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이재명 ‘여행비’ 지지한 스무살 고졸 청년 “국힘, 부끄러운 줄 알라”

기사승인 2021.05.08  17:01:46

default_news_ad1

- 국힘·언론이 주목하는 이대남·20대청년이 누굴 대변하는지 역설적으로 보여줘

“제가 여쭙겠습니다. ‘안 가도 되는 대학’이라 생각하시면서 지사님은 왜 자녀들을 대학에 진학시키셨습니까? 인생 살면서 그게 유리하기 때문이라 믿으셨겠지요. 그렇다면 여행갈 돈이 없는 집안의 젊은이들에게 ‘대학 안가면’이란 조건을 달아 여행비를 대줘 그들의 진학 결정을 바꾸고, 그들이 지사님 자녀보다 못한 인생경로를 밟게 된다면 그 책임은 어떻게 지시겠습니까?”

6일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물었다. 이에 이 지사는 같은 날 논란이 된 지난 4일 ‘고졸 취업지원 기반마련을 위한 업무협약’ 간담회 참석 당시 ‘고졸 청년 여행비’ 발언의 전문을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유감을 표했다. 그러자 윤 의원이 5일에 이어 재차 이 지사의 자녀들을 거론하며 공세에 나선 것이다. 

전날(5일)에도 윤 의원은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해 4년 경력을 쌓아야 대학졸업생과 보수가 같아진다면, 그게 바로 차별”이라며 이 지사를 향해 “교육까지 포퓰리즘”이냐며 거세게 몰아붙인 바 있다. 

   
▲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대졸자와 고졸자간의 보수차이가 과하면 분배와 통합을 해치지만, 인적투자를 권장하고 열정을 품게 하기 위해서는 적어서도 안 된다”는 윤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 지사는 “지엽을 왜곡해 본질을 조작한 정치적 공격”이라며 반박했다. 

애초 자신의 발언이 언론에 왜곡된데 이어(관련기사 : 이재명 ‘고졸 청년 여행비’ 발언, 김어준이 “왜곡” 단언한 이유) 보수야당 정치인들이 공세를 퍼붓자 “형식적 학력으로 임금차별을 하니 안 가도 될 대학을 가느라 국가 역량도 손실되고 재정부담도 커지며 인생을 낭비하는 측면도 있어 안타깝다”는 등의 간담회 발언 전체를 공개해 버린 것이다. 여타 발언 외에 언론이 부각한 이 지사 발언의 실제 맥락은 이랬다.  

“대학 4년을, 저도 대학을 가긴 했습니다만 사실 학교 다닐 때 대학에 거의 안 갔던 기억이 있는데 4년 동안 대학을 다닌 것하고 4년 동안 세계일주를 다닌 것 하고 어떤 게 더 그 사람 인생에 도움이 될까. 그 사람 역량을 개발하는데 어떤 게 더 나을까 잘 모르겠어요. 

저 같으면 각자 원하는 바를 해보는 경험이 더 큰 교육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세계 여행비를 천만 원 씩 대학 안 간 대신에 지원 해주면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느 스무 살 고졸 사회 초년생이 쓴 ‘이재명 고졸 청년 여행비’에 관하여

자, 그렇다면 이 지사의 해당 발언에 대한 실제 고졸 청년의 반응은 어땠을까. 6일 자신을 스무 살 고졸 사회 초년생이라 밝힌 페이스북 사용자 ‘백륭’은 <고졸자 관련 이재명지사의 발언을 지지한다>는 장문의 글을 통해 ‘고졸 청년’ 당사자로서의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먼저 글쓴이는 “대학을 안가고 알바를 하면서 돈을 벌고 내가 학창시절에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면서 살아가는 중”이라며 “나는 지금의 내 삶에 대하여 불만이 없다는 것과 나의 선택으로 대학을 가지 않았다는 것을 먼저 밝히는 바”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바짝 공부해 고3 무렵 지방대에 갈 수 있는 성적(평균 4.5등급)이었다는 글쓴이는 “처음엔 고민이 많았다”며 “내가 배운 세상은 대학을 안가면 바보취급 받는 세상이었기에 내가 대학을 안 갔을 때의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고민하고 또 고민해 보아도 지금의 나로서는 오히려 대학을 가지 않고 알바를 하면서 돈을 벌고, 내가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는 것이 더 보람찰 것 같다고 생각했기에 과감히 대학을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글쓴이는 “학창 시절에 나름대로의 공부를 했음에도 대학을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바보취급을 받거나, 대학생들과는 달리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고졸자의 입장으로서 이재명 지사의 말이 일리 있다고 생각했다”며 스무 살 청년의 시각에서 대학 입학에 매몰되는 현 세태를 이렇게 진단했다.   

