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장 광고 큰손, 삼성에 벌벌 떠는 멀티플렉스”
▲ ⓒ'탁발'블로그 |
극장이 흥행되는 영화에 스크린을 배정하기 꺼리는 수상한 시절에 연예인들이 사재를 털어 시민들에게 영화를 쏘는 더 수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배우 조달환을 시작으로 개그맨 컬투(정찬우, 김태균)와 배우 이경영이 이미 개봉 전 팬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고 있어 영화 권하는 사회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경영이 이 영화에 출연하기는 했지만 그것도 노 개런티 출연이라 홍보목적일리는 없다. 또한 배달환, 컬투가 이처럼 영화 권하는 행렬에 선 것도 이해관계는 없다. 그저 좋은 영화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상영관을 얻지 못하는 현상에 대한 완곡한 항의일지 모를 일이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에 대한 멀티플렉스의 태도에 외압 논란이 일자 다소 상영관 수가 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는 했지만 실제는 달라진 점이 없는 눈속임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분개를 느끼게 된다. 모든 멀티플렉스가 <또 하나의 약속>에 인색하지만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롯데시네마였다.
▲ 자료출처 뉴스타파. ⓒ'탁발'블로그 |
그나마 CGV의 경우는 45개의 극장에 이 영화를 걸어주었지만 롯데시네마는 7개관, 메가박스는 3개 이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외압논란이 일고 롯데시네마의 상영관이 7개관에서 23개관, 메가박스가 29개관으로 늘었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각 멀티플렉스 직영관 숫자에는 큰 변동이 없고 위탁관들이 자체적으로 상영을 결정한 것이 반영된 변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롯데시네마의 <또 하나의 약속>에 대한 홀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롯데시네마는 이 영화를 일반 상업영화와 다른 취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롯데시네마는 분명히 상업영화로 개봉한 <또 하나의 약속>을 예술영화 전문상영관인 아르떼관에 개봉하게 했다. 제작사나 배급사에서 버젓이 상업영화로 규정한 영화를 멀티플렉스가 멋대로 예술영화로 탈바꿈을 시킨 것이다.
모든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관은 일반 영화관에 비해 스크린도 작은 편이고, 객석수도 적다. 오래 된 예술영화라면 그렇게라도 불편을 감수할 이유가 되겠지만 다른 상영관에서는 크고 널찍한 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는 개봉 직후의 영화를 예술전문상영관에서 상영하는 것은 상영관 축소보다 더 납득하지 못할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자료출처 뉴스타파. ⓒ'탁발'블로그 |
같은 멀티플렉스면서 CGV와 다른 멀티플렉스가 이처럼 판이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삼성이 극장광고의 큰손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삼성과 CJ의 재산분쟁 이후 CJ 계열인 CGV에서 삼성광고는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그러니까 CGV는 더 이상 삼성광고에 목맬 일이 없어졌고, 그렇지 않은 롯데시네마나 메가박스의 경우는 엄청난 삼성의 광고 그 자체가 외압의 실체로 지목돼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영화 속 주인공인 고 황유미 씨 부친인 황상기 씨 등은 롯데시네마 앞에서 상영관을 늘려달라는 시위를 하기에 이르렀다. 검열이 존재하는 시절도 아니고 대한민국이 영화 한 편 제대로 상영할 수 없는 나라로 전락하고 만 것일까. 이것은 권력에 대한 문제를 떠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을 의미하며, 또한 우민화와도 직결된다. 자기가 출연하거나 만들지도 않은 영화를 알리기 위해 몇 명의 연예인들이 주머니를 털어 권해야 하는 사회에 안녕하냐는 안부마저 무색할 따름이다. (☞ 국민리포터 ‘탁발’ 블로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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