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김건희 보도’에 나경원 “저급한 선거”…1면 톱은 한겨레뿐

기사승인 2022.01.17  12:45:02

default_news_ad1

- [하성태의 와이드뷰]‘1억 운운’ 기자 회유와 70여명 언론인 출신 ‘尹 캠프행’

“저는 선거가 왜 이렇게 좀 저급하게 가나? 하는 그런 안타까움이 있어요. 이번 선거 처음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어떻게 보면 가십성 기사들, 가십성의 어떤 이슈들이 계속 몰려가는 그런 형국이었거든요. 사실 후보자 본인에 대한 검증, 이런 부분은 어디로 가버리고 후보자 배우자에 대한 각종 의혹으로 시작한 이런 가십성 선거가 언제까지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참 일종의 정치 공작성 녹음이었고, 또 그것을 공중파인 MBC가 보도했다. 이거는 뭐 언론의 자유, 공인으로서의 검증, 국민의 알 권리 이런 것을 내세운 일종의 ‘저급한 공작이다’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참 안타깝고, 또 MBC가 한 번 더 보도한다고 하니 참 MBC가 공중파로서의 책무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하는 부분 아닌가? 라는 부분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17일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한 나경원 전 의원의 MBC <스트레이트> ‘김건희는 왜?’편 시청평 중 일부다. 나 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재명 후보에 대해선 왜 검증 안 하느냐? 이야기하는데 여러 가지 이재명 후보와 관련된 본인 검증 부분, 대장동 사건 이런 걸 가리다 보니까 이게 좀 비정상적인 가십성 선거 운동으로 간다”며 MBC가 서울의소리가 확보한 녹취 파일을 보도한데 대해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 <이미지 출처=MBC '스트레이트' 방송 영상 캡처>

윤석열 캠프 측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윤희석 국민의힘 선대본 상임공보특보는 “이 방송을 왜 했나 이런 이유를 MBC에 묻고 싶어요”라며 보도 자체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저희 입장에서 볼 때 사적 대화를 장기간 녹음한 걸 공영방송에서 틀어준다, 너무 오래된 대화고 자주 얘기했기 때문에 당사자조차도 대화 내용을 다 떠올리지 못할 정도였는데 그걸 다 튼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서 공익적 관점에서 생각할 부분이 있다면 모를까, 역시나 어제 방송에서 그런 게 하나도 없었잖아요. 그래서 이러라고 공영방송이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이런 차원의 대응이었다고 보시면 돼요.”

하지만 이러한 총평과 달리 MBC 보도 등으로 제기된 개별 의혹들에 대해서 윤 특보가 시원한 대답을 내놓은 것은 아니었다.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이나 무속인의 캠프 참여 등에 대해 두루뭉술한 답으로 일관한 윤 특보는 향후 대응에 대해선 “법적으로 제재할 수 없으니까 들으시는 분은 관심 있어서 들으실 거고, 들으신 다음에 판단은 합리적으로 다 하실 수준의 국민의식 수준이라고 봅니다”라고 답했다. 

공감한다. 유력 대선후보 부인이 수개월 간 정치영역에 대해 견해를 밝힌 ‘김건희 녹취록’의 파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린 문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해석의 영역은 다를 수 있다. 언론들이 녹취록을 어떻게 해석하고 얼마나 보도하느냐에 따라 여론의 향배도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7일 언론들이 바라 본 ‘김건희 녹취록’ 파장은 어땠을까. 

한겨레는 “충격적”, 조선일보는 “정치공작” 

“나아가 윤 후보 캠프에서 아무런 직책도 맡지 않고 있는 김씨가 무슨 자격으로 선거 캠프 인사에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는지도 명확히 가려져야 한다. 국민들은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가 장막 뒤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조종한 국정농단의 실상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김씨는 윤 후보의 검찰총장직 사퇴와 대선 출마, 선거 운동 전반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해온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와 윤 후보가 이 문제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할 경우, 만약 김씨가 대통령 부인이 된다면 국정에 사사로이 개입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구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17일자 한겨레 <김건희 육성으로 드러난 부적절한 ‘선거운동 관여’> 사설 중 일부다. 이날 주요 일간지들이 녹취록 관련 사설을 쏟아낸 가운데 “충격적이다”란 표현과 같이 가장 높은 수위로 김씨를 비판한 것이 바로 한겨레였다. 이날 자체 입수한 녹취록을 바탕으로 1면 톱기사 <김건희 "캠프로 와..내가 시키는 거 해야지">를 쓴 유일한 일간지 역시 한겨레였다.  

