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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윷놀이, 공익예능 허구에 대한 일갈

기사승인 2014.02.03  1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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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의 표리부동 공익구호 부끄럽게 만들었다”

   
▲ MBC 방송화면. ⓒ'탁발'블로그

참 남다른 짓들을 해온 무한도전이 설날이라고 애써 준비한 것이 윷놀이라고 했을 때 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 나름 무도팬을 자처하는 필자의 방심이었음을 깨달아야 했다. 무한도전이 모든 방송사들이 외면한 고루한 윷놀이를 선택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 평범한 특집은 잠시만 무한도전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특별해지기 때문이다.

설날에 윷놀이를 하던 기억이 솔직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날이면 민속박물관이나 전통문화기관에서는 반드시 윷놀이를 시연하는 행사를 마련한다. 고구려 혹은 그보다 이전인 부여 시대부터 해왔던 민족 보편적인 놀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할 이유 또한 분명하다. 그러나 시골에서조차 설이라고 마당에 윷판이 펼쳐지는 일은 거의 사라졌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안타까운 일이다.

   
▲ MBC 방송화면. ⓒ'탁발'블로그

심지어 방송마저도 설 명절을 파일럿 예능의 런칭 기회로 이용하려고 혈안이 돼있을 뿐 고유의 놀이를 방송에 활용하려는 식상한 노력마저도 포기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시청률이라는 외줄 위에 올라선 PD들이 방송이 반드시 지켜야 할 공익의 의무까지 저버리고 있는 것은 분명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특히나 요즘 신설되는 예능이 공익을 내세운다는 점에서 참 아이러니하다. 과연 공익이 목적인지 단지 간판으로 쓰기 위한 위장인지 진심을 알 수가 없다.

물론 예능 PD가 의미로 다가가고자 해도 시청자는 재미가 없으면 요지부동인 것을 변명하겠지만 그것이 결코 이유가 될 수 없음을 바로 무한도전이 입증해보였다. 윷놀이가 재미없다는 편견을 고수하던 모든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방송사 명절 프로그램에서 멸종위기에 놓인 윷놀이를 이렇게 살려낸 것은 무한도전의 수많은 특집 중 하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모두가 포기한 낡고 지루한 게임을 이처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보임으로써 시청률 뒤에 숨은 방송사들의 비겁한 변명에 후련한 일갈을 던진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육아 예능, 가족 예능이 대세가 된 요즘은 모두가 예능의 공익을 외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공익이란 말의 차용뿐이라는 허무함도 없지 않다. 그렇게 겉과 속이 다른 방송의 공익 구호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 MBC 방송화면. ⓒ'탁발'블로그

그렇다고 무한도전이 윷놀이에 아주 대단한 장치를 더한 것도 아니다. 말판 위에 늪과 도전을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 그렇게 작은 변화로도 윷놀이는 억지로 해야 하는 전통놀이가 아니라 그 자체로 재미난 게임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예능의 달인이 돼버린 무한도전 멤버들의 능력 역시 그렇게 장치의 도움이 있었기에 잘 발휘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설날 프로그램에서 자취를 감춰야 할 정도로 재미없는 윷놀이를 살려낸 것은 완성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 이번 윷놀이의 성공에 힘입어 무한도전이 과거 중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비인기 스포츠 활성화를 가져온 것처럼 우리가 다 잃어가는 절기놀이를 무한도전식으로, 21세기에 적응된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 국민리포터 ‘탁발’ 블로그 바로가기)

[편집자註] 이 글은 외부 필진(블로거)의 작성 기사로 ‘go발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go발뉴스’는 다양한 블로거와 함께 하는 열린 플랫홈을 표방합니다. 

국민리포터   탁발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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