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매도’ 밝힌 검사 ‘2012년 금감원 조사’ 사실도 공개

▲ <이미지 출처=유튜브 채널 KBS시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번호 133호’ 영상 캡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에서 김건희 여사의 ‘직접 매도’ 정황에 이어 2012년 금융감독원의 이상 거래 조사 사실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해당 사건을 취재해온 홍사훈 KBS 기자는 21일 유튜브 채널 KBS시사에 ‘도이치모터스, 사건번호 133호’ 영상을 공개하고 “2012년 이미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이상 거래가 적발돼 조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 법정에서 공개됐다”고 밝혔다.

홍 기자는 “지금까지 금감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해서는 조사한 적이 없었다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며 “그게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11일 재판에서 판사는 “이상거래는 한국거래소에서 자동으로 포착된다는데 그 당시엔 적발된 게 없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검사는 “(2012년) 적발된 게 있었다”며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관련해 남부지검까지, 금융조사부까지 의뢰된 게 있는데 수사로까지 진행되진 않았다”고 답했다.

그간 2013년 경찰 내사를 통해 혐의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이전인 2012년 금감원에서 조사를 했다는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난 것이다. 

검사는 2012년 금감원이 작성한 ‘사건번호 133호, 도이치모터스 불공정거래 조사자료’라는 보고서를 재판부에 참고자료로 제출했다. 

▲ <이미지 출처=유튜브 채널 KBS시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번호 133호’ 영상 캡처>

당시 수사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검사는 현재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혐의 피의자로 함께 기소돼 있는 ‘김OO’가 거래한 데이터들이 2012년 당시엔 빠진 채 넘어와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OO’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포함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9명 중 한명이다. 

이에 대해 중앙지검 공보관은 “2012년 당시 검찰에 수사 의뢰 들어온 것은 없었고, 검사가 법정에서 한 발언은 착오를 일으켜 잘못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본인 확인 여부’에 대해 묻자 공보관은 “검사 본인한테 물어본 건 아니다”며 “수사 의뢰 들어온 기록이 없으니 검사가 착오를 일으켰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도이치모터스사건에서 검찰이 시세조종 혐의로 밝힌 거래는 7000여건에 달하고 기소된 9명의 피의자가 동원한 계좌도 156개이다. 검찰은 권 전 회장에게 징역 8년에 벌금 150억원을 구형했고 나머지 피의자 8명에게도 중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그간 이상 거래 혐의를 적발해 조사했고 보고서까지 작성한 사실을 숨겨왔다. 

홍 기자는 “이 부분이 이상하다”며 “이상거래를 적발해 조사하는 것은 금감원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 왜 계속 숨겨왔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금감원은 2012년 당시 권오수 회장을 불러 조사한 사실은 있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이 주식 23만 원어치를 매수했는데 공시하지 않아 금감원이 ‘경고’ 조처를 내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주주의 23만 원 공시의무 위반 조사에 2011년 6월 적발, 2012년 10월 경고조치로 1년 4개월이 걸린 것은 의문이다. 홍 기자는 “이때 주가조작에 관한 부분도 조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 기자는 앞서 검사가 공개한 김건희 여사가 직접 전화해 매도를 주문했다는 것은 “돈과 계좌만 빌려주고 쩐주 역할만 한 게 아니라 직접 플레이어로 뛰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바로 그 말을 했던 검사가 금감원에서 2012년 조사한 적이 있었다는 말도 같이 했다”며 “사건번호 133호 보고서를 법정에 제출한 검사도 그 검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 기자는 “여러 얘기가 법정에서 튀어나오는데 공판 검사 10여명 중 5명은 처음 수사할 때부터 참여했던 검사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 기자는 “모든 사실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다. 전화했던 녹음기록도 남아 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김 여사에 대해선 기소 여부, 혐의 여부조차도 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기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번호 133호’ 보고서로 많은 단서가 숨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개돼야 한다, 그래야만 금감원이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이미지 출처=유튜브 채널 KBS시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번호 133호’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