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이종찬 광복회장 “이승만~윤석열까지 본 진리, 역사는 권력 아닌 정의 편”

기사승인 2024.08.15  11:53:47

default_news_ad1

- “건국절은 ‘이승만 면류관’일 뿐…일제강점 합법화, 독립투쟁 송두리째 부정"

   
▲ 이종찬 광복회장이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회 주최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이종찬 광복회장은 15일 “긴 역사 속에서 역사는 권력의 편이 아닌 정의의 편이었다”고 말했다. 

이종찬 회장은 이날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진행된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 기념사에서 “제가 올해 89살이다, 이승만 대통령 시대부터 현재 윤석열 대통령까지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서 역사를 봐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거기서 진리를 터득했다, 긴 역사에서 역사는 권력이 아니라 정의의 편이었다. 제가 몸으로 체득했다”며 “절대 역사를 배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고 별도 기념식을 진행하게 된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의 이해와 용서를 구했다.   

이 회장은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인식이 판치며 우리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며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 모여 독립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들의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며 “이것은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진정한 통합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광복절의 의미에 대해 “주권을 되찾은 날”이라며 “우리 민족의 반만년 유구한 역사 속에서 일제 강점은 결코 길지않은 시간이었다”고 밝힌 뒤 “한 나라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기조가 흔들린다”고 우려했다. 

‘뉴라이트 인사 논란’에 대해 이 회장은 “최근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치며 역사를 허투루 재단하는 인사들이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면서 “준엄하게 경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다”며 “자주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투쟁과 헌신 그리고 그 자랑스러운 성과를 폄훼하는 일은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하자는 주장에 대해 이 회장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건국절인가”라고 통탄했다. 

그는 “건국절을 만들면 얻은 것은 단 하나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면류관을 씌어주는 일 이거 하나 뿐”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실로 많은 것들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일제강점을 합법화하게 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게 된다”며 “나라가 없었다 한다면 일제의 강점을 규탄할 수도 없고 침략을 물리치는 투쟁도 모두 무의미하고 허망한 일이 되고 만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일제 강점에 대한 책임을 묻고 일본에 대해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라는 우리의 요구가 힘을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 회장은 “우리에겐 자랑스러운 역사 기념일이 많다”며 1919년 3.1절, 1919년 4월 11일 임시정부 수립일, 1945년 8월 15일 광복절,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일 등을 열거한 뒤 “어디에든 나라가 새로 세워졌다는 건국절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저는 요즈음 역사를 만드는 일, 역사를 기록하는 일, 역사를 지키는 일, 역사와 선열들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는 일 모두가 사실상 투쟁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면서 “해방된 지 80년이 다된 지금까지도 역사부정과 왜곡이 반복되고 그럴듯하게 변형돼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광복절은 우리 근현대사에 가장 환희에 차고 위대한 역사기념일”이라면서 “이제 다음은 무엇이어야 하겠느냐. 이제 어떤 역사기념일을 기약해야 하겠느냐. 바로 ‘한민족이 하나되는 날’이 돼야 한다, 한민족이 하나되는 날을 ‘통일절’이라 부를 수도 있고 바로 그날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자주평화민주의 원칙으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그것은 79년 전 선혈들이 꿈꿨던 자주독립의 미완성을 비로소 우리가 완결하는 일이며 한민족의 평화로운 번영의 기틀을 영구히 만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상황에 대해 이 회장은 “통탄스럽게도 우리의 현실은 위태롭다. 한반도 평화가 위태롭고 열강들의 파워게임도 위험하다”며 “우리가 합의했던 한반도 공동체 통일방안의 내실있는 실천도 딱 멈춰버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내년이면 을사늑약 120주년, 광복 80주년, 광복회 창립 60주년이 된다. 한일수교 60주년이기도 하다”며 “우리는 더 단단한 역사인식 그리고 한마음 한뜻으로 통합된 정체성을 가지고 내년을 맞이해야 한다, 역사는 미래를 만드는 힘이다”고 역설했다. 

이날 기념식은 광복회 주최, 독립운동단체연합 주관으로 열렸으며 광복회원과 독립운동가 유족, 관련 기념사업회 및 단체 회원 등 약 350여명이 참석했다. 

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및 원내대표와 박홍근‧김용만‧김병주‧곽상언‧이언주‧황명선‧이수진‧천준호‧김윤‧서영교 민주당 의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황운하 원내대표, 김선민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등 야당 인사 100여명도 참석했다.

   
▲ 이종찬 광복회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회 주최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다음은 이종찬 광복회장의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은 제79주년 광복절입니다.
 
우리 민족이 일제로부터 오랜 고통 끝에 주권을 되찾은 광복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오늘의 환희와 영광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부끄럽게도,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말씀을 먼저 드려야겠습니다.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이 자리에서 광복회만의 행사로 치르고 있습니다.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인식이 판치며 우리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 모여 독립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들의 결기를 보여주어야 했습니다. 이것은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진정한 통합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함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용서를 구합니다.
 
국민 여러분!
 
광복절은 침해된 주권을 되찾은 날입니다. 우리 민족의 반만년 유구한 역사 속에서 일제 강점은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일시적으로 주권을 침해당했을 뿐이었습니다.
 
