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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살래>, 빈집을 꼭 필요한 사람에게 매칭하는 프로젝트”

기사승인 2020.12.15  16: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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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595] 황순규 MBC PD

MBC <다큐플렉스>에서는 지난 11월 26일부터 12월 10일까지 ‘빈집살래’ 3부작을 방송했다. 디스커버리 채널과 MBC가 공동제작한 재생 프로젝트인 <빈집살래>는 의뢰자가 선택한 빈집을 의뢰자 요구에 맞게 리모델링해주는 컨셉이었다. 

제작 뒷이야기가 궁금해 <빈집살래>를 연출한 황순규 MBC PD를 마지막 방송 다음날인 11일 전화로 연결해 방송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황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빈집살래> 포스터

“빈집 300채 리스트 받아 실사 가보니 생각보다 멀쩡해”

- MBC <다큐플렉스>에서 방송된 ‘빈집살래’ 3부작을 마치신 소감이 어때요?

“이번에 <다큐플러스-빈집살래>는 제작 기간이 총 10개월이 걸렸어요. 거의 1년을 준비했기 때문에 시원섭섭한 마음이 크고요, 내 집을 마련의 꿈을 이룬 가족들을 봤을 때 큰 보람을 느꼈어요.”

- 아쉬움은 없나요?

“두 번째 편 집 ‘기적의 반쪽 집’이 아쉬움이 가장 커요. 공사가 늦어져서 완공된 집이 못 나갔어요. 그래서 저희가 디스커버리 글로벌판을 제작할 계획인데 그때는 이 가족이 3층 집에서 사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촬영해 볼까라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빈집살래’는 디스커버리채널과 공동 제작했잖아요. 지상파와 케이블이 공동제작한 건 처음 같은데 어떠셨어요?

“말씀하신 대로 MBC와 디스커버리가 공동제작한 건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리얼 라이브 채널인 디스커버리 코리아에 3월 <빈집 살래> 기획안을 가지고 갔을 때 디스커버리 측에서 빈집을 활용한다는 컨셉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사실 빈집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이탈리아, 일본 등 많은 국가들이 훨씬 더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서 대한민국은 빈집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궁금해 했습니다. 저희 제작진도 220여 개국 글로벌 채널을 가지고 있는 디스커버리와의 공동제작은 <빈집살래>를 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 시청자들 반응은 어땠나요?

“시청률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게시판이나 저희 사무실 그리고, 서울시, SH 쪽으로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어요. ‘거기서 봤던 빈집 내가 사고 싶다’ 그리고, ‘다른 빈집에 정보를 얻고 싶다’, ‘나도 빈집을 통해서 내 집 마련을 하고 싶다’라는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 황순규 MBC PD <사진=황순규 PD 제공>

- ‘빈집살래’를 기획하게 된 동기는 뭐예요?

“부동산 정책이나 아파트 가격이 매일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은 너무 힘들고 따라서 집 포기 세대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에 빈집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저에겐 너무 신기한 일이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취재를 해보니 2년 전에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일명 ‘빈집법’이라는 게 생겼고, 빈집을 지자체가 사들여 정비할 수 있게 되었는데, 빈집이 너무 많이 늘어나니 각 지자체도 큰 숙제를 안게 된 거죠. 즉, 공공에서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었던 거죠.”

- 프로그램 제작 전 ‘빈집’에 대한 생각은 어떠셨어요?

“누구나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만 저도 처음엔 빈집이라고 하면 사람이 전혀 살 수 없는 상황의 집들, 투자 가치가 없는 집들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로부터 빈집 리스트를 300채 정도 받아서 실사를 가보니 생각보다 너무 멀쩡한 집들이 있어서 좀 놀라웠어요. 이 빈집을 꼭 필요한 사람에게 매칭한다면 모두에게 윈윈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타이틀‘buy&live’에서 ‘살래’가 중의적 의미를 담은 것인가요?

“어떻게 하면 직관적이면서도 시청자들한테 오래 남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살래’라는 표현이 빈집을 사고, 그 빈집에서 살래! 라는 의미를 담아서 buy & live를 붙이게 됐습니다.”

- 라미란 씨를 MC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엔 멋진 한류스타나 스토리텔러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의뢰인들은 내 집 마련을 포기했던 서민들이잖아요. 그분들의 이야기를 좀 더 진솔하게 들어줄 수 있고 조금 더 그분들과 어울리는 분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라미란 씨가 주택, 아파트 등 다양한 집 형태의 형태에서 살아 보셨고, 리모델링 또한 직접 해보신 경험이 있습니다. 실제로 공사 현장에서 건축가와 얘기할 때도 상당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근함이 가장 큰 무기였던 것 같아요. 의뢰자분들을 만났을 때는 그들의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해 주셨기 때문에 가족분들과도 소통이 잘 됐던 거 같아요.”

   
▲ <이미지 출처=MBC ‘다큐플렉스’ 화면 캡처>

- 얼마나 많은 분이 지원하셨나요?

“1편 2편은 100:1 정도 됐어요. 그만큼 내 집 마련이 절실한 분들이 많았던 거죠. 셰어하우스 같은 경우 4인이 그룹을 지어 들어와야 하는 단계가 있었고, 39세까지 청년 그룹 제한이 있었어요. 한옥 셰어하우스 같은 경우는 35팀 정도가 신청했습니다.”

- 의뢰자 선정은 어떻게 했나요?

