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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에 '전세가 > 매매가 = 깡통전세' 우려도 커진다임대차 2법에 전셋값 급등했는데 집값 하락하자 세입자 피해 우려 상반기 매매·전세 동시 거래된 아파트 7.7%는 이미 깡통전세 수도권도 23% 달해…전문가 "당장 문제없지만 집값 본격 하락시 위험"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전용면적 60㎡의 A아파트. 지난 5월에 전세가 2억5천만∼3억4천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6월 매매 가격은 최저 2억7천만원에 신고됐다. 집이 전셋값보다도 싸게 팔린 것이다.

또 서울 강남구 역삼동 B주상복합아파트 전용 17.23㎡는 올해 2월 전세가 2억2천만원, 6월에는 2억3천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이 주택형의 매매 거래는 올해 들어 딱 1건으로 지난 2월 전셋값보다 싼 2억500만원에 팔린 것이 전부다.

최근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을 웃도는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년간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집값이 하락하면 집주인이 세입자에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 사태와 함께 깡통전세 등장이 확산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과거 역전세난이 주로 지방 위주로 발생했다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소형 주상복합아파트나 오피스텔, 빌라 등지에도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지역 주택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올해 매매·전세 동시 거래 아파트 7%가 '깡통전세'

10일 연합뉴스가 부동산R114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전국 아파트 매매·전월세 가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기간 내에 매매와 전세 거래가 한 번씩이라도 있었던 경우는 총 2만9천300건이었으며 이중 해당 주택의 평균 전세 가격이 평균 매매 가격을 추월한 사례는 7.7%(2천243건)로 조사됐다.

올해 매매·전세 거래가 동시에 있었던 주택형의 7.7%는 이미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추월한 깡통전세 상태에 놓였거나 그럴 위험이 있다는 의미다.

이중 지방이 76.4%(1천714건)로 다수지만, 수도권도 23.6%(529건)에 달했다.

만약 기간내 매매 최저가가 전세 최고가보다 낮은 경우로 범위를 확대하면 깡통전세 위험 거래는 16%(4천687건)로 늘어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로 지방 위주였던 깡통전세 위험 단지들이 올해 대선 이후 수도권 외곽의 집값 하락으로 수도권 쪽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액별로는 전국적으로 매매가격이 1억원 이하인 저가 아파트가 36%를 차지했다. 저가주택일수록 매매가격이 전셋값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깡통전세 위험이 큰 곳(매매·전세 평균가 비교)은 전북(해당 지역 거래중 21.5%), 경북(19.0%), 충북(18.1%), 전남(15.6%), 강원(12.2%), 충남(11.3%) 등지였다.

KB국민은행이 조사한 이들 지역의 6월 전세가율은 충남이 78.9%로 가장 높고 이어 경북(78.6%), 충북(77%), 강원(76.8%), 전남(75.5%), 경남(75.4%), 전북(74.9%) 등의 순으로 80%에 육박했다.

일반적으로 집값 하락기에 전세가율이 매매가의 80%를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이 커진 것으로 본다.

강원도 원주시 태장동 C아파트 전용 77㎡는 지난 5월 신고된 매매가가 6천600만원인데 같은 달 거래된 전세 가격은 6천만∼7천만원으로 더 높다.

경북 포항시 북구 장성동 D아파트는 지난달 2억7천500만원에 매매 됐는데 전세도 2억7천만∼2억7천500만원에 신고돼 매매가가 곧 전세가였다.

서울과 경기는 조사 대상 가운데 평균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보다 높은 경우가 각각 4.5%, 3.4%였다.

서울은 주로 소형 주상복합아파트(오피스텔 포함)나 도시형생활주택, 빌라 등에서 역전세난이 발생하고 있다.

중개업계는 특히 최근 2년여간 서울 곳곳에서 분양가 3억원 이하의 소액 빌라 분양이 많았던 것에 주목한다.

이들 빌라는 2억4천만∼2억5천만원에 전세를 놓으면 자기 돈 5천만원 이하로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2년 전 투자 대상으로 인기를 끌었다.

동작구 노량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매매가 급감하면서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는데 집을 팔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되돌려줄 돈이 없으니 대신 집을 사라고 떠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상가에 밀집한 공인중개업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 집값 지속 하락시 세입자 깡통전세 피해…전문가 "안전장치 마련해야"

역전세 현상 확산 등으로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사고도 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5월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HUG가 대신 갚아줘야 할 보증사고 액수는 총 2천72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3월까지 사고액수가 1천391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두 달 만에 2배 가까이로 불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전세난과 깡통전세 현상이 당장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공통적인 견해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전셋값이 급등한 상태에서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깡통전세가 크게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깡통전세가 증가할수록 세입자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집값이 하락했지만 2년치 오른 것에 비하면 낙폭이 큰 편은 아니어서 아직 깡통전세를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긴 어렵다"며 "다만 집값 하락이 계속된다면 최근 2년간 갭투자가 많았던 곳을 중심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집값 하락이 계속되면 빌라·다세대뿐만 아니라 아파트까지 깡통전세가 문제 될 수 있다"며 "세입자들은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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