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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15만명이 내야하는데…도입시점 미정에 시장은 혼란정부·여당 "유예해야" vs 야당 "내년 시행해야" 의견 엇갈려 시행 혼란에 투자자 불편만 가중…연말 주식 매도 몰리며 시장 불안 가능성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으로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소득에 대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전면 도입되면 15만명에 달하는 투자자들이 세금을 내게 될 전망이다.

연간 세금 부담 역시 1조5천억원 늘어나지만, 이처럼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투세 도입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 금투세 도입 후 과세 대상 10배로 증가…세금 부담 1.5조원↑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10여 년간 평균 주식 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산출한 상장 주식 기준 금투세 과세 대상자는 15만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현재 국내 주식 과세 대상인 '대주주' 인원(1만5천명)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기타 금융상품 투자자를 합치면 실제 과세 인원은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세금 부담 역시 현재 2조원(2021년 연간 세수)에서 3조5천억원으로 1조5천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대주주를 제외한 대다수 투자자는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지만, 금투세가 도입된 후에는 일정 수준 이상 소득을 올리는 투자자라면 누구나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 세법은 상장 주식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규모(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 이상인 경우를 대주주로 분류하고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해 20%의 세금(과세표준 3억원 초과는 25%)을 매긴다.

금투세는 이와 달리 5천만원이 넘는 주식 투자 소득(국내 상장 주식 기준, 기타 금융상품은 250만원)에 무조건 부과된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과세 대상과 규모가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당초 여야는 2020년 세법 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이런 내용을 담은 금투세를 시행하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금투세 시행 유예를 놓고 의견이 다시 엇갈리면서 내년 도입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 "연말 시장 왜곡·국내 증시 이탈 우려" vs "금투세 유예는 부자 감세"

정부·여당은 금투세 시행을 유예해 시장 불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코스피 월간 거래대금이 작년 동월 대비 50% 가까이 급감한 상황에서 당장 내년에 금투세가 시행되면 투자자들의 국내 시장 이탈을 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새롭게 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고액 투자자들은 연말에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내년 세금을 피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작년 12월 한 달간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4천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조2천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주식 양도세를 피하려는 '큰손'들의 매도가 이어진 영향인데, 금투세가 도입되면서 과세 대상이 늘어나면 매도 규모는 물론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더욱 커질 수 있다.

나아가 국내 고액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으로 대거 이탈할 경우 원/달러 환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금투세 과세 시점을 2025년까지 2년간 연기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기간 대주주 기준은 현재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올려 양도세 부담도 함께 덜어주기로 했다.

그러나 야당은 예정대로 내년부터 금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야가 오랜 협의를 거쳐 금투세 도입을 결정한 만큼, 섣불리 시행 시점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금투세 유예는 극소수 고액 투자자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부자 감세'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국내 5대 증권사 고객의 실현 손익 금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5천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전체의 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투세 시행 유예로 직접적인 세금 혜택을 보는 투자자는 대형 증권사 기준으로 상위 1%에 그친다는 것이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달 기자간담회에서 "초부자감세를 위해 설계된 세법 개정안은 처리되기 어렵다"면서 "(금투세를)예정대로, 합의한 대로 실행하자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2022 세제개편 주요 내용②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이르면 내년부터 상속인이 물려받은 재산만큼 세금을 내는 유산취득세가 도입된다.
가업을 잇는 기업은 최대 1천억원까지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공제 대상도 매출액 1조원 미만 기업까지 확대된다.
정부는 21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확정했다.
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 투자자 매도 계획에 차질…증권사·과세 당국도 곤란

이처럼 금투세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며 투자자들의 불편은 점점 더 가중되고 있다.

당초 예정된 과세 시기를 고작 한 달 반가량 앞둔 상황에서 주식 보유 여부나 매도 계획을 제대로 결정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만약 금투세 관련 정책 결정이 이대로 올해 연말까지 미뤄진다면 매도 시점을 놓쳐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투자자가 나올 수도 있다.

금투세 과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 증권사나 과세 당국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증권사들은 일단 과세 시점과 상관없이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행 유예를 염두에 뒀던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일부 시스템이 여전히 미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세법상 적격 사모펀드 요건이나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과세 제도도 금투세 도입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관련 업계에서는 금투세 시행 시점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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