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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가치 등급 매기는 야만적인 사회

기사승인 2014.03.17  10: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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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자는 없고 모든 사람을 패배자로 만드는 교육”

고등학교 3학년의 1등급 커트라인은..
‘1등급은 국어 A형 97점, B형 93점, 수학 A형 67점, B형 87점, 영어 95점’
‘2등급은 국어 A형 88점, B형 86점, 수학 A형 55점, B형 73점, 영어 82점’
‘3등급은 국어 A형 84점, B형 79점, 수학 A형 38점, B형 58점, 영어 71점’

서울시 교육청이 주관한 3월 모의고사 평가 결과에 대한 입시분석전문 이투스가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공개한 자료다.

   
▲ <이미지 출처 : Happy Days에서>

이런 기사를 보도하는 언론도 이를 지켜보는 교사도 이제는 문제의식조차 없다. 교육 전문가들은 ‘수학 영어 영역이 대체로 어려웠다’느니 수학 A형은 어떻고 B형은 지난해 수능과 어쩌고 해설까지 늘어놓는다.

만성이 돼서 그럴까? 인터넷을 떠도는 흔해빠진 이런 기사를 보지 못하지는 않았을 텐데 우리나라 교육자를 비롯한 언론들은 이제 문제의식조차 없다. 아니 그들의 분석 능력에 놀라워하고 그 자료들을 활용하는데 망설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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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주요 신문들이 서울시 교육청이 주관한 3월 모의고사 후 뽑은 기사 제목이다. 서열을 매기고 등수를 매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차원을 너머 아예 경쟁을 선동질까지 하고 있다. 점수가 ‘개인간 우열과 인생의 성패를 가름하는 기준’이 된 사회에서 서열이란 곧 사람의 가치요, 인품이다. 계급사회에서 핏줄로 신분을 가리듯 우리나라와 같이 SKY 출신 여부가 인품이 되는 나라에서는 성적이나 등수가 사람의 가치를 서열매기는 기준이 된다.

공부를 한다는 게 뭔가?

매슬로(Maslow)는 ‘인간은 먹고 마시고 배설하는 생리적 욕구를 가지고 태어나긴 하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인정받고 그것을 실현하려는 욕구도 함께 가지고 있으며 그런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아무리 편안한 삶을 산다고 해도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 <이미지 출처 : 전교조 홈페이지에서>

거창하게 자아실현 어쩌고 할 것도 없이 ‘자신이 닥쳐올 미래를 보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다. 사회적 존재로서 적응하고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할 학교 교육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열을 매겨 승자를 가리는 과정으로 학교가 그 기능을 다 했다는 투다. 마치 서열을 매기는 것이 교육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평가를 왜 하는 것일까?

평가란 ‘학습자 행동의 변화를 관찰하여 평가자의 평가 기준에 비추어 해석하고 이를 교수과정에 피드백하기 위해..’ 실시한다. 그런 평가에는 수업을 앞두고 학습자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치르는 ‘진단평가’도 있고 교수학습과정을 개선할 목적으로 치러지는 형성평가도 있다. 또 교육목표달성을 알아보기 위한 총괄평가와 학습자 스스로 지식이나 기능을 행하는 방식의 수행평가도 있다. (함영기의 ‘교육 사유’에서)

   
▲ <이미지 출처 : 전교조 홈페이지에서>

평가의 목적은 ‘학습자끼리 혹은 학급끼리 비교해 우열을 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교육과정을 개선하고 학습자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현재 학교 에서 치러지고 있는 평가는 어떤가? 평가가 지향하는 원론적인 목적은 실종되고 개인간 학급간, 학교간 혹은 지역간 서열을 매기기 위해 치러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 날 교육이 무너졌다는 것은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의미보다 이렇게 비교해 서열을 매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

부끄럽게도 오늘날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현실에 익숙해져 마치 그것이 교육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단이 목적이 되는 현실.. 목적전치현상을 두고 문제의식조차 없는 현실을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과정은 없고 결과로 판단하는 막가파 현상이 교육현장에서 수십년간 계속되고 있지만 교사도 학부모도 교육당국도 이를 당연시 하는 기막힌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시험을 치는 이유가 학생이 해당 과목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등급을 매겨 사람의 가치까지 서열 화시키고 있다면 이는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비행기 이착륙시간까지 통제하는 진풍경을 만들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들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승자는 없고 모든 사람을 패배자로 만드는 교육.. 언제까지 이 야만적인 현실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구경만 하고 있을 것인가? (☞ 국민리포터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바로가기) 

국민리포터   김용택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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