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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넷’은 시민·기자·전문가 협업의 실험적 모델”

기사승인 2020.11.21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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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586]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

시민과 기자, 전문가가 허위 거짓 정보를 검증하는 오픈 플랫폼 ‘팩트체크넷’이 지난 12일 출범했다. ‘팩트체크넷’은 방송기자연합회와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언론 현업인 단체와 사회적 협동조합 ‘빠띠’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했다.

‘팩트체크넷’의 설립 취지와 함께 이모저모가 궁금해 ‘펙트체크넷’ 설립을 주도한 축 중 하나인 방송기자연합회의 성재호 회장에게 이야기 들어보고자 지난 19일 전화로 만났다. 다음은 성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 회장 <사진=이영광 기자>

“허위‧거짓 정보에 맞선다”.. 팩트체크넷 출범

- 지난 12일 시민과 기자, 전문가들이 함께 허위․조작정보를 검증하는 팩트체크 오픈 플랫폼 '‘팩트체크넷’이 출범했잖아요. 일주일이 지났는데 반응이 어때요?

“아직은 시작 단계니 반응을 평가할 단계는 아닌데 어제(18일) 확인해 보니까 일단 시민 팩트체크 제안란에 10여개의 제안들이 올라와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일단 초기에 출발 자체가 나쁘지는 않은 거 같아요.”

- ‘팩트체크넷’은 어떤 건가요?

“기본적으로 ‘팩트체크넷’은 범람하는 허위 거짓 정보에 맞서서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언론인들이 그 책임을 다해야 되지만 사실 그러기에는 넘쳐나는 거짓 정보 허위정보량이 어마어마하잖아요. 그래서 시민과 함께 집단으로 이 문제에 대해 한 번 대화해 보자는 거예요. 하지만 시민들은 취재라는 전문적인 영역을 가진 기자와 함께 협업하고 또 그 위에 각 분야 전문가들이 결합하는 협업 네트워크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허위, 거짓 정보에 대처하자는 네트워크 중심체라고 저희는 생각해요.”

- 그럼 왜 시민과 같이하나요?

“시민들이 왜 이걸 해야 되냐면 시민들이 주변에 유통되고 있는 의심되는 정보를 본인들이 스스로 찾아보고 확인해 보는 과정에서 미디어를 이해하거나 거짓 정보나 좋은 정보를 판별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힘을 기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 언론인들, 또 전문가와 서로 소통하면서 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그런 상호 간의 작용을 통해서 우리 사회에서 정말 필요한 정보가 뭐고 그다음에 넘쳐나는 정보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서로서로 이해하고 확인하는 매우 좋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거기서 시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고 시민참여가 없다면 늘 기자와 전문가들은 어떤 정보가 시민들한테 피해를 주고 있는지 또 어떤 정보에 시민들이 많이 유혹을 받고 있는지 또는 피해를 받고 있는지 또 어떤 용어를 헷갈려 하는지를 판단하기가 어려울 수 있거든요. 그런 역할들을 시민참여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사진=방송기자연합회>

33명의 ‘시민 팩트체커’, 기자‧전문과들과 합류

- 그럼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한가요?

“기본적으로 시민이라고 하면 참여하는 데는 당연히 다 열려 있어요. 근데 시민 가운데는 저희가 ‘시민 팩트체커’라는 어떤 지위를 부여하는 그룹이 있거든요. 그 시민 팩트체커는 일반시민 회원하고 다른 점이 기자나 전문가와 결합해서 팩트체크에 대해 직접 제안하고, 제안뿐만 아니라 그 제안된 팩트체크 또는 해 보고자 하는 팩트체크를 직접 진행시켜 볼 수 있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런 분들은 무작정 자원을 받아서 하는 게 아니라 저희가 지난 1년 동안 팩트체크를 위한 예비과정이라든지 아니면 전문가과정 교육을 쭉 진행시켜 왔거든요. 이를 모두 수료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저희가 자원을 받았습니다.

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팩트체크 공모전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수상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또 저희가 지원 신청을 받았어요. 그 결과 33명의 올해 첫 번째 시민 팩트체커들이 기자, 또 전문가와 팩트체크를 함께 하도록 합류할 수 있었거든요. 다만 일반시민들의 경우에는 회원 가입을 통해서 시민과 기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팩트체크하는 것, 또는 허위 정보나 거짓 정보로 의심되는 것들에 대해서 팩트체킹을 제안할 수도 있고요. 또 팩트체킹 된 결과물이라든지 아니면 팩트체크 진행 중인 어떤 검증대상에 대한 과제에 대해서 평가하고 의견을 남길 수가 있습니다.”

- 그럼 교육은 매년 있나요?

