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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출연자, ‘北 방사포 발사’ 정부 따라 입장 뒤집기

기사승인 2022.06.18  09: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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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때 “안보 위협”→ 윤석열 정부 때 “무조건 비상대기?”

6월 12일 오전, 북한이 서해상에 방사포 5발을 발사했습니다. 다른 경로를 통해 첩보를 입수한 언론 문의가 이어지자 합동참모본부는 마지막 발사 10시간이 지나서야 그 사실을 공개했는데요. 종편 시사대담프로그램도 북한의 도발과 윤석열 대통령 대응을 관심 있게 전했습니다. 그런데 채널A <뉴스TOP10>의 경우 출연자가 문재인 정부 때와 달라진 입장을 보이면서 의아함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방사포 발사 ‘지각 공개 논란’ 이유는?

6월 12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영화 <브로커> 관람 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칸영화제 수상자와 영화계 관계자를 초청해 비공개 만찬을 진행했습니다. 언론은 북한 도발 당일, 대통령 부부가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인 초청 만찬을 한 게 적절한지 논란이 인다고 전하면서 합참이 방사포 발사를 뒤늦게 공개한 게 대통령 부부의 영화 관람 및 영화인 초청 만찬 일정과 맞물렸기 때문 아니냐며 의구심을 제기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밤 11시경 입장을 내고 “통상 오늘처럼 사거리가 짧고 고도가 낮은 재래식 방사포의 경우 관련 사실을 수시로 공개하지 않았다”, “오늘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국가안보실에서 기민하게 대응했으나 즉각 발표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튿날(13일) 윤 대통령도 “방사포가 미사일에 준하는 것이면 거기에 따라 조치한다”, “어제 방사포는 미사일에 준한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 필요한 대응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시절 “방사포는 남북군사합의 위반”

합참은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방사포 기종에 대해 구경 300mm 미만으로 유도기능 없는 122mm 또는 240mm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탄도미사일의 경우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기 때문에 바로 공지하지만, 방사포의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아 별도로 공지해 오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합참 관계자 설명대로 그간 300mm 이상의 유도기능이 있는 신형 대구경 방사포의 경우 탄도미사일에 준하는 것으로 간주해 발사 사실을 공개했지만 유도기능이 없는 재래식 방사포의 경우엔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3월 20일에는 달랐는데요. 당일 오전 북한이 서해상에 방사포 4발을 발사했고, 합참은 구경 300mm 미만의 유도기능이 없는 122mm 또는 240mm 방사포로 추정하면서도 발사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당시 윤석열 당선자는 3월 22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간사단 회의에서 북한의 방사포 발사에 대해 ‘명백한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말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욱 국방부장관이 “9‧19 합의는 ‘해상완충구역’만 포함”되는데, “(이번엔) 합의 지역보다 훨씬 북쪽에서 발사”돼 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반박했는데요. 김은혜 당시 대통령당선자 대변인은 “9‧19 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단정하는 것은 북한 감싸기”라며 재반박했습니다.

전문가 “긴장 높아진 상황, 방사포 발사 즉각 공개해야”

이처럼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재래식 방사포 발사에도 엄중한 안보의식을 보여왔지만, 6월 13일엔 발사 사실을 보고받고도 영화 관람과 영화인 초청 만찬 일정을 그대로 소화하면서 당선자 시절과 달라진 입장을 보였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발사한 방사포가 미사일에 준한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에 맞게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전문가 의견은 다른데요. 국민일보 <‘북 방사포 쏜 날 영화관람’ 지적에…윤 “미사일에 준하지 않아”>(6월 14일 김영선‧정우진‧신용일 기자)에 따르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방사포는 대남용”으로 “핵실험 시기를 저울질하는 동안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목적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아직 핵실험을 하지 않아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진 상황이라는 측면에서 정부가 방사포 발사 사실을 즉각 공개하고 대응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요즘 같이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정밀 타격 능력이 떨어지는 재래식 방사포라고 하더라도 정부가 발사 사실을 국민에게 즉각 공개해야 한다는 점을 짚은 것입니다.

방사포 입장 뒤집기 “안보에 위협”→“북한 행동하면 무조건 비상대기?”

채널A <뉴스TOP10>(6월 13일)에서는 북한 도발에 대해 과거와 달라진 출연자 발언이 등장해 의아함을 자아냈습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의 발언이었는데요.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 대통령이 지금 북한의 방사포를 봤는데 영화를 보느냐, 저는 이 비판은 온당치 않다고 봅니다. 대통령이 챙겨야 될 일은 어마어마하게 많죠. 자, 그러면 대통령이 이 영화를 보신 행위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영화,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탔고. (중략) 지금 이제 코로나가 풀리면서 영화 극장들이 많은 관객들이 몰리고 있어요. 거기에 대통령이 함께한다는 것 자체는 영화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상당히 필요한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자, 대통령이 뭐, 북한이 조금만 행동하면 무조건 대통령이 대통령실 가서 비상대기하고 있어야 됩니까?

