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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선 “형제복지원 향한 관심, 1987년의 데자뷰”

기사승인 2014.04.04  15: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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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적 관심 우려.. “철저한 진상규명 이뤄져야”

‘한국판 아우슈비츠’ 형제복지원 사건이 SBS <그것이 알고싶다-형제복지원 사건>편으로 사회의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재조명 받고 있는 가운데, 처음 이 사건을 공론화 시키려 노력했던 피해자 한종선씨는 이같은 관심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고 입을 뗐다.

3일 한종선씨는 서울 마포구 북스리브로에서 피해 증언이 담긴 <살아남은 아이>의 ‘저자와의 만남’에서 “언론에 주목을 받고 여론이 들끓는 지금 이 과정들이 마치 1987년 처음 형제복지원 사건이 주목을 받던 때와 데자뷰같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것을 뜯어고치기 위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살아남은 아이>의 공동저자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도 함께했다. 사회는 배우 김의성씨가 맡았다. 한종선씨는 전규찬 씨와의 만남에서부터 책을 쓰게 된 계기와 과정, 대책위 활동, 형제복지원 피혜 사례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 ©GO발뉴스

책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한 질문에 한종선 씨는 “누군가 제발 우리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의 냉담한 눈빛들에 많이 좌절해있던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때 어떤 사람이 와서 유심히 봤다. 그 사람이 전규찬 교수였는데 당시에는 이 사람이 내게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30분 정도 같이 대화를 하면서 교수님이 ‘방식을 좀 바꿔야하지 않겠느냐’, ‘차라리 글을 써라. 언어를 만들어내라’라고 제안했고 나도 거기에 동의했다”고 회고했다.

전규찬 씨도 이어 “처음 만났을 때 솔직히 말해 흉악했다. 지금 몰골과 다른 아주 거국한 존재였다”며 “벼락같이 충격이 왔다. 9살짜리 순수한 아이가 망가져서 다시 깨어난 몰골이 이렇구나 하는 편차가 또 한번 나를 때렸다”며 처음 한종선 씨와 만나게 된 순간을 떠올렸다.

책을 쓰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그냥 있었던 일을 편하게 써보라는 요청에 한종선 씨는 내리 공책에 15장에 달하는 글을 써내려갔다면서, 글을 마치는 순간 엄청난 두통과 몸살이 찾아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종선 씨는 글을 쓰고 다시 읽어보는 과정에서 기억을 되살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소회했다.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낼 당시 범죄의 길로 빠질 수도 있었다. 사실 본드도 했었다”고 밝힌 한종선 씨는 “본드를 하면 뇌손상이 때문에 기억력이 나빠진다고 했지만 아무리 해도 그때 기억은 생생할 뿐 지워지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한종선 씨는 책을 통해 무엇이 되길 바라냐는 독자의 질문에 “국가에 의한 진상규명”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피해자분들은 그렇게 말씀하신다. ‘그때 잡혀간 그 장소에 없었더라면’, ‘왜 하필 그날 거기 갔을까’라고 하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다. 그때 있었던 누구라도 형제복지원의 피해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라면서 “내무부 훈령 410호에 근거해 잡혀갔으면서도 국가를 탓하기보단 스스로를 탓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형제복지원사건대책위 관계자는 “형제복지원 사건 사망피해자의 아버지가 부산시에서 굉장한 부자이신 분이 있었다. 이분은 정계와 재계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신 분이었는데, 아들이 형제복지원에서 사망했으나 국가사업이란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제재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의성 씨는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를 월드컵이나 올림픽 정도의 행사라고 생각하면서 이런 문제에는 너무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일반인들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묻기도 했다.

그러자 한종선 씨는 “지금 밑바닥 인생들이 뭉쳐서 일을 하고 있다. 그 미래가 과연 앞으로 어떻게 바뀔 수 있을 진 모르지만 그 작은 움직임이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걸 지켜본 국민들도 목소리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저의 좌우명이 ‘생각은 짧고 행동은 빠르게’이다. 행동하지 않으면 변화가 없다. 손을 내밀고 연대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행동방법을 묻는 독자의 질문에 전규찬 대표는 “대책위 등 인권운동을 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인원과 자원이 부족하다. 자원봉사나 후원을 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또 오늘 이야기를 바탕으로 형제복지원을 다루는 여러 언론들에게 ‘문제를 국가책임으로 잡아주셔야 된다’는 당부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미경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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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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