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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래 기자 “중국 제대로 이해해야 우리에게 좋다”

기사승인 2021.05.29  17: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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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박성래 KBS 기자

트럼프 행정부부터 시작된 미중경쟁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여전하다. 오히려 격화되고 있다. 그러면서 미중은 한국에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서 있는 한국은 난감하다. 우리와 매우 유사한 상황에 놓인 나라가 있다. 바로 호주다.

지난 23일 KBS1TV <시사기획 창>에서는 ‘호주, 중국에 맞서다’ 편이 방송되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홍콩민주화운동 지지시위를 하던 호주 대학생과 중국 유학생들의 다툼 등을 통해 중국이 호주에 미치는 영향력과 그에 맞서는 호주의 모습이 담겨졌다. 취재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호주, 중국에 맞서다’ 편을 취재한 박성래 기자와 전화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박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이미지 출처=23일 KBS1TV 시사기획 창 ‘호주, 중국에 맞서다’ 편 방송화면 캡쳐>

미중경쟁 소용돌이 속 호주.. 그리고 대한민국

- 지난 23일 <호주, 중국에 맞서다> 편이 방송됐어요. 해외 이야기라 힘들었을 것 같은데, 소회가 어떠세요?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첫째, 프로그램이 호주 중심으로 가는 데 우리나라엔 호주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잖아요.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갈 수도 없죠. 그래서 자료 조사하는 데 힘들었습니다. 두 번째로 힘들었던 것은 호주 쪽 자료를 찾고 보니까 이게 너무 자극적인 거예요. 중국 사람들이 호주에서 하는 일들이 호주 사람들을 화나게 만드는 부분이 있고요 이렇게 되면 지나치게 반중감정으로 흘러버릴 가능성이 크잖아요. 사실 방송하는 목적이 반중감정을 일으키는 건 아니잖아요.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는 게 방송의 목적인데 호주 사례를 보고 시청자들이 화를 너무 많이 내 버리면 방송의 원래 목적이 약간 산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걸 조절하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또 중국 사람들의 시각에서 보는 부분을 넣어야 되지 않을까 해서 넣은 부분이 있는데 한국에 있는 시청자들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약간 고민이 있었던 거죠. 그래서 조절하기가 되게 힘들었던 거죠. 그런데 방송 끝나고 유튜브나 이런 데 올리는 댓글들을 보면, 제가 염려했던 대로 너무 반중으로 느끼는 분들도 계시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안 하려고 많이 조심했구나’ 하고 또 봐주시는 분도 계셨죠.”

- 지난해 코로나 상황에도 미국은 다녀오셨는데 왜 호주는 안 가셨어요?

“미국은 우리랑 국경이 열려있고 항공편도 다니죠. 그러나 호주는 코로나 방역 정책이 국경을 막는 거예요. 저희가 호주 대사관에 갈 수 있는지 이메일도 보내고 했는데, 2주 격리해야 되고 그다음에 취재하고 돌아와서 한국에서도 2주 격리해야 되잖아요. 그러면 격리만 한 달이 되니까 이건 견적이 안 나오는 상황이었어요.”

- 많이 아쉬웠겠네요. 호주에 직접 가서 취재하는 건 또 다르잖아요.

“다르긴 다르죠. 직접 가서 취재하는 것도 굉장히 힘든 일이죠. 외국에 가면 그 나라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현장에서 부딪혀야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힘들어요. 그래도 어떤 상황을 만나거나 사람들을 접하다보면 이게 우리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겠다는 감 같은 게 있잖아요. 물론 다른 나라에서 촬영하시는 분들한테 부탁해서 화면을 송출을 받아서 제작하면, 그것도 나름대로 장점은 있습니다만,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맛은 적어지죠. 하지만 어쨌든 전체적으로는 크게 문제는 없었던 거 같아요.”

- 화상 인터뷰를 주로 하신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괜찮았어요. 기본적으로 코로나 이전에는 줌 인터뷰를 잘 안 썼잖아요. 인터뷰이의 시선이 시청자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말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그러나 코로나 상황이 되니까 어쩔 수가 없잖아요. 시청자들도 많이 적응되신 거 같아요. 그리고 해외에 계신 분들과 줌 인터뷰를 하면 섭외가 어려워요. 왜냐하면, 미국 같은 경우는 우리와 밤낮이 바뀌잖아요. 밤 12시, 새벽 1시에 줌 인터뷰를 한 적도 있는데 저희가 그분들 시간에 맞춰줘야 하니까요. 그런데 호주는 시차가 거의 없잖아요. 그런 면에서 편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또 좋았던 부분이 뭐냐면 호주 전문가들이 중국에 대해서 굉장히 말하고 싶어 해요. 호주가 중국에 무역 보복 당하고 있다는데, 어떻게 보면 저한테 하소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 <이미지 출처='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호주는 한국의 거울이다’

- 중국과 호주 관계를 다뤘는데, 아이템 선정은 어떻게 하신 건가요?

