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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세련, 보란듯이 秋 고발…한국사회는 언제까지 휘둘려야 하나

기사승인 2020.09.29  13: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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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치주의’ 강조한 ‘이명박근혜’ 정권과 검찰권력이 낳은 괴물

“우선 장관과 장관의 아들에 대한 근거 없고 무분별한 정치공세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거듭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수사 종결로 더 이상의 국력 손실을 막고 불필요한 정쟁에서 벗어나 검찰개혁과 민생 현안에 집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28일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아들 서모씨, 보좌관 등 3명이 ‘휴가 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은 가운데, 추 장관이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위와 같은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법무부 장관은 수사권 개혁과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을 통해 검찰 개혁을 완수하는데 매진하겠습니다”라는 다짐과 함께였다. 꼭 짚어 “근거 없고 무분별한 정치공세”라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정치공세는 끝날 줄 몰랐다. 

같은 날 국민의당 김은혜 대변인은 “애당초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며 “이제 국민적 의혹을 파헤치고 진실에 다가가는 유일한 길은 특검 밖에 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보수야권 인사들의 소셜 미디어 글도 줄을 이었다. 

   
▲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 참석,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특혜 휴가 의혹 관련한 검찰의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방부는 ‘추방부’가 된지 오래고 법무부는 ‘추무부’를 넘어 ‘무법부’를 지나 ‘해명부’가 되었고 국정원은 다시 옛날로 돌아가 공작원이 됐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8개월간 지지부진하던 수사가 총살사건을 틈타 갑자기 무혐의 처분됐다(...). 국민은 불난 집에 도둑맞은 심정.” (김웅 국민의힘 의원)

“술을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아니다. 전화는 시켰지만 부당 청탁은 아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동부지검의 수사 속도는 생색내기용 속도였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

그야말로 말의 성찬이다. 어떻게든 추 장관 아들 문제를 추석 밥상민심에 올려놓고야 말겠다는 결기가 느껴질 정도다. 애초 ‘윤석열 검찰’이 수사를 8개월 간 끌어 온 것도, 전방위적으로 펼쳐진 논란에 해당 부서가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것조차 깡그리 무시하는 평가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29일 오전, 언론들이 또 다시 추 장관 관련 보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 이종배 대표)발 기사였다. 이날 법세련이 추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한 것이다. 

보란듯이 등장한 법세련, 예정된 정치공세 

법세련은 이날 추 장관이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와 장관 임명 후 국회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 중이다.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에서 추 장관이 당시 보좌관 최모씨에게 전달한 문자 메시지와 달리 아들의 휴가와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한 것이 공무집행방해와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란 주장이었다. 

“법세련은 추 장관이 청문위원의 검증업무를 방해하고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그릇된 직무행위를 하게 했으므로 명백히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서씨의 휴가 처리에 깊이 관여했음에도 인사청문회에서 관여된 바가 없다고 거짓말을 해 청문위원과 대통령에게 오인,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법세련은 추 장관이 전기통신설비가 갖춰진 국회에서 허위 답변을 한 것이 전기통신설비에 의해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것이라며 전기통신기본법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서씨 소속 부대 장교의 전화번호를 전달한 행위도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임을 지적했다.” (29일 <매일경제>, 檢 불기소 후폭풍..시민단체 “추미애 고발” “추미애 물러나라” 중에서)

아울러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국민에게 거짓말로 일관하고 보좌관을 통해 아들 병가 및 휴가 연장에 관여한 것이 사실로 밝혀진 추 장관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검찰 수사 결과와 별도로 추 장관이 도의적,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주장이었다. 

추 장관의 ‘거짓말’ 여부는 좀 더 디테일하게 들여다 볼 사안이다. 전 보좌관 최씨는 추 장관과 10년 넘게 함께 일하며 아들 서씨와도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최씨가 정치인 생활에 매진하며 자녀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추 장관을 대신해 서씨의 부대에 여러 문의를 했다는 것이 추 장관 측 주장이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서울 화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애초 청탁이 아닌 단순 문의였다는 것도, 직접 전화로 청탁을 지시한 적도 없다는 것,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답변할 수 없다는 것 역시 추 장관 측의 일관된 주장이다. 청문회나 국회 대정부 질문 당시 추 장관의 답변 역시 이 같은 일관된 주장 하에서 맥락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제2의 조국 사태’를 방불케 하는 전방위적 공세 속에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였다는 얘기다. 백번 양보해 ‘거짓말 했으니 사퇴하라’는 요구는 또 다른 정치적 공세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른다. 반면 법세련의 고발은 차원이 달라 보인다.  

지난한 반복이다.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사실 관계’가 규명돼 가는 단계다. 그러자 단박에 프레임이 전환됐다. ‘거짓말’ 의혹 말이다. 앞서 보수야당이 제기한 추 장관의 ‘태도’ 논란과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애초 의혹 제기가 무위로 돌아가자 어떻게든 정치공세를 이어가기 위한 예정된 수순이라고나 할까. 

법세련이란 괴물 

법세련은 이미 ‘추미애 공격’의 선봉에 섰던 단체다. 이 단체 지난 3일과 9일 추 장관을 각각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고발한 바 있다. 검찰 수사결과와 그간의 사실 규명으로 사실이 아니거나 혐의 없음이 드러난 사안이 대부분이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추 장관 아들 논란이 본격화되기까지 법세련은 추 장관에 대한 고발을 이어왔다. 시민단체와 보수야당의 고소고발에 이은 야당의 정치공세, 발 빠른 검찰수사가 이어지고, 이를 끊임없이 확대재생산해 기사화하는 언론보도의 근거를 마련해 온 것이 바로 법세련이었다.

   
▲ 이종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대검찰청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와 관련, 전 법무부 인권국장인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5월 페이스북을 통해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자신을 고발한 법세련에 대해 “고소고발 전문단체로 보이고, 뒷단에는 이들을 부추기고 지원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라며 “근거 없이 맹탕으로 고발할 때 해당하는 죄가 어떤 죄이고, 어떻게 처벌받는지 본보기를 보여줄 생각이다. 두고 봐라”고 전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법세련의 고소고발은 공익은커녕 보수야당의 입맛에 맞는 정쟁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을 뿐이다. 나경원 전 의원을 10번 넘게 고발해도 검찰이 꿈쩍도 않는 민생경제연구소의 경우와는 확연히 다르다. 심지어 이러한 차이는 법세련이 과거 추 장관을 고발한 사건의 결과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검찰이 찰떡같이 수사하고, 언론이 보란듯이 기사화하는, 보수야권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법세련의 ‘고소고발쇼’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손실과 피로감은 또 얼마인가. 또 다시 추 장관에 대한 고발을 이어간 법세련과 같은 단체야말로 제 이익에 부합하는 ‘법치주의’를 강조한 ‘이명박근혜’ 정권과 검찰권력이 낳은 괴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사회는 언제까지 이 정체불명의 단체에 휘둘려야 할까.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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