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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언세설] 정구정 전 세무사회장이 받은 `감사패'

정구정 전 한국세무사회장이 지난 6일 세무사회 새해 첫 이사회 자리에서 작년말 국회를 어렵사리 통과한 세무사법 개정에 공이 크다면서 세무사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정 전 회장은 2년전 원경희 현 회장이 세무사회장에 출마했을 때 자신이 세무사법개정추진위원장을 맡아 반드시 세무사법 개정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그는 세무사법이 변호사에게 세무대리행위 전부를 못하게 하는 것은 헌법불일치라는 헌재의 결정이 나온 후 약 2년간 국회에서 살았다.


그는 이번에도 과거 그가 이룬 성과인 `회계사,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자동자격 폐지'때처럼 물불가리지 않고 국회의원들을 만나고 또 만났다. 물론 과거부터 친분이 있는 의원도 있고, 전혀 없는 의원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의원들을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그는 국회의 계단을 뛰어다니면서 아뿔싸 다리를 다쳤다. 그러나 그는 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하면서 의원들을 만나고 또 만났다. 그를 잘 아는 한 회원은 40대에 세무사회장직에 도전하여 70세가 가까워오는 동안 그가 산 곳은 국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했다. 세무사들의 위상과 자존심을 위한 세무사제도 개선 딱 그 이유였다.


그가 왜 그렇게 세무사제도 개선에 인생을 걸었을까. 세무업계에서는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아들의 한마디였다고 했다. 어느 날 장성한 아들이 "아빠 세무사자격은 회계사시험에 합격하면 공짜로 주는 것이라면서∼” 그 한마디였다.


그리고 그는 회계사·변호사합격자들에게 그냥 주어지는 세무사자동자격제도를 폐지하는데 `인생'을 걸었다. 그리고 지난 2003년 완전히 이뤄냈다. 당시 많은 회원들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이자 ‘무모한 도전’이라면서 시큰둥했다. 나아가 세무사업계 안에서조차 되지도 않을 일을 벌여 세무사들을 더 곤란하게 만든다면서 소위 내부 총질까지 서슴치 않았다. 그러나 그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유명한 말(해봤어!)처럼 그 역시 자신의 철학인 ‘가지 않으면 길은 생기지 않는다’는 말을 되새기면서 앞만 보고 뛰었다.


그간 세무사 출신 국회의원들도 있었다. 3선 의원도 있었다. 그러나 회원들은 2류자격증이라는 손가락질을, 누구에게는 공짜로 주는 자격증이라는 폄하를 받고 있는데도 세무사 자동자격 폐지개정안을 발의한 적은 없었다. 겨우 세무사회가 할 수 있는 것은 기재부에 ‘폐지해 주세요’라는 건의안을 올리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의 순수세무사시험출신 회장의 도전은 무모함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는 ‘공직출신이 아니었기에 겁 없이 도전했던 것 같다’면서 “정말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회고했다. ‘세무사들은 10급 국세공무원’이라는 세간의 비아냥이 싫었고, 공짜로 주는 자격을 가진 2류 자격사가 아닌 일류 전문자격사로서 아들 앞에 주눅들지 않는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그를 버티게 했다고 했다. 그리고 회계사·변호사에 대한 세무사자동자격 폐지에 더해 전자신고 세액공제, 세무사의 기업진단업무 등 세무사들의 50여년간 숙원이었던 사업들 대부분이 정 전회장의 손을 거쳐 이루어졌다.


그는 이번에도 큰 일을 해낸 인물로 전파되고 있다. 작년말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무사히 통과한 공로로 지난 6일 세무사회에서 ‘감사패’를 받으면서 “원경희 회장이 세무사회장에 첫 도전할 당시 세무사법개정추진위원장을 맡아 세무사법을 개정해 내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켰다고 주신 것 같다”면서 그간 그를 짓눌러온 약속의 무게를 털어내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전국의 지방세무사회장들이 십시일반 사비(私費)를 털어 만든 또다른 감사패에서 그는 그간의 고초가 사르르 녹았다고 했다.


물론 세무사들의 숙원을 그가 혼자 이룬 것은 아니다. 흔히 하는 말로 전회원들의 노력과 정성이 모여서 이뤄진 성과다. 또 그렇게 말을 해야 대인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정구정 전 회장이 없었다면 누가 인생을 걸고 초개처럼 나설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 자신있게 ‘나요!’라고 할 사람 있을까 싶다. 그러나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누가 열일 팽겨치고 ‘을 중의 을’이 되어 국회의원들을 만나 설득하고 읍소하고 설명하고 나비처럼 벌처럼 달라붙겠는가! 업계에서는 정 전회장과 정적(政敵)이었던 한 전직 세무사회장의 솔직한 고백이다. ‘솔직히 정 회장이 아니면 누가하겠어! 정말 고생했어!’라는 격려의 한마디가 너무나 고맙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국회의원들도 그가 어려운 일을 해낸 것을 아는지 ‘세무사회는 정구정 전 회장을 위한 동상이라도 세워주어야 한다’고 농반 진반의 말을 건네기도 한다. 정구정 전 회장이 받은 감사패는 다른 여느 감사패와 달라도 많이 다르다는 점에서 기록으로 남긴다.
세정일보, 서주영 편집인

 

세무사신문 제812호(202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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