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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후 쏟아진 ‘유시민 유감’ 기사들, 어이없는 ‘부동산 차익’까지

기사승인 2021.01.25  14: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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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의 갖가지 유감들, 이사장 퇴임 요구까지…<경향> 기자 “언론에 사과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가족 명의로 구매한 20억 원대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고급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거래로 부자될 수 없는 세상’이 소원이라던 그를 향한 ‘내로남불’ 비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대구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이 보도한 <부동산 투자 비난 유시민, 가족 명의 강남집 평가 차익만 6억>이란 단독기사의 서두다. 유 이사장이 ‘검찰의 노무현재단 계좌 추적’ 의혹 제기에 대해 사과문을 게재한 다음날 부동산 관련 단독 보도를 내보낸 것이다. 

   
▲ <이미지 출처=매일신문 홈페이지 캡처>

헌데, 기사 자체가 꽤나 뜬금없다. <매일신문>이 등기부등본으로 확인했다는 유 이사장 아내 명의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195.65㎡(약 59평) 규모 빌라” 관련 내용은 이랬다.  

“유 이사장 일가는 이 빌라 덕에 현재 기준 최소 6억 원 이상의 평가 차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 이사장의 아내 한 씨는 대출 없이 13억 7천만 원으로 이 빌라를 구매했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 빌라 시세는 약 20억 원 정도다. 현재 이 빌라 매물은 보증금 10억 원에 월세 300만 원 짜리만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4.6%였던 서울 강남권 전월세 전환율에 따르면 전세만 약 17억 8천만 원에 육박한다.”

유 이사장은 재개발 부동산으로 23억 시세차익을 올렸다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처럼 현직 정치인이도, 공직자도 아니다. 더군다나 부동산 투기를 한 것도 아니다. 2017년 2월 구매한 서울 방배동 빌라가 그간 6억 가량 시세가 오른 것 또한 흔치 않은 일도 아니다.

또 유 이사장이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의 목적으로 빌라를 매각한 것 또한 아니다. 그럼에도 <매일신문>은 베스트셀러만 십 수권을 보유했고 고액의 방송 출연료로 수익을 올린 유 이사장이 자기가 번 돈으로 서울 강남에 자가를 보유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근거가 뭘까.  

이 신문은 유 이사장이 지난달 25일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시즌3>에서 새해 소망으로 “더는 땅을 사고팔면서 부자가 된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강력하고도 혁신적이고 상상할 수 없는 부동산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건넨 것을 두고 “‘내로남불’ 논란이 일고 있다”며 논란을 지폈다.  

   
▲ <이미지 출처='알릴레오 북's' 유튜브 영상 캡처>

어이없는 언론의 ‘유시민 유감’ 

적극적으로 투기를 한 것도 아니고, 정당하게 구매한 자가 빌라의 시세 차익이 오른 것과 위와 같은 정부정책에 대한 희망사항이 어째서 ‘내로남불’로 연결되는가. 강남 방배동 거주가 문제인가, 빌라의 가격이나 평수가 문제인가, 그도 아니면 6억의 평가 차익이 문제인가. 그게 아니라면, 유 작가와 같은 ‘여용지식인’, ‘진보 인사’는 그런 주택에 거주하면 안 된다는 일종의 ‘강남좌파’ 운운인 건가. 

다음날인 24일, <중앙일보>는 <“부동산 세금 헐렁” 유시민, 방배 빌라로 6억대 차익 추정”> 기사에서 <매일신보>의 문제제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아예 유 이사장의 재산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이다. <중앙일보>는 “해당 빌라에 근저당 설정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A씨는 이 빌라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아래와 같이 기사를 마무리했다. 

“유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 문제가 심각해지자 부동산 문제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1일 헨리 조지의 책 『진보와 빈곤』을 주제로 진행한 도서 비평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시즌 3’에서 그는 ‘부동산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에 특별히 높은 세금 거두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 소득세에 비해서도 오히려 너무 헐렁하게 세금을 걷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며 ‘불로소득에 대해선 더 높은 비율로 과세하는 게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이 문제제기 또한 어불성설이다. 유 이사장이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나 소득세 등을 체납한 적이 있나. 그게 아니라면 유 이사장과 같은 인물은 서울 강남에서 주거하면 안 된다거나 자가를 보유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싶은 건가. 

