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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TV조선, 이동훈·엄성섭 보도 ‘0’건…언론 ‘내로남불’

기사승인 2021.07.03  08: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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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MBN ‘동업자 봐주기’ 보도 반복…‘권력감시’ 자임하는 언론의 행태

현직 부장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이 언론인 2명을 입건했다는 보도가 6월 29일 나왔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변인을 맡았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TV조선 엄성섭 앵커입니다. 혐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현직 언론인 신분으로 금품을 수수한 중대한 사건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언론인들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의혹을 정리하고, 언론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이동훈·엄성섭 금품수수 의혹

먼저 두 사람 입건이 어떻게 알려졌고,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부터 정리했습니다. 이번 사건 본질과 유의미한 요소는 무엇인지 따져보고, 언론은 무엇을 보도해야 했는지도 살펴봤습니다.

JTBC 보도로 처음 알려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변인을 맡았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금품수수 의혹은 JTBC 온라인판 <단독/윤석열 전 대변인, ‘돌연 사퇴’ 배경엔 부장검사 금품 준 사업가?>(6월 29일 윤정민 기자)를 통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현직 부장검사의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금품을 건넨 거로 지목된 김모 회장이 윤석열 전 총장의 이동훈 전 대변인과도 친분이 있는 거로 확인됐”다는 요지였습니다. 그날 JTBC 저녁종합뉴스 <뉴스룸>과 경향신문을 통해서도 같은 내용이 보도됐습니다.

당일 SBS <단독/“언론인에게도 금품 건넸다”…피의자 입건>(6월 29일 한성희 기자)는 이 전 논설위원과 함께 “한 방송사 앵커 B씨에게도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이 나왔고, “경찰은 이 전 기자와 B 앵커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방송사 앵커의 금품수수 의혹이 처음 보도된 것입니다. 같은 날 KBS 저녁종합뉴스 <뉴스9>도 이를 보도했습니다.

SBS 보도 직후 한겨레 온라인판 <‘윤석열 전 대변인’ 이동훈 입건…수백만원 골프채 받은 정황>(6월 29일 강재구 기자)은 경찰이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TV조선 앵커 ㅇ씨, 현직 총경 ㅂ씨 등 3명을 추가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소속이 밝혀진 것입니다. 이후 미디어오늘 <TV조선, 금품수수 의혹 입건 엄성섭 앵커 교체>(6월 30일 박서연 기자)가 엄성섭 앵커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입건된 언론인 2명이 누구인지 밝혀졌습니다.

지금까지 보도된 두 사람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은 다음과 같습니다. 앞서 언급한 한겨레 온라인판 <‘윤석열 전 대변인’ 이동훈 입건…수백만원 골프채 받은 정황>에 따르면 경찰은 “이 전 논설위원이 수산업자 ㄴ씨로부터 지난해 2월 수백만 원 상당의 골프채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앵커 ㅇ씨와 관련해서도 ㄴ씨가 지난 2019년~2020년 사이 수차례 접대와 중고차 등을 건넸다는 진술 등을 확보”했습니다. 한겨레 <이동훈 연루 사업가, 전방위 인맥 과시…금품 수사 번지나>(7월 1일 강재구 기자) 등은 엄 앵커와 관련해 “경찰은 해당 차량 2대 모두 ㄱ씨가 제공했다는 진술한 시점에 소유자 변경이 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 6월 29일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에서 마무리 인사를 하고 있는 엄성섭 앵커

현직 언론인 금품수수, 심각한 윤리위반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언론인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는 것입니다. 이동훈 전 논설위원은 해당 사업가와 지역 국회의원 만남을 주선했다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동훈 전 논설위원과 엄성섭 앵커는 현직 언론인 신분으로 사업가에게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일 경우 언론인이 특정 사업가 이익을 위해 활동하고 대가를 받은 행위로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처벌대상이 됩니다. 취재 혹은 보도 대가로 답례를 받은 게 아니라 하더라도 성역 없이 부정부패를 감시해야 할 언론인이 사업가와 정치인의 중개자 역할을 하거나 특정인 사업 수단으로 전락한 꼴이 됩니다.

이들이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TV조선 주요 앵커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논설위원은 다양한 취재 및 보도 경험을 바탕으로 신문사 입장을 반영한 해설과 주장을 펴는 자리로서 해당 신문사를 대표하는 언론인에 속합니다. 이 전 논설위원은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2013년 조선일보로 옮겨 정치부 기자와 논설위원을 지냈습니다. 금품수수 시기로 알려진 2020년 2월에도 <태평로>, <논설실의 뉴스 읽기>, <만물상> 등 칼럼을 썼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변인으로 임명되기 1주일 전까지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이동훈의 촉’을 진행했습니다.

엄성섭 앵커는 전자신문과 MBN을 거쳐 2012년 TV조선으로 옮겼고, 2013년 TV조선 뉴스프로그램 대부분을 맡으며 대표 앵커로 자리 잡았습니다. 2017년부터 최근까지 <보도본부 핫라인> 진행자로 활동했습니다. 즉, 두 사람은 조선일보와 TV조선의 대표 언론인으로 봐야 합니다. 이번 사건이 윤석열 전 총장 대변인의 금품수수 의혹 수준으로 그칠 수 없는 이유입니다.

현직 언론인으로서 금품·향응 등을 받은 이번 사건은 심각한 언론윤리 위반이자 실정법을 어긴 중대범죄입니다. 언론은 ‘성역 없는 감시’ 역할에 대한 스스로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적극 보도해야 할 사건입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을 빼곤 대다수 언론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이동훈, 엄성섭 금품수수 의혹 어떻게 보도했나

민주언론시민연합은 6월 29일부터 30일까지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 저녁종합뉴스, 6월 30일부터 7월 1일까지 6개 종합일간지와 2개 경제일간지 관련 보도를 확인했습니다. 처음 언론인 금품수수 의혹을 보도한 JTBC를 시작으로 파장이 확산되면서 일부 언론은 실명까지 공개하며 보도에 나섰지만, 여전히 침묵을 지키는 곳도 있습니다. 

