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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조절·레임덕’ 흠집내기에 한목소리 내는 조국·추미애·박범계

기사승인 2021.02.25  12: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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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朴때였다면 ‘건강한 긴장관계로 개혁 이행하는 당정청’이라 하지 않았겠나

   
▲ 왼쪽부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 <사진제공=뉴시스>

“임명되면서 대통령에게 받은 2가지를 속도조절론으로 뭉뚱그려서 표현하는 듯하다. 저는 대통령의 당부를 속도조절로 표현하지 않았고, 대통령도 그런 표현을 쓴 적이 없다.”

24일 대전 준법지원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범계 법무부장관의 말이다. 최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패싱 논란’ 등 고위급 검찰인사 과정에서 일부 언론이 부각한 이른바 ‘속도조절’ 논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천명한 것이다. 

앞서 지난 22일 박 장관은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서도 여당이 추진 중인 수사·기소 분리 작업과 관련된 질의에 “대통령께서 올해부터 시행된 수사권 개혁의 안착과 범죄수사 대응능력·반부패수사 역량이 후퇴돼서는 안 된다는 차원의 말씀을 했다”며 문 대통령의 2가지 지시를 정리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속도조절론’을 보수‧경제지들이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날 박 장관은 “수사 현안이나 인사와 관련해 언론플레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언론에서 핀셋처럼 보도되는 것은 그 자체로 범죄행위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피의사실 공표죄’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는 신현수 민정수석의 거취나 고위 검사 인사를 둘러싼 언론보도의 부당함을 지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 24일 <중앙일보>는 대전 기자간담회에서 박 장관이 같은 기조를 이어간 것에 대해 <“檢인사 보도한게 범죄냐” 기자가 묻자…박범계 “그만하자”>는 기사로 화답(?)하기도 했다. 이 같은 언론보도에 대해 25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조국‧김경수의 일침 

“여당이 청와대 입장을 지지하며 정책과 입법을 추진하면 ‘제왕적 대통령을 추종하는 허수아비 여당’이라고 공격하고, 여당과 청와대가 조금이라도 이견이 생겨 조율하는 것이 감지되면 ‘청와대에 반기든 여당, 레임덕이 된 대통령’이라고 공격한다. 물론 여기서 공격 기준은 공격자의 입장과 이익이다. 

공격자의 입장과 이익에 부합하는 여당과 청와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달라진다. 전자의 경우 ‘당청의 일치단결로 정책 추진’이고, 후자의 경우 ‘당청 이견은 건강한 긴장’이 된다. 참 쉽다.”

명쾌한 요약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지금의 ‘속도조절론’이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에서 불거졌다면 보수‧경제지들이 어떤 논조를 유지했을까. 임기 말임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긴장으로 검찰개혁을 이행하는 당정청’이란 프레임을 견고하게 유지하지 않았을까. 언론의 레임덕 프레임은 애먼 김경수 경남도지사에서 불똥이 튀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이 “참 쉽다”고 일침을 놓은 바로 그런 사례였다. 

“희한한 일입니다. ‘레임덕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대통령께 반발했다’고 기사가 되네요(...). 어떻게 해석하는가는 자유겠지만 최소한 본인의 의사는 확인하는 기본적인 절차만은 꼭 지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최소한의 기본을 지켜달라는 이런 요청을 언제까지 해야 합니까?”

24일 밤 김 지사가 페이스북에 적은 요청이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 내용을 언급했다. “(대통령의 국회 여당과의 협의를 두고) 레임덕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인터뷰 내용이 ‘대통령에 대한 반발’로 기사화 됐다는 것이다. 이런 기사가 “저로서는 참으로 신기합니다”라던 김 지사가 실제 인터뷰 한 내용은 이랬다.  

“신현수 사태가 전개가 되고 나서 대통령께서 검찰개혁의 속도조절론을 주문했는데 여당 안에 어떤 검찰개혁의 강경파라고 불리는 의원들 중심으로 이 이야기가 잘 먹혀들지 않고 있는 거 아니냐라는 이런 분석들이 지금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바라보세요?”(진행자)

“저는 그런 잣대를 이제는 조금 바꿔야 되는 거 아니냐. 대통령께서 한 말씀 하시면 일사분란하게 당까지 다 정리돼야 된다. 이게 과거의 권위적인 정치과정에 있었던 일인데 지금은 오히려 민주당이 그런 점에서는 훨씬 민주적이고 그다음에 그런 민주적인 논의와 토의 과정이 있을 수 있다고 하는 게 대통령의 레임덕을 방지할 수 있는 개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서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에 청와대 입장이라 하더라도 그걸 결정하는 건 법을 통해서 결정하는 것이 거든요. 그러면 국회와 여당의 입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하게 토의를 해야죠. 대통령께서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그다음에 그런 합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의원들을 설득해서 가는. 저는 지금까지 문재인 대통령께서 국정 운영을 그렇게 해오셨다고 생각하고요.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적이 거의 없으십니다.”(김 지사)

상식적으로나 그간 문 대통령의 스타일로 보나 크게 무리가 없는 답변이었다. 김 지사는 이어 “스타일상으로도 그러시고 그러한 국정운영의 스타일이 임기 말까지 이어지고 있고 저는 정부여당에서도 그런 부분에서는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춰나가고 있는 거 아니냐”며 “그래야 국민들을 설득해서 갈 수 있습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자 진행자는 이렇게 되물었다. 마치 함정을 파놓은 것 같은, 답을 정해 놓은 것 같은 질문이었다.     

“레임덕 아니고 원래 계속 이랬다는 말씀이세요? 원래 이렇지 않지 않았어요? 말씀이랑 거의 어긋났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진행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 목소리 내는 전현직 장관들  

“쉽게 바꾸지 못 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지나 익숙하기 때문일 뿐입니다. 절대 옳거나 바람직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래서 개혁이 필요한 것입니다. 촛불 주권자의 개혁완수를 받드는 것에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지난 24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국회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법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합니다”라며 적은 페이스북 글의 결론이었다. 추 전 장관은 25일에도 “수사청을 설치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면 범죄수사 대응능력과 반부패 수사역량이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라며 “수사공백이나 수사역량 후퇴는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속도조절론이 기우임을 재확인시키기도 했다. 

검찰개혁 시즌2를 둘러싼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그에 따른 소소한 조율과정마저 어떻게든 레임덕으로 몰아가려는 이들은 애가 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임기 4년 차임에도 대통령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고, 부동산 문제를 제외하고 정권에 타격을 입힐 만한 민심 이반은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속도조절론도, 레임덕 프레임도 모두 추 전 장관의 말마따나, 반개혁 세력이 검찰개혁 시즌2를 이행하는 주체들을 주저하게 만들려는 시도의 일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조 전 장관과 추 전 장관, 그리고 박범계 신임 장관까지 전현직 법무부 장관 모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 아닐까.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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