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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도 2위’ 유재석, 텃세 부리는 언론인들 안 부끄럽나

기사승인 2021.09.23  17: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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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들 아무리 불신해도 꿈쩍이나 할까…‘언론중재법’ 논란이 입증

   
▲ 방송인 유재석씨가 지난 5월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TV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있는 모습. <사진=백상예술대상 사무국 제공, 뉴시스>

”제가 좀 질문을 해 볼게요 텃새는 없나요? 언론인.. 원래 손석희 아나운서였을 때도 방송국 내부에서 묘한 위계가 있더라고요 기자는 자기 스스로 기자를 만드는 언론인 하지만 아나운서는 방송인... 약간 묘한 내부의 기류도 있었는데.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어준 진행자가 언론인으로 다들 내외적으로 인정을 받습니다만 언론고시를 치룬 것도 아니고 말하자면 기자 직함을 달았던 것도 아니고 그런 점에서 또 외부에서 굉장한 인기를 받아서 오히려 소위 말하는 진보 미디어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거꾸로 들어온 경우이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은 레거시 미디어에 있는 분들이 텃새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우리 쪽 사람 아니야 이거는 없는 걸까요?“

지난 2일 TBS가 유튜브로 생중계한 방송의날 특집 <TBS 시민포럼> ‘내 손안의 광장, 댓글RUN’의 사회자인 강유정 강남대 교수가 물었다. ‘한국사회는 뉴스공장을 어떻게 소비하나’란 주제로 진행된 해당 토론의 발제자는 뉴스톱 김준일 대표와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유경한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등이었다. 

현직 기자 및 언론계 인사에게 강 교수가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 셈이다. 이에 대해 김준일 대표는 “텃새가 없다고 볼 수 없습니다”라고 인정한 뒤 기자 중심의 언론계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김 대표는 방송인 김어준이 지닌 편파성을 지적하기 위해 이어간 설명이었지만 그 텃세가 작동하는 언론계 분위기만큼은 생생하게 전달되고도 남았다.   

“(...) 방송국에 9시 뉴스, 8시 뉴스의 앵커들은 남자는 다 기자가 해요. 그리고 여자는 아나운서가 하다가 지금은 기자들이 합니다. 기자도 하고 아나운서도 하고 막 그럽니다. 그러니까 기자 중심이에요 사실은. 굉장히 기자 중심적인 언론계는 그리고 숫자적으로도 기자가 많고 PD, 프로듀서나 이런 분들은 작(적)아요. 그런데 김어준 진행자는 완전히 다른 루트인 거죠 그러니까 이질적인 것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이 없다고 볼 수는 없어요. 

(...) 편파성을 그러니까 어디까지 허용할 것이냐의 문제인데 그 편파성에 대해서 언론인들은 나름의 규범이 있습니다. 물론 그 언론도 편파적이에요. 조선일보도 편파적이고 한겨레도 편파적이고 김어준도 편파적이죠. 그런데 그래도 편파적으로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지키는 규범들이 있는 거예요. TBS의 뉴스공장도 그런 노력을 합니다. 그런데 다스뵈이다는 안 해요. (김어준은) 두 가지 정체성이 겹쳐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김어준은 편파적인 사람이야 저런 노력을 전혀 안 해 그러니까 언론인으로서 인정할 수 없어 이런 게 이제 이런 논리구조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데 어쩌나. 그 편파적인 사람이 언론 신뢰도 상위를 차지하는 현실이라니. 편파적으로 뵈지 않게 노력하는 언론인들이 얼마나 뿔이 나겠는가. 최근 그 편파적인 김어준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조사가 또 나왔다. 매년 가을 ‘언론 신뢰 조사’ 결과를 발표해온 <시사IN> 조사 말이다. 헌데, 이번 조사는 눈에 띄는 결과가 한 둘이 아니었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1~3위는 손석희, 유재석, 김어준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주관식)으로는 올해도 손석희 JTBC·JTBC스튜디오 총괄사장이 1위(12.4%)에 올랐다. 손석희 사장은 2007년 〈시사IN〉 신뢰도 조사를 시작한 이래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2017년 신뢰도 40.5%로 정점을 찍은 때와 비교하면 응답률은 떨어졌지만 2019년 JTBC 〈뉴스룸〉에서 하차한 지 1년 반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신뢰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방송인 유재석씨(5.1%)가 2위로 올라선 점도 이채롭다. 2015년부터 순위권에 진입하기 시작한 유재석씨는 지난해 4위에서 올해 2위로 올라섰다. 개그맨이자 MC로 탁월한 방송 진행 능력을 보여준 유재석씨를, 시민들이 언론인으로 확고하게 인식하는 모양새다.” (시사IN 731호,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2위는 유재석> 중에서)

