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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마피아와 결탁 있었나”…‘최재형 감사원’ 답할 차례

기사승인 2021.01.11  11: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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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국민 생명 볼모로 7년전부터 방사능 의심돼 온 원전의 폐쇄 되돌리려하나

   
▲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11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성1호기 인근 지역에서 기준치를 훨씬 윗도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이런 보도가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해당 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건강도 매우 걱정입니다. 어떤 원인인지, 이후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이 철저히 밝혀지고,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당내 여러 분들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월성 원전 1호기의 방사성 물질 누출 보도에 대한 대응을 예고했다. 지난 7일 포항 MBC의 <경주 월성원전 방사능 누출.. 추가 오염 우려> 보도 이후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관련 기사 : ‘월성원전 수사’ 소설 쓰는 언론들, 충격적 ‘방사능 누출’은 함구) 여당 의원들이 이에 대한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환경운동가 출신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역시 8일 “바로 현장에 가보려고 했지만 전력시설이라서 현재 코로나19 방역단계에서는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으로 1월 하순으로 미뤄두고 관련 상황 파악하는 중”이라며 페이스북에 관련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자 오늘(11일)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나섰다. 

“이번 (한국수력원자력) 조사로 시설 노후화에 따른 월성원전 폐쇄가 불가피했음이 다시 확인됐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조기 폐쇄 결정을 정쟁화하며 그런 불량원전의 가동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 참으로 무책임한 정쟁이었다.” (11일 <연합뉴스>, <與 “월성원전 방사성물질 검출, 충격..감사원 뭐 했나”>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이렇게 감사원이 촉발한 월성원전의 경제성 논란과 검찰의 청와대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뒤 “이미 7년 전부터 제기된 삼중수소 유출 의혹이 왜 규명되지 못했는지, 누군가의 은폐가 있었는지, 세간의 의심대로 원전 마피아와 결탁이 있었는지 등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 또한 구두논평을 통해 “감사원이 국민 안전과 관련된 감사를 했는지, 안했는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충격적”이라며 “감사원의 감사의 초점이 무엇이었는지 의아스럽다”고 꼬집으며 이 대표의 비판을 뒷받침했다.  

이 같은 여당의 움직임은 지역 MBC 보도 직후 소셜 미디어 상에서 봇물처럼 터진 월성 원전 관련 감사원 감사와 검찰수사에 대한 비판과 지역 주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미 지적했다시피, 포항 MBC 보도 직후 보수‧경제지나 여타 방송은 이에 대해 완벽하게 침묵했다. 그러자, MBC 본사가 나섰다. 10일 <뉴스데스크>가 포항 MBC 보도를 종합해 <핵연료 저장수조 근처에 삼중수소…“균열 가능성 조사해야”>란 단독보도로 쐐기를 박은 것이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포항 MBC 1보 후속 보도한 10일 <뉴스데스크> 

“경북 경주 월성원전의 주요 설비인 ‘사용 후 핵연료 저장 수조’의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관리 기준보다 13배나 많이 검출됐습니다. 삼중 수소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오염수에 대량 함유됐던 방사성 물질과 같은 건데요. 한국 수력 원자력 측은 아직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당 보도의 앵커 리포트다. 이어 포항 MBC 단독보도를 취재한 기자의 리포트가 이어졌다. MBC는 전문가 의견을 빌려 삼중수소가 높게 검출된 원인으로 “사용 후 핵연료 저장 수조 내벽에 바른 ‘에폭시 라이너’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한수원 내부 조사 결과 2010년부터 관련 보수공사를 14차례나 실시했다는 것이다. MBC가 보도한 전문가 인터뷰 내용은 이랬다. 

