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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책’ 15만↑…전국 각지, 법무연수원에 등장한 현수막

기사승인 2021.06.07  12: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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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수막 달고 인증샷 올리고 감상문 적는 촛불시민들이 신드롬의 주역들

“법무연수원 주변 드디어 현수막 다 달고 왔어요.”

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조국의 시간’ 현수막 인증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출근길위주와 번화가 쪽 중심으로 게재했어요”라며 법무연수원 주변 거리 곳곳에 게시된 ‘조국의 시간’ 현수막 인증 사진을 여러 장 게시했다. 

이처럼 3일 기준 24쇄를 돌파했다는 <조국의 시간> 신드롬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구매와 구매 독려를 통해 갈수록 힘을 얻는 중이다. 같은 날 <머니투데이>는 “서울에서 (출판사가 있는) 파주까지 ‘조국의 시간'을 구하러 직접 찾아오시는 분도 있었어요”란 <조국의 시간> 출판사 한길사 관계자의 설명을 소개한 뒤 이런 분석을 내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 열풍이 거세다.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이 책은 여전히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가 힘든 상태다. 출판계에서는 보통 5·6월은 출판 비수기로 꼽히는 시기이지만 조국의시간이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는 이유로 확실한 주제의식을 꼽고 있다. 

여당 지지 성향의 소비자, 특히 40~50대 남성들이 이같은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만간 조 전 장관의 재판 등 관련 사안이 줄줄이 이어져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책은 지난달 27일 시작한 온라인 예약판매로만 6만부가 팔렸다. 지난달 31일 정식 출간 이후 하루 만에 10만부가 판매된 데 이어 지난 3일 자정 기준 13만부를 돌파했다. 주요 서점에서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조국의 시간> 신드롬을 인터넷 서점의 판매지수를 통해 설명하기도 한다. 7일 정오 기준 <조국의 시간>의 예스24 회원리뷰는 172건, 판매지수는 2,410,629점이었다. 반면 지난 5일 출간된 <윤석열의 시간>의 회원리뷰는 0개, 판매지수는 492점이었다. 두 책을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YES24를 비롯해 교보문고, 알라딘, 인터파크 등 모든 인터넷 서점에서 <조국의 시간>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바탕으로 <머니투데이>는 판매부수 13만부 기준, 조 전 장관의 인세 수익을 2억2000만원 정도로 추정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조국의 시간> 신드롬은 어디서 출발했을까. 

   
   
   
   
▲ <이미지 출처=SNS, 인터넷 커뮤니티>

위선과 불공정의 고발과 시민들의 역량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 씨(28)가 고교 재학 중이던 2008년 대한병리학회에 영어 논문을 제출하고 이듬해 이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19일 확인됐다.” ( 2019년 8월 20일 <동아일보>, <고교때 2주 인턴 조국딸,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기사 중)

일종의 ‘스모킹건’이었다. 이전까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검증’ 국면은 손쉬운 게임처럼 보였다. 웅동학원 건은 조국 전 장관의 이혼한 동생 부부까지 입장문을 내게 만들 만큼 치졸해 보였다.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및 사회주의자 논란은 해묵은 색깔론의 재탕이었다. 보수진영은 이렇다 할 한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사모펀드’ 의혹도, ‘동양대 표창장’도 수면 위로 올라오기 전이었다.  

‘의학논문 제1저자 논란’은 달랐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공분을 산지 불과 2년도 넘지 않은 시점이었다. 단번에 조 전 장관 딸 조모씨는 정유라씨의 반열에 올랐고, 조 전 장관 검증 국면은 일대 전환을 맞았다. 이 역시 법무부장관 후보의 자격과는 크게 상관없는 가족사였지만, ‘입시 부정’, ‘입시 비리’ 의혹은 충분히 화력이 셌다. 이때까지, ‘동양대 표창장’ 의혹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들 외엔 그 누구도 몰랐으리라. 

한데, 조금 이상했다. 당시 한 의학계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는 실시간으로 그야말로 격론이 오가고 있었다. 조 전 장관 딸이 인턴을 했을 당시 ‘고교생 인턴’은 흔했다거나 논문을 직접 찾아보니(당시 게시물로 올라왔다) 고교생이 이름을 올릴 만한 간단한 논문이라는 주장, 그래도 제1저자는 심하다는 반론과 외국어고등학교 인턴 경험기까지.  