유 이사장이 ‘노무현재단’에 사과문을 게재한 직후, 이와 같은 비논리를 탑재한 기사들이 쏟아지는 중이다. 급기야 <중앙일보>는 ‘오병상의 코멘터리’란 칼럼의 제목을 <유시민 사과마저 싸가지 없다>라고 달았다. ‘오병상 칼럼니스트’의 이력은 ‘중앙일보 편집인 뉴스총괄/ Jtbc 보도총괄 보도국장/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 런던특파원’ 등이었다. 

그리고, 갖가지 언론의 반응 

유 이사장의 사과 이후, 관련해서 적지 않은 일간지 사설과 칼럼이 등장했다. <국민일보>는 25일 사설에서 <유시민의 사과, 확증 편향 풍조 사라지는 계기 돼야>라고 주장했고, <매일경제>는 같은 날 사설에서 <자신이 생산한 가짜뉴스 뒤늦게 반성한 유시민>라고 쏘아 붙였다. 

앞서 <경향신문>은 22일 포털에 공개된 23일자 사설 <‘노무현재단 사찰’ 사실 아니라며 고개 숙인 유시민 이사장>에서 “그의 사과가 근거 없는 폭로와 확증편향이 심화되는 세상을 성찰하고 일신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촉구한 바 있다. 유 이사장의 사과 수준에 걸맞은 상식적인 수준의 지적이라 할 만 하다. 

헌데, 25일 <경향신문>에 눈길이 가는 ‘기자메모’가 실렸다. 제목은 <유시민의 사과, 언론에도 닿길…>이었고, 작성한 이는 <알릴레오>를 통해 수차례 언급된 <경향신문> 사회부 유희곤 기자였다. 그는 “유 이사장이 조 전 장관 사태와 관련해 검찰 못지않게 공격했던 대상은 언론이었다”며 유 이사장이 “KBS의 정 교수 자산관리인 김경록씨 인터뷰와 취재 과정을 왜곡했다”고 주장한 뒤 칼럼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유 이사장은 검찰과 언론에 대해 ‘(수사와 기사가) 사실과 다르다고 확인되면 이를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검찰에 대한 일부 사과가 나왔으니 언론에 대한 사과도 기대해본다.”

   
▲ <이미지 출처=경향신문 홈페이지 캡처>

이렇게 유 이사장의 사과 이후 <매일신문>이나 <중앙일보>와 같은 ‘유시민 효과’에 올라탄 어이없는 기사는 물론 언론들의 갖가지 ‘유시민 유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선 “사과로는 부족하다”며 노무현재단 이사장 퇴임을 주장하고, 또 다른 편에선 대선출마용 신변정리라는 추측까지 나왔다.  

또 한편에선, 유 이사장이 명예훼손 소송에 대한 방어를 염두에 둔 법률적인 증거를 남겨놨다는 평가도 난무했다. 이후 유 이사장은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분명한 것은 <알릴레오> 시즌2를 진행하면서 ‘유사 언론 행위’로서의 자각을 드러냈던 유 이사장이 ‘오보’를 인정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아이러니한 사실은 사과문을 통해 재차 “정치 현안에 대한 비평은 앞으로도 일절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유 이사장이 가진 스피커로서의 영향력과 잠재적 대선후보로서의 가치가 우회적으로 입증됐다는 것일 테고. 

마침 25일 ‘유시민 부동산 보도’를 한 <매일신문>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칼럼이 실렸다. <유시민의 사과>란 제목의 ‘진중권의 이른 아침에’ 칼럼에서 진 전 교수는 “사과를 했는데도 왜 많은 이들이 그를 곱지 않은 눈으로 보는 것일까?”라며 이렇게 비아냥댔다. 이렇게 유 이사장의 사과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시각과 철학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유시민 사과’의 파장이 쉬이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결국 그의 사과는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로 국한되어 있고, 그마저 도덕적 책임만 인정하는 가운데 마땅히 져야 할 법적 책임은 교묘히 피해 가고 있다. 그런데도 그 글은 감동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놀랍지 않은가? 과연 유시민이다. 하지만 놀랄 일은 아니다. 유시민이 쓴 사과문이 유시민스러운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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