“4월에 저희 홈페이지와 SNS 등으로 공고를 냈습니다. ‘서울 시내 거주하고 있는 무주택자’가 첫 번째 기준이었어요. 그리고 5년 실거주가 조건이었고요. 정말 많은 분이 지원을 해주셨고 저희는 일일이 직접 찾아가서 미팅하며 평소에 집에 대한 지원자들의 생각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누며 최종 의뢰자를 선정하였습니다.”

- 신혼부부와 4인 가족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결혼하게 되면 축복 속에서 결혼하는데 제일 고민되는 게 주거 거잖아요. 신혼집을 어디에 어떻게 마련할지가 큰 고민거리로 남죠. 그래서 신혼부부는 한 쌍을 하고 싶었는데 여러 신혼부부 중에서도 첫 번째 부부 같은 경우 결혼한 지 3년 차 맞벌이 부부였죠. 주거가 안정이 안 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2세에 대한 계획도 미뤄지고 모든 것들이 다 얽히게 되는 거죠. 저희는 그런 부분이 좀 더 표현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3년 차 신혼부부를 선택했습니다.

4인 가족은 집에 대한 개념이 남달랐어요. 자기들은 역세권 같은 조건 대신에 우리 가족이 조용히 살고 싶은, 정말 맘 편히 지낼 수 있는 집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습니다. 만약에 이분들이 아니고 다른 일반적인 가족이었다면 신영동 집이 잘리는 이슈가 발생했을 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갈 수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그분들의 집에 대한 간절함과 의지가 ‘기적의 3층 집’을 탄생시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이미지 출처=MBC ‘다큐플렉스’ 화면 캡처>

- 만약에 신영동 집을 안 한다고 했다면 어떻게 하려고 했나요?

“저희는 리얼다큐멘터리였기 때문에 그 과정을 그대로 담았을 거예요. <빈집살래>는 예전에 봐왔던 <러브하우스>처럼 방송사에서 집을 치어 주는 프로젝트하고 완전히 다른 개념이잖아요. 만약에 우리가 집을 준다면 ‘이렇게 지어 줄 테니 이 집으로 하세요’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프로젝트는 의뢰자 돈으로 집을 사고, 리모델링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못 한다고 하면 제작진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또 다른 집을 선택을 하셨을 것이고 또 다른 집을 공사를 하는 과정이 담겼겠죠. 그렇지만 지금 같은 이런 기적의 3층 집은 못 나왔을 거로 생각해요.”

“‘우리 지자체도 빈집 많다’ 프로젝트 제안들 많이 와”

- 건축가들은 어떻게 선정했나요?

“다양한 그룹의 건축가분들과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힘들게 내 집을 마련하는 프로젝트이기에 10개월의 긴 기간임에도 넉넉한 설계비나 충분한 출연료는 못 드리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도 이분들은 빈집 재생이라는 공익적인 프로젝트에 본인들이 뭔가 힘을 꼭 보태고 싶다는 의지를 보인 분들과 같이하게 됐던 거 같습니다. 다시 한번 도움 주신 건축가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 세 집의 리모델링을 거의 동시 진행한 거 같은데 힘들지 않았나요?

“집 한 채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있는데 제작진은 집 세 채를 동시에 지은 거잖아요. 너무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여름 역대 최장 장마로 공사가 중단되었을 때에는 피가 마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힘든 내색을 못 했던 건 의뢰인들 때문이었습니다. 내 집이 지어지고 있다는 것 때문에 그분들은 너무나 기대에 차 계셨거든요. 공사 과정에서 많은 이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집 마련의 꿈이 거의 다가오고 있다는 기대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고 견뎌 나가고 계셨어요. 제작진 입장에서 힘들긴 했지만 절대 힘든 내색을 할 수 없었습니다.”

- 방송 날짜를 촉박하게 잡은 건 아니었을까요?

“사실 긴 프로젝트죠. 11월 말, 12월 방송으로 날짜를 잡고 시작했기 때문에 그렇게 짧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신축이 아니고 기존에 있던 구조를 그대로 두고 리모델링을 하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제작 기간이 촉박하다는 생각은 안 했었어요.

사실 10개월의 제작 기간은 공영방송사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작비, 제작 기간 대비 가성비 떨어지는 프로젝트를 일반 방송사는 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워낙 많은 집 관련 프로그램이 있지만 예쁘게 잘 지어진 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인 이유와도 같다고 봅니다. 10개월간의 제작 기간의 기회를 준 회사, 팀장, 동료 PD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 <이미지 출처=MBC ‘다큐플렉스’ 화면 캡처>

- 3부작으로 끝나나요. 아님, 시즌제로 또 하나요?

“담당 PD인 저는 당연히 또 다른 지역에서 다른 형식의 빈집을 재생시키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에서는 프로그램의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확답을 못 내리고 있고요.

그래서 12월 말 아니면 1월 초 정도에 전국 방송 시간대에 재방송할 예정입니다. 그때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보고 시즌제로의 가능성을 판단할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신호로는 많은 지자체가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저희에게 연락이 와서 ‘우리 지자체에도 빈집이 많다. 해 보면 어떻겠냐’라는 제안들이 오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GO발뉴스> 독자분들께서 항상 많이 응원해 주시고,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GO발뉴스>에 더 많은 좋은 프로그램이 소개될 수 있도록 저희는 더 열심히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미지 출처=MBC ‘다큐플렉스’ 화면 캡처>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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