“그렇습니다. 올해에는 1월부터 계속 시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팩트체크 교육이 있어 왔고요. 크게 봐서는 두 차례의 큰 교육생 선발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한 4시간 정도로 작게는 4번 많게는 8번까지 해서 교육을 다 했고요. 필요에 따라서는 추가 일정을 잡아서 보수교육을 실시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그런 과정들을 모두 이수한 분들을 대상으로 저희가 팩트체크의 자원을 받은 거죠.”

- 교육은 어떤 걸 하나요?

“팩트체크는 저널리즘의 가장 기본적인 행위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저널리즘에 대한 기본적인 학습을 함께하고요. 팩트체킹을 잘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고민하고 그다음에 팩트 체킹의 원칙들, 팩트체킹 과정에서 우리가 갖춰야 될 윤리적인 문제들에 대해 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무에서 팩트체킹 대상이 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들을 구분해 내고, 실질적으로 팩트체킹 과정을 직접 과제로 수행함으로써 거기서 발견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게 되고요. 매우 실습적인 교육 과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 뉴스톱이라는 팩트체크 전문매체가 있는데, 차이는 뭔가요?

“글쎄요. 제가 다른 팩트체크 전문 매체에 대해서 평가를 하기에는 좀 곤란하고요. 다만 뉴스톱이라는 팩트체크 전문매체가 있고 저희는 팩트체크를 직접 수행하는 당사자는 아니에요. 저희는 팩트체킹을 현재 수행하고 있고 그런 실적을 가진 언론사와의 언론사에 소속된 기자 팩트체커들과 팩트체킹을 하고자 하는 시민 팩트체커들을 함께 결합시켜주는 그런 역할과 함께 그들이 팩트체킹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원센터의 역할도 함께 하는 거거든요. 우리가 무슨 팩트체커를 고용하거나 아니면 우리 스스로 팩트 체킹을 하진 않습니다.”

   
▲ 12일 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열린 팩트체크 오픈 플랫폼 팩트체크넷 출범 기자 간담회. <사진제공=뉴시스>

“‘팩트체크넷’은 시민‧기자‧전문가 협업 위한 플랫폼”

- 그럼 이건 매체가 아니고 플랫폼일 뿐인가요?

“저희는 단순한 매체가 아니라요. 저는 그런 미디어에 소속된 기자, 시민 전문가들이 함께 협력하고 협업을 할 수 있는 공간과 토대, 그리고 도구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성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팩트체크넷’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전임회장 시절부터 팩트체킹 관련된 여러 가지 시민교육이라든지 기자 사회에서의 팩트체킹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을 많이 해 왔어요. 그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허위‧거짓 정보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 시민을 대상으로 한 팩트체킹 공모전도 올해로 벌써 세 번째 이어져 왔고요.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우리나라에서 팩트체크를 집합적이고 종합적으로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중심축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전임 회장 시절부터 가졌던 거고요. 그것이 제가 임기를 시작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한 거죠.”

- 준비는 얼마나 한 건가요?

“지난해 하반기에 대략적인 구상이 들어갔고요. 방통위 인터넷 신뢰 기반 조성사업의 하나로서 올해 초 저희가 방송통신발전기금에 대한 지원 공모 사업에 응한 거고요. 사업 공모에 당선돼서 지난 11월 12일에 첫 출범하게 된 거죠.”

- 시민과 기자, 전문가들이 함께 허위․조작정보를 검증한다고 했는데 어떤 시스템인가요?

“기본적으로 크게 세 가지의 기능적인 시스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아까 말씀드린 시민과 기자 또는 전문가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팩트체킹 대상을 정하고 실제 팩트체킹을 직접 수행해 보고 그다음에 그 결과물을 기사로 생산해내는 팩트체킹을 직접 함께 협업을 통해 하는 시스템이 하나 있고요.

그다음에 각 언론사라든지 팩트체킹하고 있는 기관의 팩트체킹 결과물의 링크를 끌어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사람들이 찾아볼 수 있도록 팩트체킹 아카이브의 역할, 도서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 계속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그런 시스템적인 것들을 구현하기 위해서 노력 중이고요. 마지막으로 전문가들과 시민, 그리고 기자들이 합쳐질 수 있는 협업의 공간으로써 전문가들도 이 안에서 팩트체킹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나 지원 또는 어떤 성과물을 얻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높여 올바른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부분이 제일 큽니다.”

- 재정적 부분은 어떻게 하나요?

“현재로써는 한두 해 정도는 방송통신발전기금에 사업 신청을 통해서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한데요. 허위·거짓 정보, 가짜뉴스와 싸우기 위해서 협업하고 협력하는 이런 모델에 동의해주는 분들의 후원을 받으려고요. 후원은 개개인 보다는 허위, 거짓정보 확산에 나름의 책임이 있는 기업이나 단체들이 뜻을 함께 해주시길 저희가 요청을 할 거고 이에 동의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팩트체크넷' 홈페이지 캡처>

‘저널리즘 지원 센터’로 자리매김.. 참여 이끌어낼 것

- 11개의 언론사가 참여했는데 대부분 방송사던데.

