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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성의 사람] 우리 구천을 떠돌다 만나거든

기사승인 2021.06.14  22: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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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와 통일살이 조성범 선생 먼 길 가시는 길에 

   
▲ 평화통일 운동가 조성범 겨레살림공동체 운영위원장이 지난 13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65.

우리 구천을 떠돌다 만나거든 
물어봐야 한다. 
아홉 하늘 아홉 샘마다 소리쳐야 한다. 
저 유월 
그 뜨거운 역사의 광장에 
그대가 오토바이를 타고 뿌리던 유인물들이 어디쯤 흩날리고 있는지. 

평양까지는 
기차보다 자전거로 달려가고 싶다던 
단단한 장단지에 물어봐야 한다. 
우리 구천을 떠돌다 만나거든 
자주 통일이 어디쯤에서 오고 있는지 
평화가 어떻게 제자리를 찾아오는지 
꼭 그대 입술로 들어야 한다. 

고난과 두려움을 근육으로 여기던 
그대 심장이여, 
지금 어디에서 뛰고 있는가. 
우리 구천을 떠돌다 만나거든 
함께 모여 그 박동소리 확인해야 한다. 

제비꽃 하나 물고 
그 입가에 머물던 싱싱한 웃음은 
어디 두었느냐고
우리 구천을 떠돌다 만나거든 
그 웃음만은 돌려달라고 
두 손 모아 부탁해야 한다. 

평화와 통일 잰 걸음으로 살다간 
버드나무 같은 지혜, 삼팔선 따위 한 걸음으로 넘던 
아버지는 잘 계시더냐고 
작년에 먼저 떠난 아내는 
거기서도 손을 잡아주더냐고 
아무리 캄캄해도 
우리 구천을 떠돌다 만나거든 
물어봐야 한다. 

아무리 멀어도 확인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세계대회가 
거기서도 열리느냐고  
거기에도 분단이 있느냐고 
거기서도 통일을 꿈꾸면 교도소에 가느냐고
우리 구천을 떠돌다 만나거든 
그대 목소리로 들어봐야 한다. 

서둘러 가버린 벗이여, 
한 걸음으로 떠나버린 동지여, 
가난하고 아파도 그저 웃던 
아버지여, 
우리 구천을 떠돌다 만나거든 
꼭 물어봐야 한다. 
거기서도 
정녕 남 좋은 일만 하면서 살고 있느냐고. 
물 같은 인정, 불 같은 용기 
그대로 살아야 한다고. 
비손해야 한다. 
 
우리 구천을 떠돌다 만나거든 
우리 구천을 떠돌다 만나거든.

서해성 작가

서해성 작가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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