이 본격 등장했다. 그러나 소방 업무에 대한 이해가 밝지 않았던 터라 소속 공무원의 신분은 소방이 아닌 경찰이었다.

정부 출범 10년 만인 1958년 비로소 소방법이 제정됐다. 화재, 풍수재(風水災) 등을 예방·경계·진압해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을 소방의 임무로 규정했다.

독자적인 기능을 갖춘 소방 조직이 만들어진 것은 1975년 때 일이다. 당시 내무부 산하에 소방국이 설치되며 경찰 산하에 있던 소방 업무가 '국(局)' 단위의 별도 편제가 됐다.

소방 쪽에서는 이때 소방국 설치를 소방 조직 탄생의 '원년'으로 평가한다.

현재의 18개 시도 소방본부 체제가 자리 잡은 것은 2004년 중앙 정부에 소방방재청이 신설되면서다.

소방방재청은 최초의 국가재난관리 전담 조직으로, 소방이라는 이름을 앞세운 첫 중앙 조직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소방 체제는 10년 가까이 유지되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큰 변화를 맞는다. 당시 정부는 참사 책임을 물어 해양경찰청을 해체하는 대신 총리실 산하에 소방 방재와 해경의 기능을 합쳐 국민안전처를 출범했다.

하지만 안전처는 재난 대응, 해상 경비 등에서 여러 우려를 낳으며 불과 3년 만에 해체됐다. 안전처의 소방 기능은 행정안전부의 별도 외청인 소방청으로 분리됐고, 방재는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로, 해경은 원래 조직 형태로 환원됐다.

'뜨거운 화염 속으로'…프랑스 부슈뒤론 소방관 화재 진압 훈련

 

이로써 소방은 1975년 내무부 산하 소방국이 된 지 42년 만에 소방청이라는 독자 정부 조직으로 일어서게 됐다.

소방청은 2017년 7월 육상 재난관리 총괄 기관으로 출범했다. 국가직과 지방직 공무원으로 분리돼 있던 소속 공무원들을 국가직으로 일원화했다. 소방공무원 증원도 지속해서 이뤄져 올해 3월 기준 전체 소방공무원 수는 약 6만6천여명에 달한다.

정부는 1963년부터 매년 12월 1∼2일을 '방화일(防火日)'로 정해 각종 화재 예방 활동을 벌여왔는데, 소방청에서는 이때를 '제1회 소방의 날'로 역산한다. 1991년 소방법이 개정되며 매년 11월 9일이 '소방의 날'이 됐다.

많은 소방 공무원들이 여전히 끔찍한 재난 현장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중에는 화마와 사투를 벌이다 안타깝게 스러지는 일도 벌어진다.

최근 10년(2011∼2020)간 위험직무에 종사하다 순직한 소방관이 49명이고, 같은 기간 화재현장 등에서 다친 소방관만 2천593명에 달한다. 업무 수행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들이 97명에 이른다.

재난 현장을 일터로 삼아온 소방 공무원들이 얼마나 많은 위험을 스스로 감당해왔는지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대형 재난과 사고 뒤로 크고 작은 부실 대응 논란이 제기되며 값진 노력이 빛이 바래는 경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배경에는 개인 과실을 넘어 예산과 인력 부족, 장비 노후화, 소방관 처우 개선이라는 만성적인 문제가 자리한다. 갈수록 대형화하는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순직 소방관에 마지막 경례

(김제=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9일 전북 김제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에서 열린 고 성공일 소방교의 영결식 후 동료들이 마지막 경례를 하고 있다. 2023.3.9
k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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