“사실 저희가 준비하면서 신문 쪽 편집국장님들을 열다섯 분 이상 직접 찾아가서 만나 뵙고, 또 공문으로도 발송해 참여를 요청한 바가 있어요. 주로 레거시 미디어 쪽이긴 하지만. 그 가운데 방송사를 제외하고는 한겨레와 통신사인 연합뉴스가 참여를 하고 있고, 아쉽게 다른 신문 매체들은 아직 참여에 대한 확신을 못 하고 계신데 그게 꼭 방송사냐 신문사의 문제가 아니라, 아무래도 방송은 여러 가지 부분에서 시청자라든지 교류하는 부분들에 조금은 좀 익숙하다고 할까요? 신문 쪽에서는 아무래도 그런 부분들에 대한 고민, 걱정과 우려 이런 것들이 좀 있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지켜보는 분위기가 좀 느껴져요. 그래서 이게 성공적으로 좀 진행되고 결과물이 나오게 되면 적극 참여하지 않을까요? 저희가 언론사들이 모든 기사에서 팩트체킹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 해나가는 저널리즘 지원 센터로서의 역할을 계속 보여준다면 많은 언론사, 팩트 체킹을 하는 기관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팩트체크’로 큰 호응을 얻었던 JTBC는 참여하지 않았던데.

“JTBC가 팩트체크 관련 여러 가지 성과를 거뒀죠. 그래서 미국 포인터재단에서 만든 IFCN이라는 국제 팩트체크 네트워크에서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그 인증을 받은 것이거든요. 저희도 JTBC 참여를 굉장히 많이 요청했는데, 아직까지는 조금 관망하고 있는 분위기인 거 같아요. 그래서 좀 지켜보는 상황인 걸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팩트체크넷’이란 실험적 모델, 성공적 안착이 목표”

-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요?

“더 많은 시민, 더 많은 언론인, 보다 더 많은 전문가가 ‘팩트체크넷’이라는 플랫폼에 참여해서 네트워크 협업을 통한 팩트체킹을 무기 삼아 우리 사회에 올바른 정보와 저널리즘이 유통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나가는 겁니다. ‘팩트체크넷’은 시민과 기자 전문가의 협업이라는 굉장히 실험적인 모델이죠. 굉장히 중요한, 기존에 없던 실험을 시작했다고 생각을 해요. 이 실험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한 거죠.”

- 팩트체크가 중요한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팩트체크라는 것은 저널리즘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거라고 보통 말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널리즘의 기본을 지키는 행위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어떤 정보가 신속히 또는 자극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최근 미디어환경 속에서 팩트체크 자체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로 다가서게 됐죠. 가령 허위 거짓 정보 유포 행위에 대한 규제나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분명한 사실관계에 대해 팩트체크를 본업으로 삼고 있는 언론인들과 전문가가 시민들과 함께 팩트체크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넘쳐나는 정보를 가려내는 가장 중요한 밑바탕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처벌이나 아니면 산업적 대책을 통한 보완, 이런 것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정보가 얼마만큼 옳은 정보고 얼마만큼 사실과 부합하는 정보인지를 알 수 있는 사람들, 또 그 분야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해서 시민들이 올바른 정보에 접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거짓, 조작정보가 퇴출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려면 누군가는 팩트체킹을 계속해야 된다는 거죠. AI라든지 이런 것들에 맡기는 것도 완벽하지 않을 것이고, 현재로서도 방안이 없는 거죠. 그래서 제일 중요한 팩트체킹 특히 시민들이 참여하는 팩트체킹은 거짓 정보에 확산을 막는 가장 기본적인 방안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팩트체크 관련 제일 중요한 건 사실관계 여부거든요. 무엇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사실관계에 부합하느냐 하는 부분인데 때로는 이 사실관계 부합을 어떤 이데올로기적이나, 정치적인 당파성과 연관시켜서 판단하는 경향이 우리사회에서는 강합니다. 그래서 팩트체킹이 때로는 정략적인 공격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팩트체킹 자체가 저널리즘의 전부도 아니고 이것이 100% 무조건 좋은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저널리즘의 준칙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 면에서 사실관계 여부에 대해 평상시 갖고 있던 선입관이나 신념, 개인의 입장에서 잠시 거리를 두고 과학 실험을 하듯이 또는 어떤 자연과학이 실험연구를 하듯이 팩트를 하나하나 따져보는 것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팩트체킹은 그런 부분에서 자연과학 연구와 닮아 있다고 보거든요. 유통되는 정보와 뉴스 기사를 선입관이나 개인적 입장에서 좀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좋은 정보와 기사를 가려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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