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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도 우려하는 尹 폭주, ‘지지율 하락’ 아닌 철학 문제

기사승인 2021.12.30  11: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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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이은 폭언에 여야 모두 우려·비판…단일화 대상 安 지지율 상승 ‘아이러니’

“윤석열에 대한 분석 결과는 윤 후보의 리더십 캐릭터가 응징에 가까움을 시사한다. 누군가를 응징함으로써 권위를 세우고자 하는 것인데, 대내적으론 정적이, 대외적으로는 북한이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려되는 부분은 응징을 표현하는 키워드가 ‘조치’라는 것이다.” 

시사주간지 시사IN 제746호 <윤석열의 말 분석하니 ‘응징의 리더십’ 보인다> 기사에서 데이터 기반 전략 컨설팅 기업인 아르스 프락시아 김도훈 대표가 한 ‘윤석열 리더십’에 대한  평가다. 

   
▲ <이미지 출처=시사인 홈페이지 캡처>

시사IN은 “2021년 9월16일~10월31일의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TV 토론이 16차례 열렸다. 이 토론에서 윤석열 후보가 내놓은 발언 전체를 분석해서 그의 생각을 엿보았다”며 위와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거래의 리더십’으로 요약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비교해 윤 후보의 리더십을 집약하면 “‘조치-정권-수사-법치’와 ‘필요-핵 보유(핵 공유)-해결-북한’의 의미 덩어리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치’는 법과 행정의 용어인데, 표면적으로는 ‘사심과 감정이 배제된 객관적인 행위’라는 뉘앙스를 갖고 있다. 그러나 뒤집어보면 ‘조치’가 권력을 가진 개인의 사심과 의도를 정당화하는 용어가 될 수도 있다. 응보의 대상(정적, 북한)이 검찰 등의 법 집행자들이 설정한 제도적 틀 안에서 일방적으로 재단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와 외교에 적절한 개념일지도 의문시된다.” (김도훈 대표)

보복-복수와 연결 지을 수 있는 이 응징이란 개념은 시사IN의 분석대로 ‘정권’을 잡은 이후 ‘법치’를 가장한 ‘수사’를 동원한 ‘조치’를 통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소름끼친다. 기존 권위주의 정권이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국정원과 군 기무사 등을 동원했다면 암묵적으로 ‘검찰당’을 표방하는 윤석열 후보의 경우 검찰권을 통한 ‘조치’를 ‘법치’로 둔갑시키고 정당화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꼬집은 대로 그 리더십이 “정치와 외교에 적절한 개념일지도 의문시” 된다. 지난 28일 윤 후보가 주한미상공회의소 간담회에 참석해 한 “중국 사람들, 중국 청년 대부분이 한국을 싫어한다”와 같은 반중 발언이 그 단초라 할 만하다. 

윤 후보는 마치 그 ‘응징의 리더십’을 확인시켜주려는 듯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29일 경북 지역을 찾은 윤 후보가 쏟아낸 폭언들의 경우 대선후보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 믿겨지지 않는 수위였다. 뜯어보면, 김건희씨의 대국민 사과 전후 폭락한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처사라 이해해도 납득하기 힘든 수준이 아닐 수 없었다. 

하필 TK 찾은 윤석열의 선 넘은 폭주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 야당 대선후보까지 사찰하는 ‘문재명’ 집권세력에 맞서 정권 교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범죄자로 확정된 이재명 후보 같은) 이런 사람하고 국민 여러분 보는 데서 토론을 해야 되겠습니까. 어이가 없습니다. 정말 같잖습니다.”

“제가 볼 때 대선도 필요 없고 이제 곱게 정권을 내놓고 물러가는 게 정답(입니다...) 무식한 3류 바보들을 데려다가 정치를 해서 나라 경제와 외교·안보를 전부 망쳐놓고 그 무능을 넘어서서 이제는 사찰까지 합니다.”