   
▲ <이미지 출처=시사인 홈페이지 캡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진행 중인 유재석이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지난해 2위에서 한 단계 떨어진 김어준이었다. <시사IN>은 “취재 일선의 기자와 PD는 10위권에 아무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실제 그랬다. 4위부터 신동욱 TV조선 부본부장(2.0%), 김주하 MBN 특임이사(1.8%)에 이어 김대중 전 조선일보 고문, 김현정 CBS 라디오 PD, 변상욱 YTN 앵커, 이소정 KBS <뉴스9> 앵커 등 이름을 올렸지만 이들 모두 1% 미만이었다. 

방송 노출도가 높은 방송사 메인뉴스 및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외에 일선 언론인들의 이름 대신 유재석이 2위에 안착한 것이야말로 작금의 ‘언론 불신의 시대’를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텃새가 심한 언론인들은 김어준을 넘어 유재석이 본인들을 제친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심지어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가장 신뢰하는 방송 프로그램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연예인과 유명인, 성공한 일반인이 출연하는 케이블 채널 예능 프로그램이 여타 메인 뉴스 및 시사교양과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압도한 것이다.  

“가장 신뢰하는 방송 프로그램으로는 KBS <뉴스 9>(4.1%)이 꼽혔다. <뉴스 9>은 지난해 4위에서 올해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위였던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3.9%로 2위였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3.6%로 3위, JTBC <뉴스룸>이 2.8%로 4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2.7%로 5위를 차지했다.” (시사IN 731호,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2위는 유재석> 중에서)  

   
▲ <이미지 출처=시사인 홈페이지 캡처>

이래도 텃세를 부릴 땐가 

다행히도(?), 올해는 유튜브가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상위권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유튜브는 “방송·신문을 제치고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1위(13%)”였고, 2위는 네이버(11.4%)였다. 

올해는 달랐다. 질문을 바꾼 것이다. <시사IN>은 “과거 조사 때 질문은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포털사이트/SNS의 언론매체 중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를 꼽아달라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언론에 대한 신뢰도’인 만큼 레거시 미디어와 포털사이트/SNS 등을 동렬에 놓고 비교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 제기됐다. 올해부터는 ‘우리나라의 모든 언론매체 중에서’ 신뢰하는 곳을 꼽아달라고 질문을 바꿨다”고 밝혔다. 

그러자 순위가 바뀌었다. 응답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1순위)는 KBS(15.5%)였고, 그 뒤를 JTBC(8.4%), MBC(7.4%), TV조선(6.9%), YTN(6.3%)가 이었다. 유튜브는 6위(4.7%), 네이버는 8위(3.7%)였다. 

반면 가장 불신하는 언론매체는 지난해에 조선일보(17.4%)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MBC(11.7%), TV조선(11.2%), KBS(7.9%), 한겨레(3.0%), 유튜브(2.6%) 순이었고, TBS 교통방송(2.5%)는 8위에 올랐다. 

텃세가 심하다는 언론계가 이러한 조사 결과에 꿈쩍이나 할까. 그럴 리가. 유재석이 2위여도, 앵커직을 내려놓은 손석희가 부동의 1위여도, 편파성을 지적받는 김어준이 3위여도 상관없을 듯 하다. 아무리 국민들이 언론을 불신해도, 유튜브를 애호해도 그들의 밥벌이에는 당장 아무런 지장이 없으니까. 

이른바 언론중재법을 둘러싼 논란이 이를 입증한다. 자신들의 규제엔 반발하면서도 혹시 징벌적손해배상 등 자신들에게 돌아갈지 모르는 불이익에 민감한 것이 바로 작금의 대다수 주류 언론인들 아니겠는가. 

언론중재법을 반대하는 레거시 미디어 종사자들 중 일간지 등 신문업계의 반발이 두드러진다는 조사 결과가 떠오른다. <시사IN>은 “신문매체에 대한 무관심은 올해도 두드러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손석희와 유재석, 김어준을 신뢰하는 독자들은, 시민들은 신문에 무관심하다. 하지만 그 주류 언론인들은 텃새를 부린다.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한 한국 언론의 일면이다. 

   
▲ 방송기자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여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7개 언론단체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형 언론자율규제기구' 설립을 통해 언론의 사회적 책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사진=한국신문협회 제공, 뉴시스>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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