“제가 작년부터 미중경쟁을 계속하고 있었잖아요. 미중패권 경쟁할 때, 캐빈 러드 전 호주 총리와 인터뷰를 했었어요. 인터뷰 하다 보니 그전까진 잘 몰랐는데 호주가 중국에 맞서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호주와 우리가 너무 비슷한 거예요. 일단 전통적인 미국의 동맹국이고 민주주의 국가이고, 중국이랑 무역 관계가 굉장히 긴밀하게 엮인 거지요. 한 마디로 미국이랑 중국 사이에 서 있어요. 경제 규모나 국력이나 그런 것도 비슷하고요. 그런데 마침 호주가 먼저 중국이랑 갈등을 겪고 있는 거예요. ‘아! 호주는 한국의 거울이구나!’ 싶었습니다. 특별히 복잡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냥 호주 이야기를 보여주기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거구나, 우리한테 저런 사태가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되겠다,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겠다’라고 생각했던 거죠.”

- 호주에 관심이 있으셨어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호주를 아이템으로 1시간짜리 프로그램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잖아요. 그런데 작년부터 코로나 상황에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죠. 호주가 중국에 대해서 ‘코로나 발원지를 국제적으로 조사하자. 그래야 나중에 또 터지면 대응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하면서 중국을 압박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있긴 했지만 왜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이번에 자료조사와 취재를 하면서 자세하게 알게 되었던 내용이죠.”

- 호주와 중국은 거리가 멀지 않나요?

“멀죠. 옛날 같으면 서로 상관없을 거리죠. 그러나 지금은 지구촌이 된 거니까 가까운 거고요. 호주는 옛날에 자기들이 유럽 국가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우리는 ‘아시아 국가’라면서 아시아에 접근하고 있잖아요. 호주의 번영이 아시아에 달려 있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호주 무역의 40%가 중국이잖아요. 단지 거리라는 건 약간 먼 감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중국이랑 바로 옆에 붙어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더 위협적으로 느낄 수도 있죠. 그러나 호주라고 해서 꼭 상관없는 건 아니에요. 가령, 미국 해군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잖아요. 만약 중국이 미국을 대신하겠다면 중국이 그걸 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호주 입장에서도 ‘중국은 머니까 우리랑 상관없어’라고 할 수가 없는 거죠.”

“한국-호주, 미중갈등에 휩쓸리기 딱 좋은 상태”

- 호주에서 일어나는 일이 한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오던데 한국과 호주 상황이 얼마나 비슷한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미국의 동맹국이죠.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고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40% 되고요. 그러니까 군사적으로 정치적으로는 다 미국에 붙어 있는데 경제적으로 점점 중국의 의존도가 높아서 미중 갈등이 벌어지면 중간에 딱 놓이는 거죠. 한국이랑 호주는요. 미중갈등에 휩쓸리기 딱 좋은 상태에 있는 거죠. 그러나 똑같은 것은 아니지요.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호주 사람들은 ‘우리가 중국에 대해서 너무나 순진했다’라는 얘기를 해요. 무슨 얘기냐면 호주는 굉장히 자유로운 국가죠. 술수나 책략에 능한 사람들이 보면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은 좀 허술한 면이 있어요. 우리는 중국 사람들을 수천 년 동안 많이 겪어 봤으니까 적어도 어떻게 빈틈을 파고들어 올지 감이 있죠. 하지만 전체적으로 중국은 경제력에 걸맞은 국제적 지위를 가지려는 욕구가 강하고 우리가 중국 옆에 있기 때문에 훨씬 더 그 염려를 많이 해야 되는 상황인 거죠.”

   
▲ <이미지 출처='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 2019년 7월 호주 브리즈번에 있는 퀸즐랜드 대학에서 홍콩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어요. 방송 초반에 이 장면을 보여준 이유가 있을까요?

“호주는 우리의 거울이라는 말씀을 드렸잖아요. 우리 대학에서도 홍콩 민주화 시위 관련 게시물을 붙였는데 다 뜯겼다는 뉴스가 있었잖아요, 파블루(Drew Pavlou)라는 학생은 홍콩 인권을 위해서 시위를 했다는데, 파블루 입장에서는 시위하다가 맞은 거고 중국 입장에서 보면 파블루가 반중 시위를 하고 있었다고 보는 거잖아요. 똑같은 걸 보고 서로 반대로 느끼는 측면이 있죠.