   
▲ 이동훈·엄성섭 청탁금지법 위반 신문 지면(6/30~7/1)·방송 저녁종합뉴스(6/29~30) 보도량 ©민주언론시민연합

지면과 종합저녁뉴스에서 한 건도 보도하지 않은 매체는 조선일보, TV조선, 한국경제입니다. 조선일보와 TV조선은 두 언론인이 몸담았거나 소속된 곳입니다. 가장 적극 보도한 신문은 한겨레로, 사설 1건을 포함해 이틀에 걸쳐 3건의 기사를 내놨습니다. 경향신문 2건, 동아일보‧중앙일보‧한국일보‧매일경제는 각각 1건씩 보도했습니다.

방송 저녁종합뉴스에서는 JTBC가 3건으로 가장 많았고, MBC‧MBN 각각 2건, KBS‧SBS‧채널A 각각 1건입니다. 보도 날짜를 기준으로 보면 JTBC는 6월 29일과 30일 모두 보도했고, KBS‧SBS는 6월 29일, MBC‧채널A‧MBN은 하루 뒤 6월 30일 첫 보도를 했습니다.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을 자임한 언론은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합니다. 아직 수사 중임을 고려하더라도 언론인의 위법 소지가 명백한 상황에서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은 한국경제 행태는 ‘동업자 봐주기’에 불과합니다. 조선일보와 TV조선 역시 자사의 ‘얼굴’ 격인 전 논설위원, 앵커가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데 사과는커녕 보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한 줄’ 언급한 MBN, 검증 나선 MBC

MBN은 <단독/압수수색 직전 검사 휴대전화 바꿨다>(6월 30일 손기준 기자)에서 수산업자가 사기혐의로 구속되면서 “검사와 경찰 간부, 언론인과의 유착관계로 불똥”이 튀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언론인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이었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도 포함됐다”고 언급한 게 유일합니다.

<단독/“야권 거물급 인사가 수산업자 소개”>(6월 30일 조동욱 기자)에선 이 전 논설위원 혐의에 대한 별다른 설명 없이 “야권의 거물급 인사 소개로 김 씨를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동훈 전 대변인은 사실관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이라는 답을 보내왔”다고 전달한 게 전부입니다. MBN 보도만 본다면 그가 왜 청탁금지법 혐의로 입건된 것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같은 시기 금품수수 시점 등을 상세하게 보도한 경향신문, 한겨레, 중앙일보 등과 비교됩니다.

   
▲ 렌터카업체 홍보피켓 들고 차량 앞에 선 엄성섭 앵커

채널A <돌연 사퇴했던 윤 전 대변인 이동훈…‘골프채 수수’ 의혹>(6월 30일 박건영 기자)는 “지난해 2월 수백만 원 상당의 골프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앵커는 중고차를 부장검사는 명품시계를 각각 받은 걸로 전해진다”면서 “내가 받은 금품이라는 게 업자가 사용했던 중고골프채, 그것도 아이언세트라고 설명했다”는 이 전 대변인 회신문자를 보도했습니다.

엄 앵커의 금품수수 의혹 검증에 나선 보도도 나왔습니다. MBC <윤석열 전 대변인‧TV조선 앵커도 입건…전방위 로비?>(6월 30일 손하늘 기자)는 금품을 제공해 수사를 받고 있는 김 모 씨가 “작년 8월에는 자신의 렌터카업체 명의로 슈퍼카 수십 대를 동원해 모터쇼도 열었”고, “TV조선 엄성섭 앵커에게는 외제차 등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 MBC가 보도한 렌터카업체 블로그엔 엄 앵커가 2020년 9월 17일 해당 업체를 찾은 모습이 실려 있습니다. 엄 앵커가 렌터카업체 홍보 피켓을 들고 차 앞에서 웃으며 찍은 사진,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진 4장도 포함돼 있습니다.

실정법도 언론윤리도 내팽개친 20년차 언론인들

이동훈 전 논설위원과 엄성섭 앵커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철저한 수사가 필요합니다. 이들이 금품·향응 등을 받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대가성과 상관없이 모두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와 언론인·사립학교·사립유치원 임직원 등이 1회 100만원을 넘거나 한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넘는 금품·향응 등을 받으면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직무 관련인으로부터 3만원 이상 식사대접과 5만원 이상 선물, 10만원 이상 경조사 비용을 받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은 심각하게 언론윤리를 위반한 경우입니다.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 3항은 “취재 보도의 과정에서 기자의 신분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하지 않으며, 취재원으로부터 제공되는 사적인 특혜나 편의를 거절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기자들이 지켜야 할 구체적 행동지침인 실천요강에도 “취재원으로부터 제공되는 일체의 금품, 특혜, 향응을 받아서는 안 되며, 무료여행, 접대골프도 해당한다”고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조선일보 윤리규범> 제18장 1조 1항은 “어떠한 경우에도 취재원으로부터 금전이나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을 받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물론이고 기자단을 통한 의례적인 촌지도 받지 않는다”고 정했습니다.

권력을 감시하고 부정부패를 고발에 앞장서야 할 언론이 정치권력 등과 연결돼 사업가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과정에서 언론은 지속적인 보도와 함께 언론인 비리 및 언론윤리 위반에 엄격한 비판을 통해 또다시 이런 참담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6월 29~30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6월 30일~7월 1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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