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제규 “‘검찰 하나회’ 부활했는데…수사·기소분리 총궐기했던 검사들 다 어디갔나”
정부 요직에 이어 검찰 ‘빅4’로 불리는 자리에도 ‘윤석열 사단’이 전면 배치되자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언론의 비판이 나왔다. (☞ 관련기사 : 검찰총장 공석 46일 째…한동훈, 또 대규모 인사 단행)
동아일보는 23자 “한 법무, 총장도 없이 또 대규모 檢 인사… 너무 나간 것 아닌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인사를 포함해 새 정부의 검사장 승진자 17명 중 10명 이상이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검찰총장이 부재중인 상황에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을 50일 가까이 미루고 법무부 장관이 두 차례 인사를 강행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법무부는 ‘총장 직무대리 의견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했지만 총장 없는 검찰 인사를 정례적으로 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라고 비판했다.
동아는 “대검 참모에 대한 인사 의견조차 낼 수 없는 차기 총장이 제대로 검찰을 운영할 수 있겠냐”며 “법무부가 고위공직자 검증 업무까지 맡고 있어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1인 3역을 맡고 있다’는 비판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르면 다음 주 단행될 검찰 중간간부 인사 이후에는 전 정부를 향한 검찰수사 속도가 더 빨라질 텐데 ‘윤 사단’이 수사를 주도하면 보복수사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며 “그런데도 두 차례 검찰 인사로 대검의 차장검사와 반부패강력부장, 공공수사부장, 형사부장 등 수사 지휘 라인을 ‘윤 사단’으로 채웠다. 수사 중립 논란은 앞으로 개의치 않겠다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이자 국민에 대한 봉사자다. 검찰 인사의 원칙은 권력층과의 친소 관계가 아니라 업무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검사를 배치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윤 대통령, 한 장관과의 근무 연에 따라 정해지는 검찰 인사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3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그런가 하면 시사인 고제규 기자는 이날 SNS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뒤 검찰총장 인선을 미루고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대대적으로 검찰 인사를 했다면? 총장 공석 상태에서 이른바 ‘OOO 사단’을 대검부터 서울중앙지검 등 주요 보직에 앉혔다면?”이라는 물음표를 찍은 뒤 “아마 검찰 내부 통신망에 검사들이 전무후무하다며 들고 일어났을 것이고 보수언론은 법치가 무너졌다며 지금의 우려 톤보다 더 강한 규탄을 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고 기자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 공석 상태에서 전국 검찰 인사를 주도하고 있다”고 짚고는 “이렇게 되면 주요 보직을 꿰찬 윤석열 사단이 나중에 검찰총장으로 누가 오더라도, 자신을 그 자리에 앉혀 준 한동훈 ‘법무총장’에게 충성하게 되어 있다. 한 법무총장에게 수시로 비공식 수사 보고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총장 공석 인사로 사실상 한동훈은 밤의 편집장에 이어 밤의 총장이 되었다”며 “검찰총장 공석 상태에서 특정인과 근무연을 가진 OOO사단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는 노골적인 인사는 군사정부 이후 민주정부 하에서 전무후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 하나회’가 부활했다. 그런데도 검찰 내부 통신망에 한마디 비판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며 “수사권 기소권 분리에 총궐기했던 정의로운 검사들은 다 어디갔나”라고 꼬집었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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