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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 물가연동제 선 긋는 정부…"고소득층에 더 큰 혜택""면세자 비중 증가·세수 감소 우려" vs "실질 증세 차단 필요" 민주연구원 "물가연동제 도입 논의해야"

 

정부가 15년 만에 소득세 하위 과세표준(과표) 구간을 조정하기로 하면서 물가연동제를 도입해 일정 기간마다 과표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물가연동제가 도입되면 고소득층에 더 큰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선을 긋는 모습이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소득세제의 특성상, 물가 상승률에 따라 과표가 더 많이 조정될수록 고소득층에게 더 큰 규모의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물가연동제가 도입되면 소득세 저율 구간이 확대되면서 면세자가 점점 더 증가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10명 중 4명 가까이(2020년 37.2%)가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을 정도로 면세자 비중이 높은 만큼, 물가연동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앞서 물가연동제를 도입한 영국, 호주 등 일부 국가는 아예 제도를 폐지한 사례도 있다.

 

기재부 고광효 세제실장은 세제 개편안 발표 브리핑에서 "물가연동제는 글로벌 스탠더드는 아니다"라며 "(연동제를 도입하려면) 세 부담 적정성 확보, 제도의 형평성, 재정 여건, 과세 체계의 복잡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가연동제란 매년 등 일정한 기간을 정해 과표구간과 각종 공제 제도 등을 물가상승률만큼 조정하는 제도다.

 

현재도 미국이나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는 매년 물가 상승에 따라 과표 구간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물가연동제를 채택하고 있다.

물가 변동에 따른 실질소득 증감을 과세 체계에 반영하고, 세율 상승 없이도 소득세 부담률이 올라가는 현상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우리나라는 물가가 오르는데도 과세 체계가 오랫동안 그대로 유지되며 사실상 증세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세제 개편안을 통해 6% 세율이 적용되는 소득세 과표 1천200만원 이하 구간을 1천400만원 이하로, 15% 세율이 적용되는 4천600만원 이하 구간을 5천만원 이하로 각각 200만원·400만원씩 올리기로 했다.

 

세법 개정 발효 시점 기준으로 보면 2008년 이후 15년 만에 과표구간을 조정하게 된 것이다.

만일 정부안대로 세법이 개정된다면 과세표준이 5천만원(총급여 7천800만원)인 근로자의 연간 소득세 부담은 54만원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정도 조정으로 지난 15년간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과표구간 조정 폭을 키우고,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우리나라 소득세제는 높은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명목세율이 오랫동안 고정돼 있어 국민들의 세금이 자연스럽게 무거워졌다"며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민주연구원장을 맡은 노웅래 의원은 이달 중순 물가 연동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소득세 과표 1천200만원 이하 구간을 1천500만원 이하로, 4천600만원 이하 구간을 6천만원 이하로, 8천800만원 이하 구간은 1억원 이하로 각각 올리고 향후 과세 체계는 기재부 장관이 고시하는 물가조정계수에 따라 연동해 매년 조정한다는 내용이다.

 

국가 살림살이 측면에서도 물가연동제 도입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와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96∼2009년 소득세를 물가에 연동해 적용할 경우 세수와 실제 거둬들인 세수의 차이가 0.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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