그리고 그다음에 벌어졌던 일들은 우리가 생각할 때는 중국 학생들이 어떤 처벌까지는 아니더라도 비판 받는게 맞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거꾸로 파블루가 징계를 당하잖아요. 학교 측은 그쪽 중국 학생들이 누군지 찾을 생각도 안 하고요. 호주 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얼마나 구석구석에 침투해 있느냐를 보여 줄 수가 있잖아요. 그리고 이런 것들이 결국은 돈이랑 연결이 되죠. 이 사태의 근원은 중국 경제가 많이 크고 돈을 많이 쓸 수 있고 그런 경제적 영향력이 호주 사회 곳곳에 파고들어 와 있죠.”

- 파블루 씨가 시위했다고 2년 정학 받은 건 이해가 안 가던데.

“이해가 잘 안 되죠. 퀸즐랜드 대학에만 중국 학생 수가 만 명이래요. 내는 등록금만 해도 엄청나겠죠. 그리고 그것만 있는 게 아니고 각종 연구 기금 이런 것들이 중국에서 많이 오죠. 또한 공자학원이라고 중국 정부에서 돈을 내서 중국적인 가치를 확산시키는 기관도 그 대학에 들어와 있습니다. 중국 돈이 막 들어오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대학이 뿌리칠 수가 없죠.”

- 호주가 중국에 대응하자 중국도 무역 보복하나 봐요?

“호주 사람들은 호주가 중국이 싫어하는 일들을 해서 그런다고 얘기하는 거고, 중국은 가령 랍스터에서 카드뮴이 나와서라고 얘기를 하죠. 이유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 사드 사태도 그렇잖아요. 좀 무섭죠. 그렇지만 또 무서워할 일만도 아니라고 해요. 중국의 보복이라는 게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중국이 호주에 보복하면 호주만 답답한 게 아니고 중국도 답답한 부분이 있죠. 무역이라는 게 서로 윈윈하는 거니까요. 가령 호주에 철광석이 많이 나고, 중국은 세계 제1의 철강 생산국가예요. 그리고 호주의 철광석은 품질이 높아요. 세계 최대 철강국인 중국이 좋은 철강을 만들려면 호주 철광석이 필요하죠. 60%를 호주 의존한다고 그러거든요. 중국이 그건 안 건드려요.

이번에 인터뷰했던 어느 전문가 얘기가 중국이 지금까지 무역 보복 많이 했는데 중국이 보복해서 망한 나라는 없다고 해요. 중국이 무역 보복하는 건 그 나라가 말을 잘 듣게 하려고 그러는 거겠죠. 그러니까 망할 만큼 때리지는 못하죠.

중국도 부담이 생기죠. 반중감정이 높아지고 소위 말해 소프트 파워가 떨어지잖아요. 어떻게 보면 우리도 사드 사태 때도 그랬어요, 특정 업계는 굉장히 힘들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우리나라 경제가 휘청하지는 않아요. 무섭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고 너무 무서워할 필요는 없어요.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무서워하는 거야말로 중국이 바라는 일일지도 모르죠.”

- 호주는 중국의 무역보복을 극복했나요?

“극복할 수 없죠. 어떻게 보면 그런 갈등이 생기면 견뎌야 할 건 견뎌야 하는 거고 어쩔 수 없잖아요. 호주에 있는 저희 촬영팀이 랍스터 주산지 태즈메이나에 갔었어요. 주산지는 타격이 커요. 그런데 중국에 화가 났겠지만, 저희 촬영팀이 갔을 때 인터뷰를 거의 안 해줘요. 중국에 화났다고 하면 중국이 더 화를 낼까 봐 그런 측면이 크죠.”

- 중국이 리더 국가가 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사실 아무도 모르죠. 그렇지만 몇 가지 지금 걱정되는 부분들이 있죠. 기본적으로 리더(leader)가 있으면 팔로워(follower)가 있잖아요. 리더가 리드 잘한다는 건, 팔로워들이 ‘리더 잘하고 있어’라고 지지하고 인정을 해 줘야지 리더를 오래 할 수 있는 거잖아요. 힘이 있다고 리더 국가가 되느냐, 그것도 하나의 측면이겠지만 그게 아니고 다른 나라들이 ‘어 그래. 잘하고 있네’ 또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봐줄 만 하네’ 정도까진 가줘야 되잖아요. 지금 중국은 그 정도인지 좀 의문스러운 거예요.