“우선 우리에게 스며든 ‘대학’을 꼭 가야한다는 것에 대하여 고민해 보았다. 많은 고등학생들이 대학을 위하여 공부를 죽어라 하는데, 실제로 그 대학의 전공을 살려서 자기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인생은 20년만 사는 것이 아닌데, 평생을 살아가게 될 텐데.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친구들이 정하니깐, 선생님이 정하라고 하니깐, 세상이 정해야 한다고 하니깐, 일찍이 꿈을 정하고 직업을 정하고 자기의 인생을 정하는 것은 너무 억압된 삶이 아닌가. 결국 대학을 가야해서 자기가 진정으로 하려던 것을 포기하는 사람들은 세상의 인식이 만들어낸 피해자가 아닌가.” 

이어 “이재명 지사가 말한 것처럼 고졸자에게 1,000만원을 국가에서 지원해준다면 20대들이 더 많은 꿈들을 꾸고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아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한 글쓴이는 이 지사 발언이 논란이 된 것 자체에 의문을 표했다. 

실제 공약이 아니라 이 지사가 “사회에 질문을 던진 것”을 문제 삼고 공격을 퍼붓고 있는 이들이야말로 “대선을 심각하게 신경 써서 그런 것”이란 글쓴이의 명쾌한 해석은 이어 최근 국민의힘이 공을 들이는 ‘이대남 논란’으로 이어졌다. 스무 살 고졸 청년의 “부끄러운 줄 알아야한다”는 일갈은 여야 정치권 모두가 새겨들을 만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4월 28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이대남 끌어들이려는 국민의 힘, 부끄러운 줄 아세요!” 

“국힘당은 이대남, 이대남 하면서 20대의 남자들을 국힘당에 끌어들이려고 애쓴다. 국힘당은 이번 보궐선거 결과를 보고 크나큰 착각을 하는 것 같다. 이번 20대의 선거결과는 국힘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개혁을 하지 않는 민주당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깊숙이 박혀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역시 이재명 지사가 20대를 얘기하니 바로 달려드는 것을 보면 그들은 불안한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근본적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데도 국힘당 의원들은 버젓이 저런 말을 입에 올린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국힘당 의원들이 하는 저 막말이야말로 포퓰리즘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재명 지사가 이번에 한 말이 올바른 문제 제기를 했고, 그것이 좋은 영향력을 끼쳤으면 한다.” 

4.7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20대의 선거결과는 국힘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개혁을 하지 않는 민주당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깊숙이 박혀서 그런 것”이란 글쓴이의 한 줄 정리 또한 시사 하는 바가 컸다. 끝으로 글쓴이는 “이재명 지사의 발언을 지지한다”며 “다시 한 번 언론과 특정 정치 세력의 악질적인 모습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고 글을 맺었다. 

이러한 스무 살 고졸 청년의 촌평을 소개하는 이유는 어렵지 않다. 글쓴이의 주장이야말로 지금껏 국민의힘이 목을 매는 ‘이대남’이, 또 기성 언론이 주목하는 20대 청년의 목소리가 누구를 대변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는 않은가. 

또 그토록 ‘공정’을 부르짖는 작금의 ‘이대남’들이야말로 윤 의원이 “열정을 품게 하기 위해” 대졸자와 고졸자 간 보수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대졸자’와 교집합을 이루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부끄러운 줄 알라”는 이 20대 청년에게 ‘유력 대선 주자 이재명’을 연일 트집 잡는 윤 의원은 뭐라 답할 수 있을까.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ad44
default_news_ad3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ad41
ad37
default_side_ad2
ad38
ad34
ad39

고발TV

0 1 2 3
set_tv
default_side_ad3
ad35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