“콘크리트 수조 안이 에폭시 라이너로 페인팅 돼 있어요. 시간이 오래되면 (에폭시라이너가) 깨져요. 깨지고 누설되고. 그래서 그걸 보수를 하거든요. 그런데 조금 있다가 또 깨지죠 다른 데서.”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구조물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균열이나 이런 것들이 더 많아진다는 게 통상적인 정설입니다. 지하에 건설된 사용 후 핵연료 이런 구조물도….”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이와 관련, 한병섭 소장은 1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국가 안전체계상으로는 엄청난 중요한 뉴스는 맞다”며 “조사는 더 해야 되겠지만 월성원전 자체가 삼중수소로 이미 뭐 부지 전체가 오염됐다라는 건 팩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에 어느 정도로 위험한 양이 나와 있는지는 그건 더 확인을 해봐야 되는데 이미 뭐 여러 군데 측정한 결과에서 내부 관리 기준보다 더 오염된 위치가 더 나와,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그 위치는 앞으로도 더 발견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병섭 소장)

7년 전 의혹에도, 누가 원전 폐쇄 결정을 되돌리려 하는가 

앞서 9일 <중앙일보>는 <“월성원전 방사능 피폭? 멸치 1g 정도” 카이스트 교수 일침>이란 기사에서 한수원 조사 결과에 대한 반박에 나선 바 있다. <중앙일보>가 “국내 원자력·양자공학 권위자”라고 소개한 정용훈 KAIST 교수는 해당 의혹에 대해 “당연한 것들을 이상한 것으로, 음모로 몰아가면서 월성과 경주 주민의 건강문제로 확대시킨다”고 일축한 바 있다. 다분히 포항MBC 보도와 이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한 반박 차원의 기사였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이와 관련, <뉴스공장>에 한 소장은 정 교수가 언급한 수치는 맞을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삼종수소는) 나중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기 때문에 그만큼 잠재적인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핵종”이라며 이렇게 반박했다. 

“과거 우리가 핵실험을 하고 뭐 피폭 경험, 외부 피폭이라고 하죠. 이제 외부에서 방사능하는 그런 기준으로만 설정된 기준이고, 지금 최신의 기준이나 이런 거로 보면 단순히 뭐 에너지를 방사능을 맞는다는 것뿐만이 아니고 그게 생리적인, 그다음에 유전학적인 영향을 다 보자는 게 현 기준이고, 현재 연구 반영인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그 이야기는 좀 구식 이야기죠.”

나아가 한 소장은 삼중수소 관련 일련 보도가 일종의 여론전 아니냐는 물음에 “국가 원자력관리시스템이 구멍 난 게 드러났는데 그게 뭐 여론전하고 무슨 상관입니까?”라고 반문한 뒤 “긴급 보수하는 게 제일 첫 번째 일이고, 그 다음에 원인이 어떻게 되고, 과정이 처리를 어떻게 하고 하는 걸 협의하는 게 그건 두 번째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 소장은 이어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대한 지적을 이어갔다. 비용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상식적인 지적이었다. 

“정치적으로 이게 뭐 월성 1호기 무마하냐, 이런 건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죠. 그리고 이미 월성 1호기는 경제적으로 어떤 시나리오를 하더라도 적자가 이미 밝혀진 상태에서 상대비교를 통해서 어떤 가정조건을 쓰니까 이제 흑자, 일부 흑자가 있다. 

흑자라는 건 적자인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나간다는 게 밝혀진 그런 상황인데 이게 한빛 1호기에, 월성 1호기에 이 문제가 터진 게 2017년도 연말, 18년도인데 월성 1호기 폐로 시점하고 정확하게 겹칩니다.” 

관점은 다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어떤 관점이 좀 더 국민안전을 위한 것이냐는 상식의 문제일 것이다. 한수원의 철저한 조사와 이를 촉구하는 언론보도가 쏟아지는 것이 상식 아니겠는가. 

이를 전제로, 질문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누가 국민안전과 생명을 볼모로 이미 7년 전부터 방사능 유출이 의심되어온 원전 폐쇄 결정을 되돌리려 하는가. 아울러 이에 대해 감사원이 답할 차례다. 원전 마피아를 놔두고 경제성 운운한 그 ‘최재형 감사원’ 말이다.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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