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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하락 JTBC의 ‘김현미 영끌’ 보도, “기사가 이상하다”

기사승인 2021.06.11  15: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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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 기사’ 만들겠다더니..‘내로남불’ 이미지만 갖다 붙이면 그만인가

“오는 7일부터 보도 부문 전반을 개편하는 JTBC가 사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개편설명회를 진행한 가운데 이규연 JTBC 보도총괄을 향한 비판적인 질문이 쏟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설명회 당시 기자들은 이규연 보도총괄에게 어떤 가치와 목표를 가지고 개편하는지 물었으며, 소통의 문제 등을 지적했다. 설명회 이틀 뒤 JTBC ‘뉴스룸’을 총괄하는 뉴스제작1팀장이 사퇴 의사를 밝혀 간담회 이후 ‘내홍’이 더 심해지는 모양새다.

JTBC는 지난달 26일 오후 9시 JTBC 사옥 6층에서 JTBC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개편설명회를 진행했다. 약 4시간 동안 진행된 개편설명회에선 무슨 말이 오갔을까.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이날 JTBC 기자들은 ‘전략을 가진 개편이 맞는지’ ‘탑다운 방식의 소통 문제를 해결할 대안은 있는지’ ‘JTBC만의 가치가 지켜지는지’ 등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미디어오늘 홈페이지 캡처>

지난 2일 <미디어오늘>의 <JTBC 개편설명회 쏟아진 기자들 성토에 팀장 보직 사퇴까지>란 기사 중 일부다. 실제로 JTBC는 이후 <뉴스룸> 시간을 앞당기고 <뉴스룸> 방영 전 <썰전라이브> 등을 도입하는 개편을 단행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이규연 보도총괄은 자사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전 이런 포부를 내놨다. 

“우리만의 뉴스 가치를 보여주는 보도를 당연히 해야 한다. 손석희 앵커가 있었을 때 영광과 장점은 대단했다. 근데 지금은 없다. 할 수만 있다면 그분을 모셔오고 싶지만 손석희가 없는 게 현실(이다). 

(...) 뉴스룸의 핵심가치 네 가지를 지킬 것이다. 뉴스 형식이 종편다워진다는 말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이런 오해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소통의 부재 문제로 인한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정성 들여 국민의 기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지난 4월 27일 <미디어오늘>, <JTBC 메인뉴스 시청률 0.9%까지 찍었다> 기사 중)

실제 JTBC <뉴스룸>은 손석희 앵커 하차 이후 시청률이 하락했고, 급기야 지난 4.7 보궐선거 개표 방송 시청률은 1.036%로, 같은 종편인 TV조선 6.362%, 채널A 3.830%, MBN 2.242%과 비교해 한참이나 낮았다. 

‘손석희 앵커’ 체제에서 방송 저널리즘을 주도하던 JTBC과 <뉴스룸>의 굴욕이라 할 만했다. 그런 굴욕을 타개하기 위한 몸부림이었을까. <뉴스룸>이 9일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의 농지법 위반과 명의신탁 의혹을 보도한데 이어 10일 <‘영끌 대출’ 말렸던 김현미…본인은 빚내서 집 불려>란 단독보도로 연이틀 김 전 장관 때리기에 나섰다. 한데, 10일 보도는 어딘지 이상해도 한참이나 이상했다. 

‘국민의 기사 만들겠다’던 JTBC의 ‘김현미 영끌’ 보도 

“3년 반 동안 현 정부 부동산정책 이끌어온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김 전 장관은 이렇게 대출받아 집 사는 걸 비판했습니다. 취재진은 김 전 장관의 부동산 거래 내역을 추적해 봤습니다. 

2001년 김 전 장관은 1억 원 중반대로 추정되는 빌라를 구입해 처음 내 집을 마련합니다. 이중 대출이 약 6000만 원이었습니다. 김 전 장관은 그로부터 3년 뒤 좀 더 넓은 빌라로 이사를 합니다. 가격은 2억 원대 중후반으로 추정됩니다. 살펴보니 집값 중 1억 7700만 원 가량을 대출받아 산 집이었습니다.” (10일 JTBC <‘영끌 대출’ 말렸던 김현미…본인은 빚내서 집 불려> 리포트 중)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20여년 전 1억 중반대 빌라를 구입할 당시 6천만 원 가량의 대출을 받았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도리어 지극히 서민적인 부동산 구입 행태다. 2004년 빌라 구입도 마찬가지다. 17대부터 19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장관의 이력과 비교하면 반대로 소탈함을 강조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장관 재직 이전이니 2014년 아파트 구입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지난 2014년 김 전 장관은 약 5억 2000만 원을 주고 아파트를 삽니다. 이른바 ‘신축 브랜드 아파트’ 마련에 성공한 겁니다.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니 이중 2억 4000만 원 정도가 또 대출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20년에 걸쳐 김 전 장관은 세 차례 집을 샀는데, 그때마다 집값의 절반을 넘나드는 대출을 받아 매입한 겁니다.

