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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퀴어축제 도심 밖에서” 발언 일파만파.. 팩트체크 ‘쇄도’

기사승인 2021.02.20  14: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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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소수자 혐오 조장 발언’ 무마하려다 ‘거짓해명’ 논란까지.. 자승자박

“서울시민의 평등한 권리를 적극 옹호하고 보장해야 할 서울시장 후보가 성소수자 시민에 대한 혐오, 분열을 조장했다. 서울시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선택인 것처럼 발언한 것에 대해 각성하고 사과하라.” (19일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논평 중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한 퀴어퍼레이드 관련 발언이 일파만파 파장을 불러 오고 있다. 이후 정의당은 물론 성소수자 당사자는 물론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해 온 단체 및 개인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서울 상암동 채널A에서 단일화 토론회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앞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8일 오후 채널A가 주최한 무소속 금태섭 후보와의 단일화 토론에서 “퀴어퍼레이드에 참석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답을 내놨다. 이어 안 후보는 “차별에 반대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개인의 인권은 존중돼야 마땅하다”고 전제한 뒤 이런 발언을 이어갔다.

“그런데 자기의 인권뿐 아니라 타인의 인권도 소중하다. 퀴어 축제를 광화문에서 하게 되면, 거기 자원해서 보려고 오는 분도 계시겠지만 여러 이유로, 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분들도 계시잖나.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

안 후보의 이러한 발언은 보수개신교를 중심으로 일어온 ‘동성애 반대’가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반인권적인 주장임을 아예 인지하지 못한데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정의당은 이에 대해 논평을 내고 “대체 무슨 말이냐”며 이런 일침을 전했다.

“성소수자를 비롯한 소수자들이 한국 사회에서 차별받지 않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앞장서야 할 정치인의 발언이라고 믿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정의당은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정당으로 안철수 대표의 해당 발언에 깊이 유감을 표합니다. 안철수 대표는 ‘국민은 혐오정치를 조장하는 정치인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것부터 명심하고 존중해야 할 것입니다. 본인의 발언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사과하길 바랍니다.”

안철수 해명에 팩트체크 ‘쇄도’

파장이 커지자 안 대표가 해명에 나섰다.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서였다.

이날 안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오해’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화문 퀴어 퍼레이드를 보면 신체 노출이나 성적 표현 수위가 높은 경우가 있었다”며 “성적 (표현) 수위가 높은 축제가 도심에서 열리면 아동이나 청소년이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것을 걱정하는 시민들 의견도 있었다. 그래서 미국 사례를 들어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 이 해명은 설득력이 있었을까. 당장 팩트체크가 난무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해당 방송에서 안 후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퀴어 축제를 예로 들었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도심이 아니라 ‘카스트로 스트리트’라는 남부 쪽에서 열린 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축제 장소는 도심 이외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다”며 “성적 수위가 높은 축제가 열리면 아동이나 청소년이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걸 걱정하는 시민들 의견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실제는 어땠을까.

   
▲ <이미지 출처=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성 소수자(LGBTQ) 퀴어 행사가 일 년에도 여러 차례 열린다. 이는 샌프란시스코가 ‘성 소수자의 세계 수도’라고 불릴 만큼 성 소수자·동성 커플 거주자가 많고, 시가 이들에게 친화적인 정책을 펴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행사는 매년 6월 마지막 주말에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SF PRIDEㆍ이하 SF프라이드)다.

올해 51주년을 맞는 SF프라이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규모도 큰 퀴어 축제 중 하나다. 과거 이 행사에 미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온 10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는 언론 보도들이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시가 적극 지지하는 행사인 만큼 행사 기간 시 청사, 공항 등 도심 곳곳에서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장식이 등장한다. 또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여러 유력 기업이 스폰서로 이름을 올린다.”

이날 오후 <연합뉴스>의 <美샌프란시스코 퀴어축제, 도심서 열리지 않는다?>는 ‘팩트체크’ 기사의 일부다. 100만 인파가 몰렸다는 샌프란시스코의 퀴어 축제에 대해 안 대표는 이제 뭐라 답할 건가. 더 큰 문제는 이런 퀴어 축제가 진행되는 세계 유력 도시가 샌프란시스코 뿐만이 아니라는 데 있었다. 일파만파라고 할 이유가 있었다.

