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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요구에 뒤쳐진 상속세제, 유산취득세로 검토김병욱 의원실과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상속세 유산취득세 방식의 긍정적 검토를 위한 토론회’ 개최

김신언 연구이사 “유산취득세 방식은 다수의 상속인에게 나눌수록 세 부담 감소해”

원경희 회장 “완벽한 세법은 없으니, 개정을 거듭하여 우리 실정에 맞는 제도 찾아야”

지난달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상속세 유산취득세 방식의 긍정적 검토를 위한 토론회’에서 상속세제를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학계와 정·관계 전문가들이 뜻을 모았다. 

한국세무사회(회장 원경희)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국회의원실에서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토론회에서 피상속인의 전체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계산하는 현 ‘유산세’ 방식을, 상속인이 각자 취득하는 개별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원경희 회장은 토론회 초반 축사를 통해 “세상에 완벽한 세법은 없기 때문에 개정에 개정을 거듭하면서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상속세 과세방식은 학계에서 오랜 기간 논의해온 주제이면서 정부에서도 유산취득세 과세체계 도입을 위해 법제화 방안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었는데, 오늘 토론회가 유산세와 유산취득세의 장단점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한 제도는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귀중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하기 위해 원경희 회장과 함께 자리한 김병욱 의원, 송기헌 의원, 유동수 의원 모두 “우리나라의 상속세제는 1950년에 제정된 ‘상속세법’으로 시작되어 1996년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상속세법’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로 명칭을 바꾼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며 “현행 유산세 방식은 상속인 등이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취득한 크기에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동일한 한계세율을 적용함에 따라 부를 분산할 유인책이 부족하여 부의 집중을 가속화 하는 측면이 있다”는데 동의했다.

발제를 맡은 한국세무사회 김신언 연구이사 역시 올해로 제정된 지 73년이 된 상속세제의 개편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이사는 ‘상속세 유산취득세 전환 필요성과 과제’를 주제로 “OECD 국가들 중 유산세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 덴마크로 4개국뿐이다”며 “상속세법을 제정하던 1950년대는 이승만 정권으로 영미법에 따른 미국의 제도 도입에 집중할 때라 유산세 방식이 사회·경제적 요구를 따라가지 못한지 오래다”라는 주장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김 연구이사의 발언과 같이 2021년에 발행된 OECD 보고서에서도 개별 상속인이 받은 자산 크기에 따라 과세해야 과세목적에 부합하고 재산분할의 유인효과가 있는 ‘유산취득세’ 도입을 추천한 바 있다. 

유산세 방식은 피상속인 전체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계산하며 이는 피상속인 소득세 과세 시 부담 경감분, 미실현 소득 등 미세과세분을 청산하는 기능에 부합하지만 유산취득세 방식은 상속인이 각자 취득하는 개별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계산하기 때문에 상속인의 담세력에 따른 과세를 통해 과세목적에 부합(응능부담 원칙)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대해 김신언 연구이사는 “유산취득세 방식은 유산을 다수의 상속인에게 나눌수록 세 부담이 감소해 유산분할 촉진 효과가 있어 부의 집중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산취득세 도입을 놓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김 연구이사는 “유산취득세 방식은 유산의 위장분할 문제를 비롯한 조세회피 가능성이 존재하며 과세관청이 상속인별로 분산되어 일선 세무서 담당자가 각 상속분을 특정해 평가 및 과세하는 만큼 일관성이 결여되고 집행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저출산 여파로 인한 문제도 짚어내며 출산율 저하로 인해 상속인 수가 감소했기 때문에 세금감소 효과가 약하고 상속인이 한 명이면 유산세형과 크게 차이가 없어 유산세 방식에서 상속공제를 확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추가로 김 연구이사는 자본이득세의 도입 여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본이득세란 피상속인이 사망 직전에 재산을 유상양도한 것으로 간주해 상속인 소득세 과세소득에 합산해 과세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유산세형 상속 과세를 취하던 국가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어 김 연구이사는 “자본이득세로 우리나라와 같이 취득가액 대체방식 상속세가 부과되지 않는 경우 피상속인 미실현이익을 과세할 수 없는 점을 보완할 수 있다”며 “자본이득세를 완비하면 상속세와 증여세를 폐지해도 유산취득에 소요된 원본에 대해 이중과세 없이 무상이전자가 보유기간에 발생한 재산 가치증가에 과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토론시간에는 패널로 참석한 심충진 건국대 교수, 문경호 기획재정부 상속세제개편팀 과장, 이상율 법무법인 가온 고문(전 조세심판원장), 임재범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모두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을 실었다.

심충진 건국대 교수는 “OECD 20개국에서 채택한 유산취득형 과세방식은 글로벌 세제 형태로 부의 분산에 더 적합하고 응능부담 원칙, 재산분할 유인효과가 있다”며 “유산취득세의 단점인 위장분할의 문제는 부당신고가산세율 40%를 적용할 수 있어 해결이 가능하고 세무행정 부담 증가 역시 상속인별 신고 납부가 가능한 일괄신고 납부제도를 도입하면 세무행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경호 과장 역시 유산취득세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기획재정부도 상속세제를 유산세 방식에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판단해 조세개혁추진단을 신설해 가동하고 있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제안된 여러 정책 제안을 심도 있게 검토한 후, 조속한 시일 내에 다수의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율 전 조세심판원장은 “그동안 개인 담세력에 따르지 않고 전세 상속재산에 대해 세율을 적용하는 유산세 방식은 불합리했다”며 “개인이 부담할 수 있는 경제능력, 지불능력에 따라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응능부담 원칙에 맞지 않는 유산세 방식은 합리적이지 않고 정의 관념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꼭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재범 입법조사관도 상속세제를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해도, 우리나라의 국세행정 발전과 사회경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세무당국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산취득세의 단점을 보완할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임 입법조사관은 “금융실명제의 정착, 부동산 거래 신고제도, 해외금융계좌 및 해외부동산 신고제도 등 과세기반이 충분히 구축됐고 세무행정력도 크게 발전했으니 위장분할을 포착하지 못하거나 세무행정 부담이 커질 이유가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정부에서도 지난 3월부터 기획재정부 조세개혁추진단을 중심으로 유산취득세 도입과 관련해 상속세 공제제도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유산세 적용에 따라 피상속인의 재산 총액에 대한 배우자 공제와 미성년자 공제 등 인적공제를 합산 적용해왔으나 앞으로는 상속인이 각자 물려받는 재산에 대해 개별적으로 공제를 적용받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세무사신문 제843호(20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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