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어준 “조국 때도 ‘강경한 원칙’ 말했나? 제 식구들 관련해서만 화내는 것”
▲ <이미지 출처=채널A 화면 캡처> |
윤석열 대통령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던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이하 더탐사)가 한동훈 법무장관의 자택을 찾아간 것에 대해 직접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A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 비공개 자리에서 “법무장관 자택을 이런 식으로 무단 침입하면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느냐”면서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어떤 고통이 따르는지 보여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법을 어긴 사람이 처벌받지 않는 사회가 과연 정상적이냐”는 지적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A는 윤 대통령이 “더탐사에 대해 강경한 원칙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동훈 장관도 참석해 윤 대통령의 발언을 들었다.
한 장관은 더탐사를 주거침입과 보복범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며 더탐사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MBC 취재진 전용기 배제’ 조치를 해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 논란이 일었다.
경향신문은 지난 10일 <‘MBC 배제’ 대통령실, 수사 가이드라인 논란>에서 “이 사건들은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수사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MBC를 저격해 사실상 수사 방향을 제시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9월에는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시절의 태양광 사업을 “이권 카르텔 비리”로 규정하고 사법처리 가능성을 언급해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15일 출근길 문답에서 “국민 혈세가 이권 카르텔의 비리에 사용됐다는 것이 참 개탄스럽다”며 “법에 위반되는 부분들은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을 통해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태양광 사업 비리에 대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윤 대통령은 여전히 검찰총장”이라고 비판했다.
▲ <이미지 출처=채널A 화면 캡처> |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30일 “대통령께서 너무 자상하시다”고 꼬집었다.
박 전 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애지중지 하신다고 법무장관 자택 더탐사 기자들 취재에 법적 책임 운운하셨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 자상하심이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요구하시는 이상민 장관 해임에도 적용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권력의 선택적 적용에 희생자들께서는 눈을 감을 수 없고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박 전 원장은 2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기자들의 공직자 자택 취재에 대해 “나도 수십 번 당했다”며 “한 장관이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했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옛날 대북 송금 특검 때는 우리 아파트 한 24세대 사는데 (기자들이) 집집마다 눌러서 ‘제 아내가 핸드백 뭐 들고 다니냐’ 이런 것도 묻고 이번에 국정원이 고발해서 검찰이 저희 집을 압수수색을 하는데 기자들이 와서 다 찍어가고 누르고 하지 않느냐”며 “기자가 본래 그런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김어준씨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조국 전 장관 때는 윤 대통령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김 씨는 “수많은 기자들이 몇날며칠을 진을 치고 있었고 조국 전 장관 현관 앞 뿐 아니라 딸이 혼자 사는 집에 밤늦게 기자들이 찾아가 벨을 눌렀다”면서 이같이 되짚었다.
김 씨는 “윤 대통령이 그때 검찰총장이었는데 이렇게 화를 냈는가, 안 냈지 않은가”라며 “지금 강경한 원칙, 수사를 얘기하는데 그때도 그렇게 할 수 있었는데 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냥 자기 식구들에게만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이라며 “공정과 상식이라는 말은 안했으면 좋겠다. 그냥 우린 편한테만 적용되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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