한 나라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기조가 흔들립니다. 최근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 치며, 역사를 허투루 재단하는 인사들이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 전면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준엄하게 경고합니다.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습니다. 자주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투쟁과 헌신 그리고 그 자랑스러운 성과를 폄훼하는 일은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의 근간을 왜곡하는 일에는 반드시 단죄가 있을 것입니다.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주장이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건국절입니까? 건국절을 만들면 얻은 것은 단 하나,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면류관을 씌어주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실로 많은 것들을 잃게 됩니다. 바로 일제강점을 합법화하게 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게 됩니다. 나라가 없었다 한다면, 일제의 강점을 규탄할 수도 없고 침략을 물리치는 투쟁도 모두 무의미하고 허망한 일이 되고 맙니다. 무엇보다도, 일제 강점에 대한 책임을 묻고 일본에 대해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라는 우리의 요구가 힘을 잃게 됩니다.
 
우리에겐 자랑스러운 역사 기념일들이 있습니다. 1919년 3월 1일 민중이 일어나 대한독립을 만방에 선언한 3.1절이 있고, 1919년 4월 11일 임시정부 수립일이 있고, 1945년 8월 15일 광복절이 있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이 있습니다. 어디에도 나라가 새로 세워졌다는 건국절이 설 자리는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요즈음, 역사를 만드는 일, 역사를 기록하는 일, 역사를 지키는 일, 역사와 선열들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는 일 모두가 사실상의 투쟁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해방된 지 80년이 다된 지금까지도 역사부정과 왜곡이 반복되고 그럴듯하게 변형되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교육의 중요성과 시급함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망령처럼 되살아나는 친일사관을 뿌리 뽑아야 합니다.
 
정치권에 요청합니다.
올바른 역사 인식과 민족정신을 갖추지 못하면, 보수 진보 어떤 정치세력과 권력도 국민을 설득하고 미래를 이끌어갈 수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운동을 폄훼하고 건국절을 들먹이는 이들이 보수를 참칭하고 있습니다. 보수의 진정한 출발은 진실된 역사에 굳건히 발 딛는 일입니다.
또 한편 역사적 맥락과 전체를 보지 못하고 역사 단편의 과장으로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는 오류도 진보진영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사는 통합과 미래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어야 합니다. 분열과 대립의 빌미를 역사에서 찾지 마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광복절은 우리 근현대사에 가장 환희에 차고 위대한 역사기념일입니다. 이제 다음은 무엇이어야 하겠습니까? 이제 어떤 역사기념일을 기약해야 하겠습니까? 바로 ‘한민족이 하나 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통일절’이라 부를 수도 있을 바로 그날이 되어야 합니다.
 
광복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딛고 우리가 나아갈 도전은 한민족 통일의 길입니다. 자주, 평화, 민주의 원칙으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것은 79년 전 선열들이 꿈꾸었던 자주독립의 미완성을 비로소 후대인 우리가 완결하는 일이며, 한민족의 평화로운 번영의 기틀을 영구히 만드는 일입니다.
 
통탄스럽게도, 우리의 현실은 위태롭습니다. 한반도 평화가 위태롭고 열강들의 파워게임도 위험합니다. 우리가 합의했던 한반도공동체통일 방안의 내실 있는 실천도 딱 멈추어 버렸습니다.
 
무엇보다도, 민족적 동질관계를 부정하고 교전국이자 적대국으로 남북관계를 규정하는 북한의 무도한 결정과 적대적 도발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이 오판을 버리고 선열들이 꿈꾸었던 단일 민족국가라는 목표에 그리고 협력과 교류의 길로 나오길 강력히 촉구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미 체제경쟁에서 승리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강하고 민주적이며 국제적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고 강한 우리가 튼튼한 안보와 자유와 민주의 가치를 제 일선에 놓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역량을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가진 민주주의, 경제력, 문화적 역량에 79년 전 광복을 일군 선열들의 정신과 교훈을 더합시다. 그리하여 오래된 꿈, 한민족통일이라는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갑시다.
 
국민 여러분!
 
내년이면, 을사늑약 120주년, 광복 80주년, 광복회 창립 60주년이 됩니다. 한일수교 60주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더 단단한 역사인식 그리고 한마음 한뜻으로 통합된 정체성을 가지고 내년을 맞이해야 합니다.
 
역사는 미래를 만드는 힘입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선열들의 정신을 바로 배우고 우리들의 몸과 마음에 아로새깁시다. 그리하여 올바른 역사인식, 대한민국의 정체성, 웅혼한 민족적 자긍심으로 무한한 가능성의 미래에 도전합시다.
 
올바른 역사인식이 통합의 기반이 되고 미래의 힘이 되는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건국기원 4357년, 서기 2024년
대한민국 106년 8월 15일
 
광복회장 이종찬

(추가 발언) 여러분 제가 올해 여든 아홉입니다. 내년이면 제가 구십세가 됩니다. 저는 운명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승만 대통령 시대부터 현재 윤석열 대통령 시대까지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서 역사를 봐왔습니다. 거기서 진리를 터득했습니다. 그 진리의 내용이 뭐냐? 긴 역사 속에서 역사는 권력의 편이 아니라 정의의 편이었습니다. 여러분! 이걸 제가 배웠습니다. 몸으로 체득했습니다. 절대 역사를 배반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

오늘 기념사의 맨 마지막은 건국기원 4357년, 서기 2024년 대한민국 106년 8월15일입니다. 여러분.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ad44
default_news_ad3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ad41
ad37
default_side_ad2
ad38
ad34
ad39

고발TV

0 1 2 3
set_tv
default_side_ad3
ad35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