바깥에서 볼 때 미국이 세련된 패권국일 수 있는데, 중국은 굉장히 거칠어요. 물론 미국도 20세기 초에 패권국으로 떠오르는 과정에서 라틴 아메리카 같은 데서 거칠 게 힘을 쓴 적이 많죠. 그러다가 점점 세련되어진 건데, 중국도 그럴 수 있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어요. 그다음에 문제는 뭐냐면 ‘주권국가 간의 평등’ 문제입니다. 저희 프로그램에서도 베스트팔렌 조약을 잠시 언급했는데요.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근대 유럽에서 전쟁이 많이 일어났어요. 그런데 전쟁해 봤더니 너도 손해고 나도 손해더라는 거죠. 그러니까 그러지 말고 싸우지 말고 주권 국가끼리 서로 인정을 해 주자 이거죠. 큰 나라도 있고 작은 나라도 있는데, 적어도 원칙상으로 국가는 다 평등하다는 거죠. 물론 베스트팔렌 조약 같은 게 있어도 1차 대전, 2차 대전이 일어났잖아요. 서양의 근대는 그렇게 흘러갔던 거예요. 그게 지금의 국제 질서고요.

그런데 중국은 그런 역사적 경험이 없고 다른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어요. 중국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근대 역사라는 것은 ‘우리가 세계에서 1등이었는데, 서양 사람들이 와서 침략해서 초강대국 지위를 잃었어. 그렇지만 지금은 힘이 세졌으니까 다시 그걸 가져와야 돼’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중국 사람들은 ‘바누아투도 주권국가고 중국도 주권국가고 서로 평등하다’는 생각을 하기가 좀 힘든 거예요. 그러니까 중국이 계속 다른 나라와 충돌하는 거죠. 호주와 충돌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을 만약 극복하지 못하면 중국이 아무리 덩치가 커도 리더 국가가 되기 힘들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이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 같아요.”

“지나친 민족주의, ‘소프트파워’ 허물어뜨린다”

- 중국이 우월 의식을 버려야 한다는 거네요.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고요. 중국의 민족주의는 ‘중국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나라야. 우리가 제일 힘도 세니, 다른 나라들은 우리를 존경해야 돼.’ 지금 이런 식으로 비치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 보면 거만하다고 볼 수 있잖아요. 지나친 민족주의가 소프트파워를 허물어뜨린다고 저희가 인터뷰했던 조지프 나이 같은 학자들은 말합니다. 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지는 상황인 거죠.”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끝부분에 한국시간으로 22일 새벽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도 담으셨잖아요. 한미 합의에 대해 중국이 불편해할 거란 전망도 있던데.

“한미정상회담 전에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고 첫 번째로 했던 대면 정상회담이 일본 스가 총리와 회담한 거였잖아요. 그땐 중국이 제일 싫어하는 타이완 문제를 거론해서 격하게 일본을 비난했는데,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일본 때보다는 좀 덜 격한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일본과 우리는 좀 달라요. 왜냐하면 10년 전만 해도 아시아에서 제일 큰 나라는 일본이었어요. 10년쯤 전에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GDP 2위로 올라선 거잖아요. 그 전까진 일본이 2위였죠. 일본은 아직 그런 기억이 있는 거죠. 아시아에 제일인 나라가 일본이다는 거죠. 그렇게 보면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거기다가 일본은 미국을 등에 업었잖아요. 중국 입장에서 우리보다 일본이 더 위협적일 수 있어요.

그리고 사드 사태의 경험도 있겠죠. 중국 입장에서 보면, 불쾌할 수도 있죠. 중국 쪽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국의 소통이 서툴렀다는 불만들이 있어요. 중국 입장에선 사드가 갑자기 훅 들어온 거예요. 그래서 최근에 나온 기사들을 보면, 한미 정상회담 하면서 중국과 소통을 한 흔적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중국이 조금 화를 덜 내는 것일 수도 있죠.”

   
▲ KBS 박성래 기자. <이미지 출처= '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 마지막으로 취재하면서 느낀점이 있다면요?

“방송 끝나고 나서 댓글을 보고 느낀 건데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지나치게 반중 감정으로 흐르면 우리한테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프로그램에 중국인의 시각에서 중국을 이해하자는 이야기를 뒷부분에 넣었거든요. 어떤 분들은 고맙게도 그런 시각이 있어서, 일방적으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방송이 아니어서 좋았다고 해주신 분들도 계셨어요. 물론 여전히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많죠. 무슨 사심을 가지고 그러시는 게 아니고, 나라가 걱정되고 나라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러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중국을 잘 이해해야 된다는 건 중국을 위해서가 아니에요. 우리를 위해서 중국을 이해해야 된다는 거예요. 중국을 잘 이해하면 중국에 좋은 게 아니고 우리에게 좋아요. 내키지 않는 분들이 계시겠죠. 그런데 이대로라면 중국은 계속 커질 겁니다. 우리가 아주 작은 나라라거나 한심한 나라라는 게 아니고 중국이 너무 큰 거예요. 무슨 얘기냐 하면,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됐을 때, 중국은 더 커져 있을 거란 얘깁니다. 그때 가서 우리 아이들이 ‘이제부터라도 중국을 이해해야 돼’ 해야 된다면, 좀 슬프잖아요.”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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