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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현장 사진, ‘국정홍보 카드뉴스’에 쓴 대통령실

기사승인 2022.08.10  09: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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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티즌 “저 비참한 현장을 구경거리로 만드나?”…A양 생전 할머니에 보낸 문자엔

대통령실이 기록적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사고 현장 사진을 국정 홍보 목적의 카드뉴스에 사용해 비판을 받고 있다.

참사가 발생한 지난 8일 ‘재택 지시’ 비판을 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다음날인 9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집중호우 대처 관계기관 긴급 점검회의’와 국무회의를 연달아 주재한 뒤 반지하 주택에 살던 발달장애 가족의 침수 사망 사고 현장을 찾았다.

이날 오전 11시40분께 현장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반지하 창문 앞에 쪼그려 앉은 채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으로부터 관련 상황을 보고 받았다. 이 장면은 대통령실 국정 홍보 목적의 카드뉴스 배경으로 사용됐다.

같은 날 대통령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해당 장면을 배경으로 한 카드뉴스에는 “국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신속한 복구, 피해 지원과 아울러 주거 취약지역을 집중 점검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확실한 주거 안전 지원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습니다”라는 설명이 덧붙여져있다.

   
▲ 9일 대통령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국정 홍보 목적의 카드뉴스.

일부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사람이 죽었는데 저걸 포스터로 만든 거 제정신인가요? 미친 거 아닌가?(허**)”, “그 가족들에겐 힘들고 아픈 공간일 텐데 이걸 이렇게 쓰는구나. 아. 진짜 너무했다. 이건 그 아픔을 전혀 공감을 못하고 있잖아. 사건사고 현장에 가서 사진 찍고 오는 거랑 뭐가 다릅니까?(Eun*** ****)”,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 돌아가신 분들의 안전은 최우선이 아니었나봐? 꼭 이 사진을 써야만 했냐? 발상이 참으로 얄팍하고 역겹네 진짜(*유)”, “사고 현장을 직접 보면서도 고인 분들께서 왜 대피가 안 됐는지 이해를 못 하는 사진을 이렇게도 쓰는 군요(Jee** ***)”, “세상에나! 저 비참한 현장을 구경거리로 만드시네요. 당장 사진 내리시길..(Jong*** ***)” 등의 반응을 보였다.

10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 참변을 당한 A양(13)은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에게 “할미 병원에서 산책이라두 하시면서 밥도 드시고 건강 챙기시구요. 기도도 많이 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계세요!” 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날 오전 조직검사를 위해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기에 할머니 이모(72)씨는 참사를 면했지만, 이 씨를 병원에 바래다주고 돌아온 이 씨의 발달장애가 있는 큰딸(48)과 작은딸(47), 그리고 손녀 A양은 갑자기 집안에 들이닥친 물살을 피하지 못했다.

이 씨의 작은 딸은 면세점 협력업체 소속 현장 판매직 노동자로, 사망하기 전에는 노조 전임자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둘째 아이가 내 병원 일정에 맞춰 하필 이날 휴가를 냈다”며 “병원에 입원하지만 않았어도 얘는 (회사에 있어) 살았을 텐데 난 엄마도 아니다”라고 자책했다.

작은 딸은 그날 밤 8시37분 쯤 엄마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물살에 (열려있던) 현관문이 닫혀버렸는데 수압 때문에 안 열려”라는 말과 함께 울먹였다. 그것이 이 씨가 들은 작은 딸의 마지막 목소리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피해 가족의 사정을 듣고선 “(8일) 어제 여기가 밤부터 수위가 많이 올라왔구나. 그런데 여기 있는 분들은 어떻게 대피가 안 됐나 보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물이 올라온 것이 한 시간도 안 걸렸다고..”라고 묻자, 한 주민은 “한 시간이 뭐냐. 15분도 안 걸렸다. 저쪽(집)은 아빠가 와서 주차장 쪽에서 방충망을 뜯었는데 여기(피해 가정)는 뜯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제공=뉴시스>

그리고 지하 1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일부 내려가다 가득 찬 흙탕물 때문에 돌아선 윤 대통령은 “하천 관리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하라도 고지대는 괜찮은데 자체가 저지대이다 보니, 도림천 범람하면 수위가 올라가 직격탄을 맞는구나”라며 “제가 사는 서초동 아파트는 언덕에 있는데도 1층이 침수될 정도였다. 퇴근하면서 보니 벌써 다른 아래쪽 아파트들은 침수가 시작되더라”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언론이 윤 대통령이 살고 있는 서초 아크로비스타의 엘리베이터에 물이 쏟아지고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발 침수 영상을 보도했지만, 아크로비스타 관리사무실 관계자는 9일 오마이뉴스에 “(영상 속 엘리베이터는)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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