이렇게 대출을 크게 받아 집을 사고 판 결과 현재 김 전 장관은 시세가 7억 원 정도인 집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반면 현 정부가 대출의 문턱을 높이면서 2030세대는 ‘영끌’을 할 길도 막혔다며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강한 반감을 표시합니다.” 10일 JTBC <‘영끌 대출’ 말렸던 김현미…본인은 빚내서 집 불려> 리포트 중)

이게 끝이었다. JTBC 보도대로라면, 2014년 장관 재직 시절 전 구입한 아파트도 별다른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JTBC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이끈 장본인이기에 괘씸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 걸까. 

어느 네티즌의 일침, “기사가 정말 이상하다” 

‘영끌’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영혼까지 끌어모아’, 즉 자기 자신보다 월등히 높은 대출을 끼고 주택을 마련하는 것을 지칭하는, 언론이 만들어낸 조어 아닌가. 이 조어를 어떻게든 김 전 장관과 이어 붙이기 위해 JTBC는 뒤이어 “이미 집은 저희가 '영끌'을 해도 사지 못하는 수준까지 와서… 저희는 말 그대로 '벼락거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란 일반인의 인터뷰를 이어 붙였다. 

그러고선 “전문가들도 부동산 정책 책임자들의 이런 모습이 언행불일치로 보일 수 있단 점을 우려합니다”라는 기자 리포트에 이어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의 “(현재 여권에서) 본인들이 (할 수 있고) 하고자 하는 것들은 다 안 하면서 과거 정부 탓, 투기 세력 탓(만 하다가) 이제는 2030 청년들한테까지 탓을 하는 것처럼 비춰졌거든요”란 인터뷰를 함께 편집했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2014년으로 시계를 되돌려 보자. 당시만 해도 박근혜 정부가 ‘대출 받아 주택 구입’하라며 부추기던 시기다. 그런 시점에 3선의 국회의원이 절반을 대출 받아 5억대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JTBC의 관점대로라면, 정치인은 주택 구입 시 대출을 아예 받지 말고 현금으로만 구입하면 괜찮은가. 그렇다면 주택이든 아파트든 현금 보유자면 구입이 가능하지 않겠나. 그게 아니면, 대출 비율이 낮으면 상관없는가. 지난해 김 전 장관이 “영끌 매수세가 안타깝다”는 ‘워딩’을 끌어들인 JTBC가 김 전 장관을 비판하는 진짜 핵심은 무엇인가. 

어떻게든 정부여당의 ‘내로남불’ 이미지만 갖다 붙이면 그만인 건가. JTBC에 제안하고 싶다. ‘JTBC만의 가치가 지켜지는지’라고 물었다는 JTBC 구성원들의 주택 및 아파트 구입 내역 및 대출 이력 전수조사를.  

지난 9일 <김현미 ‘연천 땅’엔 죽은 어린나무·잡초 무성…농지법 위반 의혹>을 단독보도하며 <뉴스룸> 앵커는 “추적과 탐사보도를 통해 뉴스가 할 일을 하겠습니다. ‘추적보도 훅’입니다”라는 멘트를 전했다. 

그러나 해당 농지반 위반 의혹 역시 김 전 장관 입장에서는 다툼의 여지가 없지 않아 보였다. 연장선상에서 ‘김현미 영끌’ 보도는 앞선 ‘농지법 위반 의혹’의 신뢰성까지 끌어내리는 엉터리 보도가 아닐 수 없었다. 소셜 미디어 상에서도 의아함을 표하는 의견들이 적지 않았다. 그리고, 해당 JTBC 보도에 달린 다음 포털의 ‘가장 많이 추천 받은’ 댓글 내용은 이랬다. 

“기사를 읽어보면 2001, 2004, 2014년 이렇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는데 그게 김현미 장관시절과 연결이 되나??? 수십 년전부터 대출 없이 100퍼 자산으로 산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기사가 정말 이상하다.”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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