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첩보자산’ 유출시 北, 즉시 암호체계·주파수 변경.. 정보공백 상태 빠질 수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연평도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우리 군의 첩보자산을 연일 공개하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연 야당이 수권 능력이 있는지 회의감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29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예전 보수세력들은 이러지 않았다. 국가안보 이슈에 대해서는 당리당략을 떠나서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주지 않았나”라며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정치적 계산이 우선이 된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그는 “우리 군이 첩보자산 하나를 만들어내는 데는 오랜 시행착오와 시간이 소요 된다”고 강조하며, 특히 “첩보자산이라는 건 공개하는 순간 더 이상 기능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안보가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야당의 대표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취득한 첩보 중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것만 공개하는 게 맞나. 그것도 집권을 해 본 사람들이 저렇게 하는 것은 도를 넘어섰다”고 질타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방부 특별 정보, 전문용어로 SI(SPECIAL INFORMATION)에 의하면, 시신을 불태웠다고 확인했다(라는 보고가 있다)”고 공개했다.
주 원내대표는 “북한 용어로 휘발유나 디젤처럼 무엇을 태우는 데 쓰는 연료를 연유라고 하는 모양”이라며 “‘연유를 발라서 태우라고 했다는 것을 우리가 확인했다’고 국방부가 이야기하니까 그것을 시신을 훼손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의 이 같은 주장은 같은 당 안에서도 말이 안 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한기호 의원은 “몸에 연유를 바르려면 사람이 가서 발라야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가까이 가서) 발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국방부 비공개 보고 때 나온 내용은 공개해 얘기하지 않는 게 원칙이고, 주 원내대표의 말씀도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의 무기는 국민의 힘을 받아 정부의 허점을 파고드는 팩트의 힘”이라 강조하고는 “국민의힘이 국민의 힘을 받기는커녕 국민의 짐이 되는 것은 주호영류의 헛발질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 <이미지 출처=MBC '뉴스데스크' 보도영상 캡처> |
▲ <이미지 출처=MBC '뉴스데스크' 보도영상 캡처> |
한편, 여야 모두 군 첩보를 과도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9일 MBC는 <“사살하라고요?”…‘감청정보’까지 앞 다퉈 생중계>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국회의원들은 군이나 정보기관의 비공개 보고를 받기 전 관련 내용을 외부에 절대 유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쓴다”며 “누설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확약까지 해야 들을 수 있는 정보를 공개로 또는 비공개로 흘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 “현재 우리 군의 감청부대는 미군과 함께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운영되고 있다”고 짚고는 “북한의 도발이나 급변 상황 등을 미리 감지하는 중요 자산인데 이렇게 내용이 유출되면 북한은 즉시 암호체계나 주파수 등을 바꾸기 때문에 최소 수개월은 정보 공백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관련해 군 관계자는 “국회가 비공개를 전제로 보고한 내용을 부정확하게 외부에 전달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지만 국회를 직접 비판하기도 어렵고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킬 수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며 유감을 나타냈다고 MBC는 보도했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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