안철수의 새정치 10년이 맞은 새국면

연세대 졸업생이자 동경대 재학생이라 밝힌 페이스북 사용자는 “안철수 씨의 ‘샌프란시스코처럼 퀴어퍼레이드를 서울 외곽에서 해야 한다’는 거짓 발언이 논란이 된 와중에, 그렇다면 다른 나라 도시들의 퀴어퍼레이드는 과연 어디서 열리고 있을까? 정말로 ‘도심’을 피하고 있을까? 등등의 궁금증이 들어 ‘팩트 체크’를 해 보았습니다”라며 세계 주요 도시의 퀴어 퍼레이드를 비교하고 있었다.

이 사용자는 ‘뉴욕 - NYC Pride March 2019’, ‘샌프란시스코 - San Francisco Pride’, ‘ 런던 - London Pride 2019’, ‘파리 - Marche des Fiertés LGBT 2019’, ‘베를린 - CSD Berlin 2019’, ‘도쿄 - 東京レインボープライド 2019’, ‘타이페이 - 台灣同志遊行 2019’ 등을 비교로 삼은 뒤, 이런 결론을 내놨다.

“살펴본 결과, 서울과 비견될 수 있는 제1세계 주요 도시들의 퀴어퍼레이드는 어디에서도 ‘시 외곽’ 이라고 부를 만한 곳에서 개최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굳이 퍼레이드 경로를 유형화 하자면 (1) 정치적 상징성이 매우 강한 공간을 통과하는 경우(샌프란시스코, 런던, 파리, 베를린, 타이페이)와 (2) 해당 도시 문화의 중심지(뉴욕, 도쿄)를 통과하는 경우로 거칠게 구분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 들어 위 도시들의 퀴어퍼레이드 개최 시에는 항상 시장들이(도쿄의 경우 도쿄도지사가)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자체 수장들이 직접 나서서 ‘퀴어퍼레이드는 안보이게 해라’ 라는 주장이 명백한 증오 발언임을 증명해주고 있는 것이죠. 하물며 제1세계 수위도시인 서울에서 퀴어퍼레이드의 개최 여부를 가지고 논쟁한다는 것 자체가 한심한 수치이자 망신입니다.”

   
▲ 2018년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마친 참가자들이 도심을 행진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해당 페이스북 사용자는 팩트 체크의 마지막 문장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안철수와 같이 증오 발언을 일삼는 이가 서울 시장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라고 끝내고 있었다. 아울러 성소수자임을 일찌감치 밝힌 한 영화감독 또한 “무식하면 용감하다”며 “안철수의 결정적 실수는 주제 파악도 못하고, 성소수자들의 고향이라 일컬어지는 ‘샌프란시스코’를 함부로 거론했다는 점”이라는 일침을 놨다.

이쯤 되면, ‘안철수의 새정치’가 낳은 신기원이라 할 만 하다. ‘새정치=반인권=성소수자 혐오’의 등식을 스스로 완성해낸 셈이라고 할까. 진짜 문제는 토론회 당시 발언을 무마하려는 인터뷰 내용이었다.

안 후보는 자신의 실수를 되돌리고자 본인도 잘 모르는 듯한 “미국 사례”를 꺼내들었다. 실수를 덮으려다 더 큰 거짓 해명을 한 꼴이 됐다. 자승자박이 따로 없다. 안 후보 본인도 금태섭 후보의 단도직입적인 짤막한 질문이 이런 후폭풍을 불러왔을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헌데 어쩌나. 본인이 내놓은 해명이 결론적으로 거짓말이었으니. 토론회보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한 인터뷰를 주워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안 후보는 이제 ‘반인권’ 정치인, 성소수자 혐오 서울시장 후보란 딱지를 달게 됐다. ‘안철수의 새정치’가 등장한 지 10년째 맞이한 새로운 국면이다.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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