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족, 노조장에서 가족장으로 돌연 입장 선회
지난 17일 숨진 채 발견된 염호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의 유족 측이 장례를 노조에게 일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돌연 가족장으로 입장을 선회하며 염 분회장의 시신을 두고 경찰과 금속노조가 18일 대치했다.
삼성일반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염 분회장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의료원 강남분원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경찰과 충돌하며 대치했고, 노조의 반대에도 시신이 옮겨졌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25명이 연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환 삼성노조위원장은 ‘go발뉴스’에 “염 분회장의 아버님이 직접 경찰에 신고를 해 시신을 부산으로 인도하길 원하셨다”며 “(고인의 유언대로) 노조 측과 논의를 해 결정하시기로 했는데 부산에서 오신 친구분들이 아버님을 설득해 결국 염 분회장의 시신을 인도해가겠다 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삼성 측은 염 분회장의 아버님에게 이날 합의를 종용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버님이 (서울에) 오실 때 센터 사장이 전화해 합의하라고 했다고 하시더라”며, 경찰 병력을 대동해 조합원들과의 대치 상황에서 강경히 조합원들을 연행하는 것을 볼 때 “경찰이 (삼성 측의)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시신을 서울에 두게 되면 삼성이 데미지를 입고 압박을 받으니 염 분회장의 아버님을 회유해 오늘 중으로 빼 내가려고 작정하려 한 것”이라며 “경찰이 단지 (아버님의) 신고를 받아서 온 것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 ⓒ '금속노조' |
앞서 염 분회장은 지난 17일 강원도 강릉에 주차된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18일 유서의 일부를 공개했다.
염 분회장은 유서에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질 못하겠으며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도 보지 못하겠기에 절 바칩니다”라며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유서 일부 공개와 함께 성명을 통해 “월셋집에서 살면서도 꿈을 갖고 있는 젊은 노동자였던 염호석 분회장의 삶은 삼성의 ‘시스템경영’이 어떻게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지 명백하게 보여준다”며 “삼성은 위장폐업 철회, 생활임금 보장, 노조 탄압 중단, 노동조합 인정하고 열사 앞에 직접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과의 전화인터뷰 녹취록 전문. Q. 시신을 두고 대치중이라던데 어떤 상황인가? Q. 시신 ‘탈취’라고 금속노조 측 주장하던데. 사유는? Q. 조합원들 얼마나 연행됐나? Q. 삼성 측의 회유가 있지 않았나? 고인은 유언에서 노조가 생기면 화장해 달라 했는데? Q. 회사 측 합의 종용이 있었다는 이야기인가? |
나혜윤 기자 balnews21@gmail.com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