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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딸 습작’이라더니…하버드 공모전 주제와 일치

기사승인 2022.05.14  11: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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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회 소장 “불법만 아니면 상관없다? 법 기술자들의 변명, 정말 듣기 싫다”

‘습작 수준’이라던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논문들이 미국 하버드대 국제경제학 에세이 공모전의 2021년 주제와 일치한다고 13일 한겨레가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지난해 10월17일 2021년 공모전 주제로 ‘국가부채’,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친 영향’, ‘셔먼법(반독점법)’, ‘암호화폐’ 4가지를 공고했고, 응모자는 하나의 주제를 선택해 에세이를 작성한 뒤 12월31일까지 제출해야 했다. 이 대회는 사전에 다른 곳에 출판‧게재한 글은 공모전에 제출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 관련기사: “한동훈 딸, 고1때 논문 6개 작성 영어전자책 4권 출판”

한겨레는 공모전 주최 측에 메일을 보내 한 후보자의 딸이 해당 공모전에 출품했는지 물었고, ‘한OO이라는 이름의 학생이 암호화폐를 주제로 에세이를 제출했다’는 답을 받았다. 한 후보자의 딸은 올해 3월 발표한 수상자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한 후보자의 딸은 또한 지난해 11~12월 ‘약탈적 학술지’로 알려진 ‘ABC Research Alert’에 논문 3편을 게재했는데, ‘국가부채’(11월26일), ‘셔먼법’(11월27일)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친 영향’(12월11일)을 다룬 것으로, 하버드 공모전 주제와 일치했다”면서 “다만 코로나19 관련 주제는 2020년에도 같은 대회 주제로 유사하게 출제된 바 있”어, “이를 고려하면 3편의 글을 준비했다가 이중 한편만 대회에 내고 나머지는 ‘ABC Research Alert’에 실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자는 앞서 <한겨레>가 ‘한동훈 딸, 고1 때 두 달간 논문 5개‧전자책 4권 썼다’고 보도한 이후 ‘2019, 2020, 2021년 3년에 걸쳐 작성한 글을 모아 2021년 11월 이후 한꺼번에 올린 것’이라고 했는데, 하버드 공모전에 대비해 논문을 작성한 정황엔 부합하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앞서 한동훈 후보자는 지난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딸의 논문 표절‧대필 등 ‘허위 스펙 쌓기’ 의혹 관련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의 ‘업무방해죄 등 수사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습작 수준의 글을 올린 것을 가지고 수사까지 말하는 건 과하다”고 했다.

관련해 박용현 한겨레 논설위원은 14일 “한동훈의 ’아이비캐슬’? ‘부적격 이유’ 조목조목 따져봤다”는 제목의 <논썰> 코너에서 “하버드대 공모전이 한국의 여러 유학원에서 미국 대학 입시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소개되는 점에 비춰 대입용 스펙쌓기라는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고 짚었다.

박 위원은 “이렇게 많은 논문과 전자책을 무리한 방식으로 출간했는데도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고, 본인이 학습한 과정을 아카이브 형식으로 보존한 것’이라는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변칙적 스펙쌓기는 입시의 공정성을 해치는 반사회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은 “그러나 한 후보자 ‘스펙쌓기용 아니냐’는 너무나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의심을 부정하며, 불법이나 위법이 드러나지 않으면 문제될 게 없다는 식”이라며 “인사청문회는 법적인 차원뿐 아니라 도덕‧윤리적 결격사유까지 검증하는 장이다. 국민들의 박탈감은 안중에 없이 ‘불법이 있었는지 밝혀보라’며 당당해하는 한 후보자나, ‘청문회에 한방이 없었다’며 희희낙락하는 국민의힘이나 참 후안무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일갈했다.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김성회 소장은 한겨레 기사를 SNS에 공유하고는 “이건 딸의 문제가 아니”라며 “일단 거짓말해서 덮고 보자는 한동훈 후보의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버드 공모전과 같은 주제 글을 내놓고 습작이라고? 불법만 아니면 상관없다는 투의 법 기술자들의 변명, 정말 듣기 싫다”고 꼬집었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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