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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차에 건보료 부과 한국이 거의 유일…소득 중심 갈 길 멀어복지부 "지역가입자 재산 보험료 비중 축소 등 개선 방안 검토"

건보료 부과 체계 2단계 개편…9월부터 적용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의 모습

"직장에서 은퇴하거나 실직해서 지역건강보험에 편입되는 분들의 경우 소득은 없어졌는데, 건강보험료는 폭등하는 잘못된 부과 체계를 반드시 바로 잡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1년 11월 대선후보 당시 "대통령이 되면 부과 체계를 소득 중으로 개편해 나가겠다"고 하면서 약속한 말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오히려 지난해 9월부터 건보료 부과 체계 2단계 개편에 따른 피부양자 소득요건 강화 조치로 퇴직 후 연금소득만으로 생활하던 은퇴자 세대가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많이 전환되면서 '보험료 폭탄'을 맞았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이들은 그간 보험료를 내지 않고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소득뿐 아니라 부동산 등 재산에도 건보료를 부담하고 있다.

이처럼 새 정부 들어서고도 형평성 논란이 가시지 않는 것은 건보 제도 도입 이후 여러 차례 수정과 보완을 거쳤지만, 건보료 부과 체계가 이원화된 현실이 쉽게 변하지 않고 기본 골격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직장가입자에게는 소득(월급 외 소득 포함)에만 보험료율에 따라 건보료를 물리지만, 지역가입자에게는 소득뿐 아니라 재산(전월세 포함)과 자동차에도 건보료를 부과한다.

◇ 2단계 개편에도 지역가입자 건보료 중 재산·자동차 비중 44.25% 달해

정부는 국회 여야 합의에 따라 지난 2018년 7월에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1단계 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작년 9월에 2단계 개편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재산과 자동차에 부과되는 보험료를 낮췄다.

구체적으로 지역가입자가 소유한 주택·토지 등 재산에 대해서는 재산과표 5천만원을 일괄적으로 공제하는 방식으로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했다.

지역가입자의 자동차 보험료는 그간 1,600cc 이상 등에 부과하던 것을 잔존가액 4천만원 이상 자동차에만 매기는 쪽으로 바꿔 보험료 부과 대상 자동차를 기존 179만대에서 12만대로 대폭 줄였다.

그 대신 보험료 부담의 공평성을 높이고자 직장가입자에게는 금융(배당, 이자 등)소득이나 임대소득 같은 월급 외 소득이 많은 경우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하게 했다.

그간 월급 외 소득이 연간 3천4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소득월액 보험료'를 추가로 내게 했던 것을 2천만원으로 낮췄다.

피부양자 소득요건 인정기준도 기존 연간 합산과세 소득 3천400만원 초과에서 2천만원 초과로 강화해 경제적 부담 능력이 있는데도 피부양자로 직장가입자에 등재돼 건강보험에 무임승차 하는 일을 최소화하는 데 힘썼다.

하지만 이런 2단계 부과 체계 개편에도 불구하고,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중 재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지역가입자 건보료 부과 요소별 비중은 소득 55.75%, 재산 43.87%, 자동차 0.38% 등이었다.

재산과 자동차에 지역건보료를 부과하는 비중이 44.25%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2단계 개편 후에도 지역가입자의 소득 부과 비중은 51.96%에서 55.75%로 3.79%포인트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부과 산정기준별 비중]

구분 1단계(2022. 8월) 2단계(2022. 9월)
소득 재산 자동차 소득 재산 자동차
부과 비중 51.96% 45.56% 2.48% 55.75% 43.87% 0.38%

◇ "지역가입자의 재산보험료 축소 등 소득 중심 단일 부과 체계로 조속 개선해야"

현실이 이렇다 보니, 이원화된 현행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에 대한 지역가입자의 불만은 상당히 크다.

건보료 관련 언론보도가 나오면 어김없이 "직장가입자는 소득에만 보험료를 부과하고 지역가입자는 소득에다 재산과 자동차까지 보험료를 부과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내용의 댓글이 빠지지 않는다.

지역가입자에게 소득 외의 재산 등에도 보험료를 부과하게 된 것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소득구조가 다르고 지역가입자의 소득 파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데서 비롯됐다.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률이 낮은 것은 납세자가 직접 사업소득이나 임대소득 금액과 비용을 신고하게 돼 있어 탈루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당수 지역가입자를 차지하는 자영업자의 소득을 파악하기 어렵다 보니 소득을 추정하는 용도의 궁여지책으로 재산과 자동차를 보험료 부과 기준으로 활용했다.

그렇게 하는 게 직장가입자를 위한 형평성 측면에서 더 공평한 것으로 판단한 점도 한몫했다.

구체적으로 건보 당국은 건강보험제도를 1977년 상근 근로자 5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하고서 1988년 농어촌 지역에서 1989년 도시 지역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률이 낮은 점을 고려해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 요소에 소득과 재산, 가구원 수를 포함했다.

이후 1998년 직장보험과 지역 보험으로 나뉜 건강보험 관리·운영체계를 통합하면서 종합과세소득 또는 평가소득, 재산 및 자동차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단계를 거쳤다.

현재 자동차에 지역건보료를 부과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부동산 등 재산에 지역건보료를 매기는 나라도 우리나라와 일본 등 2개국뿐인데, 일본의 재산 보험료 비중은 10% 이하여서 재산에 건보료를 물리는 곳도 사실상 우리나라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남인순 의원은 "일반세금과 달리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는 재산이 아니라 소득에 부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역가입자의 재산 보험료 비중을 줄이는 소득 중심 단일 부과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현재 건보료 부과 체계 2단계 개편 이후 적정성을 평가하고자 연구용역을 맡겼는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가입자 재산 보험료 비중 축소 등 소득 중심의 건보료 부과 체계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래픽]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주요 내용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보건복지부는 29일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방안 시행을 위한 하위법령 개정안을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2단계 개편은 지역가입자의 재산과 자동차에 부과되는 건보료를 줄이고, 소득 정률제를 도입해 보험료 부담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yoon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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