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했어, 아주 잘했어, 아주 아주 잘했어”
▲ ⓒ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수능날 아침 늙은 교사의 기도 - 김용택 - 한반도 남단 대한민국 2012년 11월 8일 이 땅에 태어난 남녀학생 66만 8522명이 1191개교 고사장에서 수학능력고사 치르는 날 이날 대한민국의 모든 아버지 어머니 시민, 군인.... 아니 비행기도 자동차도 휴대폰도 디지털 카메라, 엠피스리(MP3), 전자사전, 라디오도 이 땅에 사는 모든 잡귀조차 숨죽이며 죄인 되는 날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는 이유 그 하나만으로 군대에서도 사라진 체벌에 인권유린조차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제갈 물려 살던 착하기만 한 아이들을 서열 매기는 날 오늘 양심을 팽개친 지식인도 교육자라는 이름의 공범자도 죄인이 된다 이 땅의 어머니는 혹은 절에서 혹은 교회에서 더러는 시험장 교문을 붙들고 오열한다 오늘을 위해 20년의 세월을 저당 잡혀 살아온 착하디 착하기만 한 청소년들이여 2012년 오늘 이 땅에 태어났다는 그 원죄를 벗고 고통의 세월, 억압의 세월.... 그 한을 오엠아르 카드에 후회 없이 담아 기도하는 가족품으로 가세요 앞으로 모든 날은 웃으며 사는 날이 되기를 2012년 11월 수능 보는 날 아침 수험생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늙은 교사는 죄인이 되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
이 시는 필자가 쓴 ‘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 사랑으로 되살아나는 교육을 꿈꾸다’(생각비행) 책, 첫 페이지에 나오는 부끄러운 교사의 양심 고백이요, 참회의 기도문입니다. 2013년 11월 7일 오늘 다시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을 바라보는 늙은 교사는 지금도 똑같은 마음입니다. (☞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바로가기)
오늘 2013년 11월 7일.
다시 수학능력고사라는 이라는 이름의 전국의 수험생을 한 줄로 세우는 날입니다. 그 고통의 날들로 채워진 지난날의 힘겨움이 오늘 자신이 닦은 실력을 아낌없이 발휘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다시 기도합니다.
우리는 언제쯤이면 도종환 시인이 꿈꾸는 핀란드 학생들처럼 웃으며 공부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도종환 시인의 ‘북해를 바라보며 그는 울었다’는 시를 여기 올려 둡니다. 마음 졸이는 부모님들의 기도가 이루어지는 하루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 ⓒ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북해를 바라보며 그는 울었다
차고 푸른 수평선을 끌고 바람과 물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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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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