   
▲ 방사포에 대한 입장 달라진 이현종 논설위원(6/13)

이현종 논설위원은 북한 도발 이후 대통령의 영화 관람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온당치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코로나 방역수칙 완화로 극장에 많은 관객이 몰리는데 “거기에 대통령이 함께한다는 것 자체는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상당히 필요한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이현종 논설위원은 “북한이 조금만 행동하면 무조건 대통령이 대통령실 가서 비상대기하고 있어야 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이현종 논설위원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 최근에 북한이 보면, 뭐, 중단거리, 단거리 미사일, 그다음에 이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지금 발사를 준비하고 있지 않습니까? 근데 특히 이 방사포 같은 경우는 안보에 아주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방사포 같은 경우는 사실 이게 뭐 요격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바로 지금 쏠 경우에 첫째 우리나라 서울까지도 바로 올 수 있는 그런 아주 위협적인 거거든요. (중략) (윤석열 당선자가) 바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 방사포가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고 발언한 이현종 논설위원(3/22)

3월 22일 채널A <뉴스TOP10>은 이틀 전인 3월 20일 북한의 방사포 발사에 대해 윤석열 당선자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우려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요. 이현종 논설위원은 “방사포 같은 경우는 안보에 아주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것”, “지금 쏠 경우에 첫째 우리나라 서울까지도 바로 올 수 있는 그런 아주 위협적인 것”이라며 윤 당선자 발언과 맥을 같이 했습니다. 그때 3월 20일과 지금 6월 12일 방사포 발사를 비교하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이현종 논설위원의 입장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영화인 초청 입장 뒤집기 “청와대 정무기능 마비→“이런 일정은 강행”

이현종 논설위원의 달라진 입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채널A <뉴스TOP10>(6월 13일)에서 북한 도발 이후 대통령의 영화 관람뿐 아니라, 영화인 초청 만찬을 두고도 적절한지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 우리가 이제 이런 문제를 놓고 너무 또 대통령이 사실은 뭐, 모든 분야를 다 챙겨야 되기 때문에 이게 사실 어떤 위중한 상황이나 이런 것들이 없다고 한다면 저는 이런 뭐, 이런 일정들은 강행해야 된다고 보는데요. (중략) 특히 윤석열 대통령 같은 경우는 지금 굉장히 일상적인 일반인과 똑같은 대통령의 행보를 지금 추구를 하거든요. 특히 주말 같은 경우는 보면 친근하게 대통령이 예전에 했던, 일반인으로 했던 그런 행보들 다 하지 않습니까? (중략) 그런 면에서 종합적으로 아마 이런 부분들은 검토를 해야 되는 사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 영화인 초청 만찬에 대한 입장 달라진 이현종 논설위원(6/13)

이현종 논설위원은 “대통령이 모든 분야를 다 챙겨야 되기 때문에”, “위중한 상황이나 이런 것들이 없다고 한다면 이런 일정들은(영화인 초청 만찬은) 강행해야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같은 경우는 지금 굉장히 일상적인 일반인과 똑같은 대통령의 행보를 추구”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현종 논설위원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 이게 정무라는 게 있습니다. 정무적 판단이라는 게 있어요. 그거 왜 하겠습니까. 뭐냐면 국민들의 지금 현재 상황, 국민들의 정서, 이런 걸 판단해서 대통령이 어떤 행보나 이런 걸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저는 이걸 보면서 ‘아, 청와대 정무기능이 완전히 지금 마비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어요. (중략) 물론 (영화 <기생충>이) 큰일을 했죠. 그러면 나중에 밥 사도 됩니다. 지금 급한 게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지금 뭔가 대통령이 해야 될 일, 대통령이 메시지를 보내야 될 일, 자, 저런 상황에서 저런 모습들을 내보내게 한다는 것, 저는요, 굉장히 청와대 참모들이 정말 아무 생각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중략) 도대체 저는 청와대 비서관들이 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영화인 초청 오찬 비판했던 이현종 논설위원(2020/2/21)

2020년 2월 21일 채널A <뉴스TOP10>은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고 첫 사망자까지 발생한 가운데, 청와대가 칸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 <기생충>팀 초청 오찬을 해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현종 논설위원은 청와대의 영화인 초청 오찬에 대해 “청와대 정무기능이 완전히 마비”, “청와대 참모들이 정말 아무 생각이 없다”, “청와대 비서관들이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 방사포에 대한 입장이 달라지면서 이번엔 윤석열 정부의 영화인 초청 만찬은 강행해야 된다고 주장했지만, 과거 문재인 정부의 영화인 초청 오찬에 대해서는 나중에 해도 될 일이라며 혹평했는데요. 결국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가 마주한 각각 위기상황의 경중을 달리 판단하면서 같은 영화인 초청을 두고도 다른 입장을 보인 것입니다. 위기상황의 경중을 달리 판단한 데는 북한 방사포에 대한 입장 변화가 큰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정부 따라 달라진 입장, 시청자는 혼란

종편 시사대담프로그램의 대부분은 출연자 발언으로 채워집니다. 그만큼 시사대담에서 출연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큽니다. 소속 정당이나 언론사 등에 따라 진보, 보수, 중도 등 정치성향을 나타낼 순 있지만, 발언만큼은 객관적이고 일관된 기조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처럼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시기에 따라 입장을 달리한다면 시청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6월 13일 JTBC <정치부회의>,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채널A <뉴스TOP10>, MBN <뉴스와이드>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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