“국민 자산 뺏고 세금 약탈하고 자기들끼리 갈라먹고 또 거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반대편은 소위 대깨문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동원해 인격말살을 하고 머리를 들 수 없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29일 1박 2일 일정으로 TK 지역을 방문한 윤 후보가 연설 및 페이스북 글 등을 통해 쏟아낸 발언들이다. 특히 국민의힘 경북 선대위 발족식 연단에 선 윤 후보는 당원 및 지지자들 앞에서 연단을 내리치는 등 전례 없는 강한 언사를 앞세워 정권 비판에 날을 세웠다. 

그 과정에서 ‘무식한 3류 바보’나 ‘같잖다’와 품격 떨어지는 표현이 횡행했고, 현 정권을 ‘좌익, 혁명이념, 그리고 북한 주체사상 이론의 학습자’로 매도하는 색깔론을 내세웠다. 하루 전날 ‘범죄자로 확정된 이와 어떻게 토론을 하느냐’는 발언을 이어가는 동시에 발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것이다. 이를 두고 여야 할 것 없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대표적인 야당 인사였다.   

“내게 가장 큰 부담은 선거에서 지는 것이다. 내가 이러는 것은 이기기 위한 방향을 끝까지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 상태로 가면 이회창 총재가 2002년 대선에서 졌을 때와 비슷한 모습이 될까 걱정이다. 당시엔 ‘이 총재에 비해 스펙이 떨어지는 후보(노무현 전 대통령)가 상대가 되겠느냐’고 했지만 그게 독이 됐다. 

지금도 똑같다. 윤 후보가 '범죄자와 어떻게 토론할 수 있느냐'고 했는데, 그건 우리 인식이다. 범죄자든 뭐든 상대 당 당원과 상당수 국민이 대통령 후보로 인정하고 우리 후보에 못지 않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면, 윤 후보는 그 발언만으로 이 후보 지지자들을 무시하는 셈이다. 그런 태도 하나 하나가 중도층에 영향을 주고 있다.” (30일 한국일보, 이준석 인터뷰 <“선대위, 전략 없어... 2002년 대선 패배처럼 될까 걱정”>)

   
▲ <이미지 출처=한국일보 홈페이지 캡처>

오죽했으면, 윤석열 폭주에 진중권마저 우려

“표적수사 전공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권위주의 정권 하 공안검사, 극우 유튜버, 태극기부대 등을 다 합친 사고와 행동거지를 가진 대선 후보.” (29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 페이스북글)

“사과도 필요 없고 토론도 필요 없고 당대표도 필요 없고 대선도 필요 없고 외교도 필요 없고 안보도 필요 없고 통일도 필요 없고 평화도 필요 없고 상식도 필요 없고 공정도 필요 없고 부적이랑 정치검사만 늘 필요 하고.” (29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페이스북글)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서 한 ‘수사과정에서 자살하는 사람’ 발언(☞관련기사 :尹 “수사 과정에서 자살?”…秋 “인권침해를 수사기술로 여겨”)을 포함해 이처럼 윤 후보의 연이은 폭언에 대해 갖가지 비판이 잇따르는 중이다. 

평소 ‘기승전 반문’에 ‘올인’했던 윤 후보가 폭락 중인 지지율에 따른 반대급부로 거친 언사를 넘어 폭언을 일삼는 것은 윤 후보 입장에선 쉽고 자연스런 선택일 수 있다. 예정된 일정일 수 있지만, 김건희씨 대국민 사과 직후 자신의 지지 기반인 TK를 찾은 것 자체가 얼마나 게으른 선택인가. 

하지만 대선후보로서의 품격을 잃은 이 같은 폭언을 지지율 폭락에서 비롯된 갑작스런 변신으로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앞서 소개한 ‘응징의 리더십’에서 볼 수 있듯, 그리고 1일 1망언이 실언이 아닌 후보 본인 철학이었다는 점에서 TK를 찾은 윤 후보의 폭언 역시 평소 소신의 발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윤 후보에게 실망한 청년층과 중도층들이 야권 단일화 대상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율을 올려주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고.  

오죽했으면, ‘윤석열 바라기’를 자처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마저 29일 자신이 출연 중인 라디오 방송에서 윤 후보의 ‘이재명 중범죄자’ 발언에 “정치에도 금도라는 게 있는데 상대 후보에 대한 예의는 아니다”라며 “딱 보면 지지율이 역전됐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꼬집었을까.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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