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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격노’에도 꿈쩍않는 홍남기…교포의 일침 “왜 거짓말하나”

기사승인 2021.01.22  15: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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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취약계층 위한 손실보상제 제도화, 재정관료들이 저항하는 나라

“(손실보상제에 대해) 정부는 국회와 함께 제도도 만들고 입법을 해서 이런 경우에 국민들에게 합법적으로 보상할 수 있는 그런 길이 열려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그런 점은 이제 제가 매주 월요일 대통령께 주례 업무보고를 하지 않습니까? 그 자리에서도 대통령님과도 여러 번 논의를 해서 공감대가 만들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제도화를 적극 추진할 작정입니다.”

지난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세균 총리가 밝힌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제’의 제도화 계획이다. 정 총리는 예산 확보 관련해서도 “정부도 연구하고 국회도 법안이 나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아마 금년에는 입법이 이뤄지고 제도 개선이 이뤄지도록, 가능하면 상반기 중에 그런 노력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총리가 최근 정부여당이 추진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영업 손실 보상제’, 즉 정부의 영업제한 방역 조치로 손실을 본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피해를 정부가 금전으로 보상해주는 제도의 추진을 공개적으로 가시화하고 나선 것이다. 

   
▲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격노한 정세균 총리와 자세 낮춘 기재부 관료 

헌데, 이날 정례브리핑에 참석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이에 반발하는 듯한 의견을 냈다. 김 차관은 “해외 같은 경우 (피해 보상을) 법제화한 나라는 찾기가 쉽지 않다”며 “그때그때 피해가 발생하면 정부와 국회가 논의를 해 지원 패키지를 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세균 총리가 발끈했다. 21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김 차관과 함께 참석한 정 총리는 “한국이 기획재정부의 나라냐”라고 격노한 뒤 “이제는 정부가 정한 방역기준을 따르느라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국회와 함께 지혜를 모아 법적 제도개선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김 차관은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해명에 나섰다고 한다. 

같은 날, <연합뉴스TV>와 인터뷰한 정 총리는 “이미 지시해놓은 상황인데 굉장히 의아스럽다”며 “개혁 과정에는 항상 반대세력, 저항세력도 있는 것 아니겠냐”며 기재부를 공개 비난하기도 했다. 손실보상에 월 최대 24조원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을 바탕으로 재원 마련을 우려하는 기재부에 이틀 연속 실질적인 압박을 가한 셈이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21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감염병 예방을 위해 정부 지침에 따라 영업하지 못한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제도화하는 것은 정부와 국가의 기본 책무”라며 “정부와 잘 협의해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의 강공에 보조를 맞췄다고 할까.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손실보상제' 법안은 총 4개 정도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전년 같은 기간 매출액과 비교, 손실 차액의 70%(집합금지), 60%(영업 제한), 50%(일반 업종)를 지원하는 안을 냈고, 비용은 월 24조 7천억으로 예상했다. 

같은 당 강훈식 의원은 집합금지 및 집합제한 업체에 최저임금과 임대료, 세금 등을 지원하는 안을 냈고, 비용은 월 1조2천 억으로 추산했다. 이 밖에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 정의당 배진교 의원도 각각 세금, 공과금, 사회보험료 감면을 의무화하는 대통령령과 임대료 보전 및 공과금‧이자 미청구 등을 제안했다. 과연 기재부의 저항을 뚫고 ‘손실보상제’는 무사히 제도화 될 수 있을까. 

캐나다의 경우, 그리고 이어진 홍남기 부총리의 일관성 

“기재부 차관은 왜 거짓말 합니까?(...) 한 나라의 차관씩이나 되어 이렇게 거짓말해도 됩니까? 비슷한 사례가 아니라, 그 이상을 지원하니 눈에 안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캐나다 정부는 ‘방역조치 때문에 생긴 영업손실’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모든 자영업자를 지원한다. 그것도 작년 4월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내가 그 수혜자이니 누구보다 잘 안다. 이렇게 자세히 알려주는데, 기재부 차관은 단 한 번만이라도 알아보고 입을 열면 좋겠다. 이번 주 월요일에도 1월3~16일 2주치 신청했더니, 이틀 후 계좌에 900달러 들어왔다.”

22일 성우제 캐나다사회문화연구소 소장이 “해외에 비슷한 사례가 없다”던 김용범 차관의 발언을 반박하며 본인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시사저널> 기자 출신으로 2002년 캐나다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진 성 소장은 그러면서 지난 9일 블로그에 게시한 <캐나다는 자영업자들을 이렇게 지원한다>는 본인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해당 글에서 성 소장은 “정리하자면, 나처럼 비필수 업종의 자영업에 종사할 경우 ‘재난지원금’, ‘렌트비 보조금’, ‘은행무이자 대출’ 이 세 가지 지원을 받고 있다”며 “록다운으로 가게 문을 일방적으로 닫은 데 대한 보상일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은 시민들에 대한 지원”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성 소장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캐나다 주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자영업자 및 실직자들에게 우선 1인당 한 달에 2,000달러를 지급했다고 한다. 한화로 180만 원 가량으로, 2019년 한 해 5,000달러 이상 연방 정부에 소득을 신고하고 세금을 낸 이들이 자격 대상이었다. 7개월 후, 캐나다 주정부는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매달 1인당 1,800달러를 지원 중이라고 한다. 

임차(대)료의 경우, 역시 지난해 3월 주정부가 건물주들에게 50%를 지원, 세입자에게 25%만 받고 건물주는 25% 손해를 감수하도록 유도했다고 한다. 건물주들이 저항하자, 몇 달 후인 10월부터는 주정부가 65%를 자영업자에게 지원했다고 한다. 물론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이 50% 이상 떨어진 사업자가 대상이었다. 

여기에 더해, 캐나다는 2022년 말까지 6만 달러를 무이자 대출해주고, 그 이후엔 4만 달러만 상환하는 자영업자 대상 대출 제도를 운영 중이라고 한다. 이쯤 되면, “해외에 피해 보상을 법제화한 나라는 찾기가 쉽지 않다”던 기재부 차관의 변명이 쏙 들어갈 만한 케이스라 할 만 하지 않은가.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혁신성장 BIG3추진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재정이 국가적 위기 시 최후의 보루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며, 실제 우리 재정은 지난 해 코로나19 발생이후 그런 역할을 적극 수행해 왔다고 판단됩니다. 특히 어려움이 집중된 계층,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앞으로 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상황, 재원여건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책변수중 하나라는 점을 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우리는 다행히 비켜갔지만 100여개 국가들이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겪었습니다.  과도한 국가채무는 모두 우리 아이들 세대의 부담이고 나중을 위해 가능하다면 재정여력을 조금이라도 축적하는 것도 지금 우리가 유념해야 할 사안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장문의 글 중 일부다. 홍 부총리는 손실보상제와 관련해 “검토할 부분 많아 더 점검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에서 이런 단서들을 달았다.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란 예의 그 보수적 관점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 양극화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지금, “한국이 기획재정부의 나라냐”라고 격노했다는 정 총리는,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홍남기 경제부총리나 김용범 차관과 같은 재정관료들의 저항을 넘어 코로나 취약 계층을 위한 손실보상제의 법적 제도화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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