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희종 교수 “경제 핑계 대며 이재용 거론, 사회 양극화에 기여하는 자들”
대한불교 조계종의 주지들이 정부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선처를 주장하고 나섰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국 26개 교구본사와 군종교구 주지들은 지난 12일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장, 헌법재판소장, 법무부장관 앞으로 탄원서를 보내 “이재용 부회장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사람은 누구나 허물이 많은 중생이며, 이재용 부회장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가 과거의 잘못을 참회하고 자신의 맹세를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도와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다짐한 대로 삼성이 권력의 후원자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의 후원자로서, 법과 사회적 윤리를 지키며 초일류를 지향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재용 부회장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청원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제공=뉴시스> |
대한불교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협의회 회장인 선운사 주지(경우)는 2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로 인해 나라 경제가 어렵다. 이런 시국에 대기업 오너가 갇혀 있으니 걱정스럽다”며 “지난번 (이 부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할 때도 개인적인 일을 좇지 않고, 사회를 위한 일을 하겠다고 했으니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자는 안에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조계종 주지들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선처를 위해 발 벗고 나서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지성용 신부는 21일 페이스북에 “스님들의 나라경제사랑 존중한다”고 적고는, 이어 “그런데 스님! 지금 미얀마에 있는 그 많은 중생들과 동료불자들이 죽음으로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을 보셨나요? 그들은 스님들의 탄원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들에게 “부처님의 자비행을 실천하며 죽어가는 스님들과 불자들의 목소리와 연대를 호소하는 소리를 들으셨나요?”라고 묻고는 “여기에는 한자락 탄원도 안하시던 분들이 감옥에서 맛난 것 먹고 있을 이재용을 석방하라며 26개 교구 주지들이 성명과 탄원을 한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지성용 신부는 또 “지금 한국불교는 어디로 가고 있나요?”라는 질문과 함께 “이재용은 국민의 미래인 국민연금을 지렛대로 막대한 세금을 벗어나려 대통령과 측근들에 뇌물을 주고 국가경제를 위태롭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세월호에서 죽어갔던 아이들을 위해, 광주에서 죽어갔던 많은 시민들을 위해 그렇게 탄원을 올렸어야 했던 것 아니냐”며 “스님들에 대한 존경이 이번에 싹 사라진다”고 성토했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도 지성용 신부의 해당글을 SNS에 공유하고는 “미얀마는 물론 신장 위구르 및 티벳에서의 학살엔 침묵하면서 이재용엔 저리 열심”이라고 비판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온라인 기사 캡처> |
우 교수는 “요즘 경제 핑계 대면서 이재용 말하는 교수, 연구자, 정치가, 종교인 등등의 이름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며 “대부분 사회 겉이나 뒤에서나 재벌에 아부하며 사회 양극화에 기여하는 자들”이라고 지적했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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