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세정 사회경제
연금개혁 큰 그림 나올까…사회적 합의 관건보험료율 24년째 제자리…'2057년 고갈' 전망에 이제는 발등의 불 정부 추계·국회 논의 본격화…보험료율·수급연령 상향 등 거론

국민연금

[연합뉴스TV 제공]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구조 변화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2023년에는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금 개혁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되는 만큼 연금개혁은 이제 더는 먼 이야기가 아닌 눈앞에 닥친 현실이다. 이미 늦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1998년 이후 24년째 제자리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의 인상 등 모수 개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직역연금 통합 등 연금의 구조까지 개혁의 대상이 될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가 연금개혁을 국정과제로 내세우면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부터 제5차 재정추계 전문위원회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재정계산에 돌입했다. 정부는 내년 3월까지 추계를 마치고 이를 토대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마련, 내년 10월 국회에 제출한다는 목표다.

◇ '90년생부터 못 받는다' 경고에 커진 불안감…지속가능성이 문제

올해 초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990년생부터 국민연금을 한 푼도 못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연금 분석 자료를 내놨다.

그동안 연금기금 고갈 우려는 여러 차례 지적돼왔지만 당장 연금 보험료를 내기 시작한 30대부터 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에 연금개혁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특히 합계출산율이 0.8명까지 하락하는 극심한 저출산 구조에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급속한 고령화와 기대수명 증가로 노인인구가 늘고 연금수급 기간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위기감은 더욱 크다.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모두 "국가가 운영하는 사회보험제도인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태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앞서 인사청문회에서 연금에 대한 지급보장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복지부가 지난 12일 2030 청년들과 가진 국민연금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훗날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이런 우려를 불식할 정부의 신뢰 제고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연금제도가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것이 연금 개혁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고갈 (PG)

[백수진 제작] 일러스트

◇ 보험료율 인상만? 증세까지? 수급 연령 상향?…개혁 방식 어떻게

지속가능성은 결국 안정된 재정에서 출발한다. 출산율이 줄어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고, 고령화로 보험료를 받을 사람은 느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재정 운영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2018년 4차 재정계산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42년 적자로 전환되고 2057년에는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보다 적자 시점, 기금소진 시점이 더 당겨지고 있다.

개혁 방안으로는 보험료율 인상 필요성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연금 재정의 기반이 되는 데다 24년째 9%로 제자리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율 9%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8.2%의 절반도 안 된다.

여기에 증세를 통한 재원 확보 방안도 언급된다. 40%인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생애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비율)을 더는 낮추기 어렵기 때문에 추가적인 재정 확보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또 현재 65세인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상향해 수급 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있다.

연금을 받고 있는 고령층이나 현재 또는 미래에 연금보험료를 내야 하는 청년층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젊은 세대에선 혜택은 앞세대가 많이 받고 부담은 후세대가 더 많이 지는 구조에 대한 반감도 있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길도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일본 연금 개혁에 참여한 겐조 요시카즈 게이오대 교수는 최근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국민을 설득하는 데 2∼3년은 걸릴 것"이라며 "정부가 계산만 할 것이 아니라 여론전에도 나서는 등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OECD는 지난 9월 한국경제보고서에서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가능한 한 빨리 합리적인 수준으로 인상하고 60세 이후에도 보험료 납부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 기준소득월액 상한을 높이고 조세지원을 해 노후소득보장 수준을 높일 것을 제언하기도 했다. 이른바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이다.

우리보다 앞서 2005년 초고령사회를 맞은 일본은 2004년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의 연금개혁을 했다. 다만 4.5%포인트(p)를 1년에 0.354%p씩 서서히 올려 국민의 저항을 낮췄다. 또 소비세를 5%에서 10%로 인상하고 인상분의 일부를 연금에 사용하고 있다.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 등 직역연금과의 통합 등 구조까지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연금 개혁 (PG)

[양온하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이번에도 도돌이표?…尹 "정권 말기에 완성판 마련"

복지부는 5년에 한 번 이뤄지는 재정계산 스케줄에 맞춰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에 본격 돌입했다. 국회도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민간자문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연금 개혁은 역대 정부가 모두 야심 차게 추진하다 용두사미로 끝난 이슈다. 이해관계가 복잡해 결국은 '표를 잃는' 작업으로 여겨지면서 '폭탄 돌리기'를 하듯 다음 정권에 미뤄왔다. 지난 1998년 이후 보험료율을 단 0.1%도 조정하지 못한 것도 이런 탓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는 '4지 선다형' 개혁안을 내놨지만 제대로 된 논의도 되지 않은 채 표류하다 끝났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정권 초반부터 연금개혁을 포함한 '3대 개혁'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과거 정부에서 연금 얘기를 꺼내면 표가 떨어진다, 여야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해서 연금 얘기가 본격적으로 논의가 안 됐다. 이번 정부에서는 연금 개혁의 완성판이 나올 수 있는 체계적인 연구와 공론화를 충분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번 정부 말기나 다음 정부 초기에, 앞으로 수십 년간 지속할 수 있는 연금개혁의 완성판이 나오도록 지금부터 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언급한 '정권 말기, 다음 정권 초기'는 연금 개혁의 시급성을 봤을 때 너무 늦다는 지적도 있다.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합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