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민 “현직 검찰총장 개입 가능성 의심 돼”…황희석 “수사‧감찰 즉시 개시해야”
‘라임 사태’ 주요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언론에 보내온 입장문에 윤석열 검찰총장 이름이 거론돼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16일 <서울신문>에 보낸 자필 입장문에서 라임 사태와 관련해 야당 인사에게 금품 로비를 했고, 검사 출신 A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으며 이 가운데 1명은 서울남부지검의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A변호사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사건 담당 주임검사로서 당시 승승장구하던 우병우 사단의 실세”라고 썼다.
▲ 구속영장이 청구된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지난 4월 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김봉현 전 회장은 지난 4월 23일 체포 당일 A변호사가 경찰 유치장에 찾아와 “조사 받을 때 A 변호사 얘기나 전에 봤던 검사들 얘기 꺼내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수사팀과 의논 후 도울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5월 초 면담 당시에는 “남부지검 라임사건 책임자와 얘기 끝났다”며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 잡아주면 윤석열 보고 후 조사 끝나고 보석으로 재판받게 해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협조하지 않으면 본인 사건 공소 금액 엄청 키워서 구형 20~30년 준다고 했다고 협박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2020. 5월 초부터 시작해서 거의 5개월 가까이 본 사건조사는 10회 정도 이루어졌고 나머지 거의 대부분의 조사는 주3회 정도 정치인 사건만 현재까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 면담 때 검사, 검찰 수사관 연루설에 대해서도 살짝 내비쳤으나 그냥 넘어갔다’면서 “실제 다른 피의자가 검찰 관련 진술을 했는데 사건이 전혀 진행이 안 됐다”고 했다.
그러고는 “검사와 수사관들은 (청와대 행정관 금액 보다) 더 한 접대와 청탁을 받고도 자기들 사건은 덮어버렸다”고 주장했다.
또 “라임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 관련해서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변호사 수억 지급 후 실제 이종필(전 라임 부사장)과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 로비가 이루어졌고, (검사) 면담시 얘기 했음에도 수사 진행이 안됐다”고 했다.
반면, 여당 의원에 대해서는 “(당초) 소액이라서 수사 진행 안 한다고 했다가 (윤석열) 총장이 전체주의 발표 후 당일부터 수사방향 급선회 후 두 사람도 수사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8월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김봉현 전 회장은 “A변호사는 처음 검거 당시 첫 접견 때부터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 줄려면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한데 그럴려면 청와대 행정관으로는 부족하고 청와대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 그래야 본인이 살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합수단을 여당에서 해체해버려서 6부가 합수단 역할을 하고, 부장부터 이른바 ‘윤석열 키즈’라고 하는 사람이고, 이번 라임 사건에 윤 총장 운명이 걸려 있다고 하면서 ‘너가 살려면 기동민도 좋지만 꼭 청와대 강기정 수석 정도는 잡으라’고 했다”며 “그러면 수사팀도 도와줄 것이고 본인이 직접 윤 총장에게 얘기해서 보석으로 나가게 해준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A 전 수사관’이 “라임사건 3월 청와대 행정관 언론 발표 당시 대검에서 조만간 라임사건 관련으로 언론을 움직일 거라는 사전 정보를 공유(했다)”고도 밝혔다.
▲ 강기정 전 정무수석이 지난 1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김봉현 및 조선일보 손해배상 소장 접수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봉현 회장이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청와대에서 돈을 주었다는 기사와 강기정 수석의 반박을 보면서 조작 가능성이 의심됐는데, 그게 사실로 드러날 것 같다”고 썼다.
김 의원은 “이 사건은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며 “사건조작에 현직 검찰총장의 개입 가능성이 의심되는 대목이 등장한다”고 짚었다.
그는 “윤석열 총장이 (자신의) 가족사건은 외면하고,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에 총력을 기울여 반전을 시도할 것 같다는 우려는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있었는데, 이 폭로가 그 우려를 현실화 시킬 수도 있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가 더 밝혀져야 한다. 구체적 제보와 증언들이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며 “법사위에서도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도 SNS를 통해 “이것이 사실인지 수사와 감찰을 즉시 개시해야 한다”며 “해당 검사의 위법행위는 물론이고 정부의 주요인물들을 허위로 엮어 반격을 가하려던 뒷단의 세력 유무도 같이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최고위원은 “필경 몇몇이 나올 것”이라 예상하면서, 이는 “실적에 눈이 먼 일개 검사 한 사람이 벌일 정도를 넘는다”고 꼬집었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