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영희 “닉슨 전격 하야는 위기 모면하려고 머리 쥐어짰던 거짓말 때문”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
국회부의장을 맡고 있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에 대해 23일 “딱히 그렇게 들리지는 않더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대통령이 바이든이 X팔리겠다고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현장에 없어서 동영상만 여러 차례 봤는데 그렇게 들리지는 않더라”고 답했다.
정 위원장은 “전부 해명을 들어봐야 되겠다. 도대체 어떻게 어떤 의도로 녹취됐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제 귀가 나쁜지 모르지만 아무리 여러 번 들어도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이 터진 후 대통령실은 15시간 만에 공식 해명을 내놨다. 김은혜 홍보수석비서관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야당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이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했다며 “다시 들어봐달라,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대통령실의 해명을 믿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우리 국회에서 1억 달러를 승인해줘야 하는데 과연 이게 어떻게 될까하는 우려를 (윤 대통령이)그냥 지나가면서 사적인 혼잣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이걸 키워서 해명문 내내 이야기를 하는 게 우리 국익 전체에 도움이 될 지 조금 숨 고르기를 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야당을 겨냥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윤 대통령 욕설’ 주장 당시에도 정 위원장은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정 위원장은 지난 14일 공개된 뉴시스·뉴스1·머니투데이 공동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을 ‘당 대표를 이 XX 저 XX하는 사람’이라고 칭한 것에 대해 “그건 이준석 전 대표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정 위원장은 “대통령이 사석에서 그런 언사를 했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다. 대통령이 함부로 언사를 남발하는 분이 아니다”며 “그런 얘기를 한 것 자체가 대통령에 대한 광장한 결례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보수 성향의 정치 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정진석 위원장의 해당 인터뷰를 되짚으며 “정 위원장은 스피커나 메신저로서 신뢰를 잃었다”고 했다.
장성철 소장은 22일 오후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이분의 여러 메시지나 워딩은 그냥 대통령을 무조건 감싸는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며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신뢰를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윤 대통령이 직접 정 위원장의 말이 틀렸음으로 보여준 건가’라는 질문에 장 소장은 “그렇네요”라고 했다.
▲ <이미지 출처=매일신문 홈페이지 캡처> |
그런가 하면 15시간만에 나온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노영희 변호사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떠올렸다.
노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닉슨 대통령이 전격 하야하게 된 계기는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있었던 도청사건 때문이 아니라 위기를 모면하려고 머리를 쥐어짰던 그의 거짓말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변호사는 “잘못된 행동으로 신의를 저버린 걸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하는 대신 국민을 기만하고 눈 가리고 아웅했던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넘어가 줄 거라는 착각에서 비롯한 뻔뻔함과 국민 기만을 더 이상 용인할 수 없었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했던 국민의 용단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 변호사는 “하루도 안 지나서 국민 네티즌들이 모든 주변 소음을 제거하고 음성추출해서 철저히 분석한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며 “사과하고 반성하면 될 일을 오히려 더 키우고야 말았다”고 했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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