반면 조선일보는 때 아닌 정치공작설과 양비론에 몰두했다. <본질 사라지고 가십성 공방이 판치는 이상한 대선>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그런데 지금 여야의 선거전에선 국가적 이슈가 실종되고 세금 퍼주기 포퓰리즘이나 가십성 사안을 둘러싼 상호 비방만 보인다. 본질은 사라지고 말초적 논란이 판치는 ‘이상한’ 선거 판이 되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김씨 발언이 녹취되고 보도되는 과정에선 정치 공작 냄새가 풍긴다. 이씨는 정치적 조언을 다 해줄 것처럼 접근한 뒤 사적 대화까지 모두 녹음했다. 그 내용은 파일로 만들어져 친여 매체와 방송사에 전달됐다. 

취재·보도를 할 때는 취지를 상대방에게 알려야 하는데 기본적 언론 윤리도 무시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MBC 보도가 나기도 전에 ‘본방 사수’ ‘시청률을 높이자’고 했다. 선관위 허가에도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파일은 보도해서 안 된다던 민주당이 상대 후보 아내의 사적 발언에 대해선 대선 이슈로 띄우겠다며 선동하고 있다.”

‘김건희 녹취록’ 일간지 보도 어땠는지 확인하니 

그렇다면 다른 일간지들의 스탠스는 어땠을까. 다수 일간지들이 해당 기사를 1면 톱은커녕 정치면 기사로 배치했다. 사설 또한 자사의 관점이 충실히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윤희석 특보의 말마따나 그 판단은 국민들과 독자들에게 맡기는 걸로 충분할까. 실제 다수 일간지들의 제목도 그 판단을 국민들에게 떠넘기고 있었고, 일부는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김건희 한심한 행태와 ‘정치 공작’ 위험성>(문화일보)
<공개된 김건희 통화 녹취록, 판단은 국민 몫>(헤럴드경제)
<빈 수레처럼 요란만 했던 ‘김건희 녹취록’ 보도>(서울신문)
<김건희 통화 방송, 유권자가 판단해야>(한국일보)
<‘김건희 녹취록’ 대결, 어디까지 추해질 건가>(중앙일보)

김건희 녹취록에 대한 일간지들의 이러한 반응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그에 대한 단초는 지난 4일 미디어오늘 <윤석열 캠프행 언론인 출신만 70명 넘어> 기사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 <이미지 출처=미디어오늘 홈페이지 캡처>

소셜 미디어 상에선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를 회유하며 ‘캠프행’에 1억을 제시했던 녹취록 속 김건희씨 발언이 회자되는 가운데 특히 방송‧언론인 출신들의 윤석열 캠프행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디어오늘 집계에 따르면, 윤 후보가 영입한 언론·방송인은 총 73명에 달한다고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동훈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캠프 첫 인선으로 영입하면서 지난해 6월 정치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캠프와 국민의힘 선대위를 거치며 수많은 전직 언론인을 영입했다. 이에 4일 현재까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영입한 언론인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봤다. 

언론인 출신이지만 이미 국회의원 등에 입문해 정치인으로도 이름이 알려진 인사는 제외했다. 윤 후보의 정치행보로 정치권에 본격 발을 디딘 인사, 캠프나 선대위가 언론·방송 이력을 주요경력으로 발표한 인선을 중심으로 추리면, 윤 후보가 영입한 언론·방송인은 73명으로 나타났다.”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ad44
default_news_ad3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ad41
ad37
default_side_ad2
ad38
ad34
ad39

고발TV

0 1 2 3
set_tv
default_side_ad3
ad35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