커뮤니티 성격이 성격인 만큼 ‘가방끈’ 긴 학계 유경험자들이 내놓은 경험담과 해석을 몇 시간 동안 접하고선, 보수일간지의 ‘오버센스’라고 홀로 결론지었더랬다. 심지어 건국대 서민 교수조차 당시 자신의 블로그에 ‘본인 연구실에서도 방학기간 동안 고교생 인턴을 받은 적이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언론의 판단은 달랐다. 두둥실 ‘아빠찬스’가, ‘불공정’이, ‘제2의 정유라’란 헤드라인이 등장했고, 언론의 십자포화에 여론이 기울기 시작했다. 법무부 장관 후보의 업무 적격성과 하등 관계없는 언론의 검증이란 사실은 빛의 속도로 사라져갔다. 

이후 ‘윤석열 검찰’의 광포한 압수수색이 시작됐다. ‘동양대 표창장’이 부각됐고, 인사청문회 직후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소환조사 없는 기소’가 이뤄졌다. 그 사이, 조모씨의 입시 및 대학원 장학금 등이 문제되기 시작했다. 문자 그대로 일사천리였다. 장관 후보자의 부모와 이혼한 동생 아내를 넘어 자녀들 입시까지 탈탈 터는 게 맞는지에 대한 질문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언론 및 보수야당이 명명한 이른바 ‘조국 사태’의 진정한 출발이었다. 

그리고, 해당 기사를 쓴 <동아일보> 기자들은 2019년 그해 무수한 언론상을 받았다. 한 언론상은 “특히 부유층 부모의 자녀 스펙 만들기 같은 공정과 정의가 작동하지 않는 사회 현실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고 대입제도 개편을 이끌어내는 등 파급 효과가 컸다”는 심사 결과를 내놓았다. 

그 기자들이 지금껏 동아일보 사장 딸의 하나고 편입학 부정 의혹이나 ‘동아일보 기자 시험’ 특혜 채용 의혹 관련 기사를 썼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렇게 ‘검언정’ 카르텔이 주도한 ‘조국 일가족’ 멸문지화의 과정, 또 이를 기록한 <조국의 시간>은 그 자체로, 역설적이게도 한국사회 주류의 ‘위선’과 ‘불공정’을 생생하게 고발하고 있는 셈이다. 

   
▲ <이미지 출처=동아일보 홈페이지 캡처>
   
▲ <이미지 출처=MBC 'PD수첩' 방송 영상 캡처>

그리고, 계속되는 ‘조국의 투쟁’ 

그 2년 전, ‘윤석열 검찰’의 ‘조국 일가족 수사’를 부당하게 여긴 시민들이 서초동에서, 여의도 국회 앞에서 촛불을 들었다. ‘조국의 시간’ 현수막을 달고,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에 갖가지 인증샷을 게시하고 감상문을 적는 그 촛불시민들이야말로 ‘조국의 시간’ 신드롬의 주역들일 것이다. 

조 전 장관이 회고록에서 감사를 표시한 바로 그 촛불시민들 말이다. 그리고, 조 전 장관은 그 촛불시민들과 함께 오늘도 ‘따박따박’ 싸움을 계속해 나가는 중이다. 6일 조 전 장관이 페이스북 글을 보자. 

“지인분이 2030 커뮤니티에서 제 딸이 ‘2억 원짜리 벤츠’에 타고 직장 출퇴근한다는 소문이 돈다면서 확인 연락을 주셨습니다. 제 딸은 ‘2013년산 현대 아반테’를 타고 있습니다. 직장 동료 중 벤츠를 타는 사람은 있다고 합니다. 

<조국의 시간>에서도 밝혔지만, 저희 가족은 외국 유학 시절 외에는 외제차를 탄 적이 없습니다. 야비하고 저열한 자들이 많습니다. 가세연이 제 딸이 ‘빨간색 포르쉐’ 탄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민형사소송을 당했다는 점을 상기하고자 합니다.”

<조국의 시간> 자체가 이런 야비하고 저열한 이들과의 싸움이자 그 2년 동안 난무했던 허위사실에 대한 정정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그 기록에 공감하고 조 전 장관과 함께 싸우겠다고 다짐하는 시민들이 <조국의 시간>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어 준 셈이고. 

그리고, 7일 한길사를 취재한 <뉴시스>에 따르면, <조국의 시간>은 5일 기준 15만부를 돌파했다고 한다. 또 정식 출간 1주일 만에 2021년 교보문고 상반기 베스트셀러 12위에 오르는 괴력을 발휘 중이다. <조국의 시간>의 신드롬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어떤 결과를 빚어낼지 계속 관심 있게 지켜보도록 하자.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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